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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이스]마녀 배달부 키키

미야자키 하야오, 1989

[초이스]마녀 배달부 키키 대표 이미지

빗자루를 타고 하늘을 날아 물건을 배달하는 꼬마 마녀의 성장이야기.

애니메이션의 내용은 이렇게 한 줄 요약으로 충분할 만큼 가볍게 펼쳐지지만 또 그만큼이나 사랑스럽게 다가온다. 고사리손이 간질이듯 살며시 다가와 어린 시절 감성이 뭉게뭉게 피어오르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날씨가 좋은 어느 보름날 밤, 열세 살이 되면 수행을 떠나야 하는 마녀들의 전통에 따라, 아직은 빵빵한 호박 팬티가 어울리는 이 사랑스럽고 어린 꼬마 마녀의 홀로서기가 시작된다. 빗자루를 타고 하얗고 둥근 달을 뛰어넘어 별 바다가 넘실대는 하늘 위를 날며, 발 아래론 갖가지 야경이 흐른다. 커다란 빨간 리본이 달린 머리끈에 까만 원피스를 팔랑대며, 새카만 고양이 지지와 짐 가방은 어깨에 둘렀다. 빗자루에 걸린 작은 라디오에서 쏟아지는 발랄한 음악이 밤하늘을 가른다. 상황에 잘 어우러지는 상큼한 음악들도 이 작품의 맛깔스러운 백미이다.

한적한 시골에서 복잡한 도시로 옮겨온 키키의 생활 반경은 이전에 비할 바 없이 넓어진다. 번화한 도시의 삶 속에서, 잘 꾸미고 다니는 또래들이나 남자친구 그리고 소중한 것에 대한 다른 시선 등 색다른 환경들과 마주하며 우리의 작은 꼬마 마녀에게도 성장통이 찾아온다. 가치관의 혼란을 겪으며 자신의 본질인 마녀의 피가 약해져서 비행능력은 소실되어 가고 급기야 마녀의 택급 일을 할 수 없게 되어 버린다. 몸이 자라며 옮겨 다니는 무게중심에 당황한 어린 발레리나처럼, 키키도 이러한 종류의 혼란에 빠지게 된 것이다. 애니메이션에서는 등장인물들의 대사를 통해 키키에게나 우리에게나 성장에 대해 알아듣기 쉽게 이야기를 전해 온다. 우리는 공감하고, 키키는 성장 그 자체에 대해 조금씩 배워가게 된다.

<마녀 배달부 키키>(한국명)는 카도노 에이코 원작 소설 `마녀의 택급편` 이라는 일본아동문학소설을 애니화 한 작품이다.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유럽풍 도시와, 초경이 시작되지 않은 순수한 여자아이 그리고 하늘이라는 소재는, 여타 지브리 애니메이션들에서 보여졌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편애할만한 요소를 대거 갖춘 듯 하다. 그래서 애니화 시키는데 별 망설임이 없었을 듯 짐작된다.(믿거나 말거나)

키키의 작은 성장은, 이야기의 절정을 달리며 부러진 옛 빗자루 대신 바닥 닦는 솔을 빌려 날아올라 위기를 해결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그러고는 도시에서 얻은 새 브러쉬를 타고 더욱 능숙하게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에서 우리는 그녀의 자람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일상들은 흘러간다. 우리도 그래왔듯이 그녀는 계속 성장해 갈 것이다.

마녀 배달부 키키

여기까지의 애니메이션 내용은 1권 분량이며 원작은 총 6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내용을 조금 스포일링 하자면 자녀를 낳아 기르고 다시 마녀 수행을 떠나 보내는 기분 좋은 수미쌍관으로 마무리 된다. 우리나라에서도 번역 되어 박스 세트로 판매되니 팬이라면 즐거이 읽어봄직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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