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
[초이스]나이키 풋볼: 더 라스트 게임
2014
웹툰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인터넷에 ‘브랜드 웹툰’이라는 용어가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이는 인기 웹툰의 캐릭터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광고형식의 웹툰인데, 흥미 있게 읽다 보면 브랜드를 기억하게 된다. 또 그런 효과 때문에 웹툰 형식의 다양한 시도들이 광고시장에 독특하고 차별화된 이야기들을 등장시킨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모든 홍보영상과 프롤로그 및 에필로그 행사 영상이 모두 옐로우(yellow)기반 색조가 완연한 애니메이션으로 제작 편성되었다. 마치 블루스카이 스튜디오의 최신작 <리오2>에 등장하는 브라질 ‘삼바축제’의 화려한 색감과 역동적인 움직임을 그대로 ‘월드컵 축제’에 옮겨놓은 느낌이다. 다른 월드컵보다 브라질 월드컵이 갖는 판타지(fantasy)가 더욱 뛰어나게 보이는 것 또한 애니메이션으로 구성된 행사의 아름다움이 실사영사보다 더욱 강력한 정서적 몰입을 관객들에게 느끼게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브라질 월드컵 애니메이션들 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단편 애니메이션은 스포츠브랜드 나이키가 제작한 광고영상 <더 라스트 게임 The Last Game>이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는 각 대륙예선을 통과한 총 32개 팀이 출전했다. 그 팀들은 각자의 국가가 계약한 스포츠브랜드에 따라 유니폼과 축구화 등을 후원받아 국가대표 경기복으로 사용한다. 가장 많은 국가를 후원하는 브랜드는 브라질 월드컵 공인구인 ‘브라주카(Brazuca)’를 제작 공급하는 아디다스(adidas)와 지난 1994년 미국월드컵에서부터 후발주자로 뛰어든 나이키(NIKE)이다. 아디다스는 스페인, 아르헨티나, 독일 등 9개국, 나이키는 프랑스, 포르투갈, 네덜란드, 미국, 브라질, 카타르, 호주, 폴란드, 크로아티아, 한국 등 10개국의 국가대표 축구복을 제작해서 공급했다. 스포츠브랜드 뿐만 아니다. 현대기아자동차, 소니, 코카콜라, 비자카드, 에미레이트 항공 등 이제 월드컵은 자본주의의 브랜드 전쟁터로 진화하고 있는 형국이다.
나이키에서는 이번 브라질 월드컵의 ‘애니메이션 축제’ 영상 콘셉트에 힘을 더하며 나름대로의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광고영상으로 제작했다. 이런 목적과 내용, 그리고 필요성에 의해 기획 제작된 단편애니메이션이 <더 라스트 게임>이다. 결국 엄청난 광고단가를 자랑하는 스타 플레이어들을 한꺼번에 등장시킨 광고를 기획하기 보다, 실제 캐릭터보다 더 실제같이 과장되고 화려하게 보일 수 있는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을 익살스럽고 더 영웅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으로 기획한 것이다. 본격적인 브랜드 애니메이션의 장르적 출현으로 평가할 수 있겠다.
<더 라스트 게임>은 날카로운 프로구단주의 선수들 비판으로 시작된다. 첫 대상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이다. 훈련장에 여자 팬들과 스포츠카를 타고 등장했다는 과거의 뉴스를 앞세우며, 선수들의 낮은 성공률과 일반화된 도덕적 해이를 비판한다.
이 외에도 잉글랜드의 웨인 루니, 브라질의 다비드와 네이마르, 스웨덴의 즐라탄, 스페인의 이니에스타, 미국 골키퍼 팀 하워드, 프랑스의 리베리 등이 드림팀의 멤버로 소개되면서 본격적인 축구 3D 애니메이션이 시작된다. 그리고 지구 축구드림팀으로 불릴 수 있는 스타플레이어들의 소개와 함께 그들의 성공률이 50%도 채 되지 않는, 선수에 따라서는 30% 미만도 나올 수 있는 공격과 수비 성공율에 대해 비판한다. 무모한 플레이를 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한계와 스포츠선수들의 슬럼프와 스캔들까지 조목조목 꼬집는다.
이렇게 실제 선수들이 갖고 있는 단점이 부각되면서 축구는 스타인 척하면서 실수만 거듭하는 선수들로 이루어질 수 없는 스포츠임을 구단주가 주장한다. 그리고는 각 포지션별 완벽한 능력을 소유한 클론을 개발하여 완벽한 축구팀을 만들었다고 제시한다. 이 축구팀의 연승가도 때문에 결국 모든 스타들은 실업자가 된다. 각자 어울리지 않는 일자리에서 인생을 허비하는 선수들 앞에 왕년의 스타인 브라질의 호나우두가 등장한다. 본래 현재의 모습보다 조금은 날씬하게 그려진 호나우두는 인생바닥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스타 플레이어들을 한 명씩 찾아내어 전설 속의 명예의 전당으로 모아낸다. 그들 앞에 밝혀준 횃불은 축구라는 경기가 어떤 모습으로 그려져야 하는지에 대해 인간으로서의 아름다움을 주장하는 함성과도 같다. 그들의 팀은 다시 클론들과 마지막 운명의 경기를 하게 되고, 각자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서 자신 있는 개인기와 멋진 팀플레이로 클론팀을 박살 낸다는 5분 30초의 애니메이션은 또 다른 장르 애니메이션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기계적으로 통계적으로 하는 축구가 아닌 정신과 마음, 그리고 즐기면서 하는 축구의 진정한 아름다움이 어떻게 인간으로부터 시작될 수 있는지에 대해 이 작품은 애니메이션의 미학적 표현을 통해 현란하게 보여준다.
[Nike Football: The Last Ga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