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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이스]VIEWPOINT 관점

황보새별, 2011

[초이스]VIEWPOINT 관점 대표 이미지

얼마 전 사무국으로 재미있는 연락이 하나 왔었다. 황보새별 감독의 < VIEWPOINT > 작품의 이미지와 영상을 유럽에서 개최되는 국제적인 헤어디자이너를 위한 행사에서 사용하고 싶다는 연락이었다. 결국 이 일은 작가와의 통화 끝에 웃음 속에서 해프닝으로 끝났다. 

작품은 거울 속에 비친 머리카락으로 뒤엉켜있는 한 여자의 이미지로부터 시작한다. 오래된 홈비디오를 돌려보는 듯한 영상이 스쳐 지나가고 우리는 그 여자의 어린 시절을 만나게 된다. 방안에서 홀로 텔레비전을 보던 그녀는, 텔레비전 속 여자아이의 옷을 부러워하며 어머니를 조르는 그녀에게 돌아온 매몰찬 대답이었다. 그렇게 누군가를 부러워하고 질투할 때마다 그녀의 머리카락은 점점 더 자라고 그녀는 머리카락 속으로 숨어버리게 된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자존감이 낮은 한 여자와 그 배경을 간략하게 보여준다. 그러나 그녀를 바라보는 시선은 동정의 시선이 아니다. 자존감이 낮은 그녀는 머리카락 속으로 숨어버리는 것과 동시에, 그 머리카락으로 다른 사람들을 서슴없이 상처를 입힌다. 자존감은 현대사회에서 심리학적 화두 중의 하나이다. 그 원인을 어린 시절의 가족 간의 관계에서 찾는 것이 보통이다. 원인을 발견하는 것은 치료를 위한 첫 걸음이다. 그러나 이미 성인이 되어 버린 그네들 스스로 자신의 어린 시절의 문제를 이야기하고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는 것 역시 문제가 아닐까. 스스로를 가두어 버리고 자신들이 누군가를 상처 입히고 있다는 사실은 생각하지 못한 채 동정만을 호소한다면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것은 요원한 일일 뿐이다. 자신의 머리카락을 벗어던지고, 자신을 보는 관점을 바꾸면 누구보다도 사랑스러운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을, 작가는 거울 속에 비친 그녀의 모습을 통해 제시하고 있다. 물론, 그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풍성하고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쉽게 잘라내 버릴 수 없을 테니까. 

황보새별 감독은 전작 <지워버리다>에 이어 < VIEWPOINT >를 발표하면서 꾸준히 사람들의 심리에 대해 깊이 있게 파고든다. 그리고 그 작업은 단순히 기존에 있는 사회의 논리를 따라가기보다는 스스로의 고민과 의문을 작품을 통해 제기한다. 누군가의 존재가 기억 속에서 잊혀져버린다면, 남겨진 이들은 행복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전작 <지워버리다>를 통해서 던지고 있다면, 이번 작품은 자존감에 대해 그것은 ‘객관적인 조건의 문제가 아니다. 관점의 문제다’라고 강하게 제기한다. 

헤어디자이너를 위한 행사는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작가의 메시지처럼 어서 그녀들이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버리고 본연의 모습 그대로 거울 앞에 설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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