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
[초이스]SF 가는 길
임도연,김동수, 2013
<SF 가는 길>은 단편 SF 영화다. 두 명의 군인은 광속 우주여행이 가능한 우주선을 타고 우주로 갔다가 지구로 돌아오는데, 1년의 시간이 지난 한국은 어째서인지 폐허가 되어 있다. 그들 이외에 살아 있는 사람은 만나지 못한다. 이들은 우주선 발사대가 있는 삼포에 막연한 희망을 걸고 그곳으로 향한다.
간단한 특수효과는 개인의 데스크톱 컴퓨터에서도 가능해질 만큼 특수효과의 기술적인 장벽이 낮아지면서, 개인이 저예산으로 만든 SF 영화들은 유튜브 등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SF는 한국에서 익숙한 장르는 아니었으나, 특수효과를 앞세운 할리우드 SF 영화가 국내에서도 성공을 거둔 이후 한국 독립영화에서도 저예산 SF 영화가 간혹 등장하고 있는데, 도 이런 영화들의 연장선상에 있다.
은 한국의 창작 SF의 경향을 그대로 볼 수 있다. 이 경향들은 한국의 SF 소설에서도 드러나는데, 한국의 SF 소설과 영화는 SF 보다는 SF의 근접장르이자 상업적으로 성공한 장르들인 컴퓨터 게임, 밀리터리, 디스토피아 장르에서 주로 영향을 받는다. 그리고 엄밀한 과학적 논리보다는 액션에 무게를 두고 이야기를 이어간다. 역시 배경은 디스토피아이고, 괴물과의 싸움은 SF 영화라기보다는 컴퓨터 게임을 연상시킨다. 영화는 상상력을 시각적으로 재현하는 특수효과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으며 과학적인 요소, 이를테면 우주선이 어떻게 광속으로 여행이 가능한지는 영화에서 중요하게 다루지 않는다. 그리고 한국의 SF답게 한국적인 상황이 추가되어 있다. 두 명의 군인이 우주선으로 선발된다는 도입부의 이야기는 2007년 한국 우주인 배출 프로젝트를 연상시키며, 제대와 소집해제를 기대하고 우주로 나가는 두 군인의 모습 역시 한국적이다.
의 SF는 주인공의 목표인 ‘삼포’를 뜻하기도 하지만 두 감독이 만들고 싶었던 SF영화를 뜻하는 것도 같다. 두 명의 감독이 7개월에 걸쳐서 컴퓨터 한 대로 만들었다는 특수효과들은 이야기를 끌어가기에 어색함이 없다. 적은 예산과 한정된 노동력이 투입되었겠지만 디스토피아 분위기를 잘 구성해내고 있으며, 우주선 발사 장면이나 긴박한 액션 장면 등에서도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두 감독이 만들 수 있는 특수효과의 한계는 20여 분의 러닝타임까지였던 것 같다. 영화는 어째서 한국이 폐허가 되어 있으며 주인공이 어떻게 되는지 설명하지 않고 열린 결말로 마무리 짓고 있다. 이런 결말이 아쉽기도 하지만 이것 역시 한국 SF의 경향이다. 이야기를 완전히 마무리 짓지 않고 끝내서 작품의 세계관이 더 확장될 수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다. 한국 SF의 경향을 알고 싶다면 을 확인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