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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이스]포인트 앤 슛

마샬 커리, 2014

[초이스]포인트 앤 슛 대표 이미지

영화의 주인공 매튜 반다이크는 미국인으로 리비아 내전에 참가해 싸운 유명인사다. 혁명군의 복장으로 남의 나라의 민주화를 위해 싸우다 감옥에 갇히기도 했던 이 백인 남자의 모습은 세계 뉴스를 통해 보도되었다. 영화는 일차적으로는 그의 여정을 담고 있다. 매튜 반다이크라는 남자가 자아를 찾고 진정한 성인으로 거듭나기 위한 여행을 떠나 리비아 혁명에 가담하게 되는 모험은 그 자체로 흥미진진한 이야기이다. 카메라를 향한 일기체의 설명, 자신의 무용담에 대한 인증샷 등, 셀프 여행기의 전형적이고 익숙한 형식으로 우리는 그가 여행을 하고 친구를 만나고 혁명군이 되는 모습을 본다. 하지만 그가 찍은 푸티지를 영화로 완성시킨 마샬 커리 감독은 그의 혹독한 성장기이자 치열한 투쟁의 기록 영상에서 그 이상의 것을 본다.

누구든 쉽게 영화를 만들 수 있게 되었고 액티비즘 다큐멘터리의 현장성 있는 거친 카메라는 영상을 찍은 이의 기록에 진실성을 부여하는 하나의 스타일이 되었다. 세계의 혁명은 이제 수많은 카메라로 기록된다. 휴대와 조작이 간편한 카메라를 일컫는 용어인 <포인트 앤 슛>을 제목으로 한 영화는 포인트 앤 슛 카메라의 보급이 만들어낸 현상에 대한 영화다. 

영화는 매튜가 카메라 앞에서 자기소개를 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자신이 가진 호신용 무기와 방탄조끼를 보여주는 심약해 보이는 금발의 백인 남자의 모습은 앞으로 보게 될 혁명군 매튜의 여정을 드라마틱하게 만들어주는 동시에 작정하고 카메라와 함께 내전 중의 리비아로 날아간 이 사람을 좀 더 분석적인 태도로 바라보게 만든다. 감독은 매튜 반다이크의 인터뷰를 촬영하여 그것을 축으로 매튜의 푸티지를 편집했다. 인터뷰 도중 나타나는 계속 손을 씻는 그의 강박신경증은 감독이 택한 의미심장한 인물 묘사의 각도를 보여준다.

뉴스에서 보도한 매튜는 두건을 쓴 민주투사의 모습이었다. 자신이 찍은 영상 안에서 매튜는 그의 리비아행 뒤에는 정치적 동기에 앞서 여행 중 만난 친구들의 안전을 걱정하는 마음이 있었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이 혁명군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지고 위험한 투쟁을 함께한 과정이 어땠는지를 보여준다. 미국에서 뉴스로 접한 리비아 사태는 그에게 어려움에 처한 친구의 소식이었고 그것이 그를 ‘남의 나라’의 민주화 투쟁에 자신의 일처럼 뛰어들게 만든다. 친구가 없던 그는 혁명의 현장성을 자신과 그들의 관계 맺는 모습을 중심으로 기록한다. 그리고 그 영상으로 완성한 마샬 커리의 영화는 어린 시절 어드벤쳐 영화의 주인공을 보고 꿈꾸었던 모험가 영화감독이라는 그의 소년적인 여정의 동기, 이제는 매우 정치적이 된 매튜 안에 계속 남아있는 심약한 강박증 환자의 모습, 그리고 그의 ‘비현실적인’ 행보가 가까운 사람들에게 적잖이 당혹스러운 것이었다는 것까지 보여준다. 한 청년의 성장기이자 치열한 혁명의 기록이었던 푸티지는 이제 그 기록의 행위 자체와 주체를 바라보는 메타텍스트가 된다. 영화의 시작 부분과 말미에는 모니터를 통해 리비아에서의 자신의 모습을 보는 매튜의 모습이 보인다. 이는 영화가 담고자 한 우리 시대에 팽배한 매체의 매개행위, 그리고 그를 통해 형성된 자아 인식의 형태를 암시하고 있다.

그의 여정 전체는 성인 남자(manhood)가 되기 위한 훈련이었다. 지금 그는 전 세계가 인정하는 민주투사이자 영화감독이다. 그의 이 새로운 정체성은 정확히 그가 꿈꾸던 것이자 그가 전에 갖지 못했던 지극히 남성적이고 영웅적인 것이다. 영화의 맨 마지막 장면인 “그래서 진정한 남자가 되기 위한 이 훈련이 성공적이었나?”라는 감독의 목소리와 매튜의 반응은 이 시대의 ‘포인트 앤 슛’ 문화가 만들어낸 매개된 정체성의 허와 실에 대한 감독의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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