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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이스]두물머리

서동일, 2013

[초이스]두물머리 대표 이미지

이 작품은 ‘두 물이 만나 두물머리’라는 경기도 양평에서 ‘공사 말고 농사’를 짓고자 하는 이들의 3년여의 긴 여정을 다룬 작품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2008년부터 4대강 사업을 벌였다. 한강, 금강, 영산강, 낙동강 등 4개의 큰 강의 바닥을 깊게 파고 보를 만들어 강물을 늘려 자연적 상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홍수도 막고, 수질도 개선하고, 게다가 강 주변을 개발하여, 자전거 도로, 공원 등 친환경적 시설을 만드는 사업이었다. 이 사업을 통해 많은 일자리도 생긴다고 했다. 22조를 투여했다. 이 4대강 사업은 두물머리에도 찾아왔다. 두물머리는 유기농 발원지로 유명하며, 4대강 사업을 반대하며 농사짓기를 원하는 농부들이 살고 있다.

<두물머리>는 아주 차분하고 담담하게 사건들을 기록해 나간다. 초반에는 농사짓는 것에 대한 즐거움과 4대강 사업에 대해 친절히 설명하고, 후반부에는 4대강 사업과 맞서는 두물머리 농부들, 그들과 연대하는 이들이 함께하는 투쟁 과정을 담는다. 작품이 서 있는 위치는 농부들의 목소리와 일치한다. 그렇다고, 일방적으로 농부들의 입장을 대변하거나 4대강 사업의 문제를 선전하는 작품은 아니다. 오히려 작품은 두 가지에 관심을 갖고 있는 듯 보인다. 하나는 ‘농사’이고 다른 하나는 ‘연대’이다.

4대강 사업 때문에 마을이 시끌시끌하더라도 농부는 농사를 짓는다. 카메라는 농사짓는 풍경과 농부의 일손을 따라간다. 모종을 옮기고 가지치기를 하는 등의 모습은 평화로워 보인다. 자진 철거를 하면서 비닐하우스 구조물을 해체할 때의 농부의 안타까운 얼굴을 주목한다. ‘공사 말고 농사’는 작품이 무엇에 관심을 갖고 있고 강조하려고 하는지를 보여주는 정확한 구호다. 작품에서 느껴지는 또 다른 주제는 ‘연대’이다. 개발의 의미를 말하는 발전위원회가 아니라 두물머리에서 농사짓고 함께 살아나가는 것을 말하는 ‘밭전위원회’의 활동이다. 종교인들의 연대와 유기농 소비자들, 그리고 두물머리를 지키고자 하는 많은 사람들이 농부들과 같이 천막을 치고, 춤을 추고, 길을 걷는다. 농부들과의 ‘연대’는 930일이라는 매일 미사의 경건함, 그냥 옮겨다 꽂아 놓은 나무에서 뿌리가 내리는 것과 같은 신비로움과 감동을 보는 것 같다. 

이 작품의 등장인물들은 어느 한 사람에 고정되어 있지 않다. 개발에 밀려 먼저 떠난 사람들이든지, 남아 있는 사람들이든지, 연대하려고 온 사람들이든지, 누구를 중심에 두고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지 않는다. ‘두물머리’ 라는 공간에 사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주인공 같다. 인물들이 집단적으로 표현된다고 할 수 있겠다. 개인적인 감정이나 태도가 나오기는 하지만 그것은 전체 마을의 흐름을 말하는 사람으로 들린다. 내레이션도 ‘우리는’, ‘저희는’이라고 말하면서, 두물머리에 사는 사람들이 자신들이 겪었던 농사와 연대를 말한다.

다큐멘터리는 현재를 기록하지만, 기록된 순간 이미 과거의 것이 되고 만다. 작품을 보는 내내 현재 진행형의 시간을 함께 경험한다. 과거가 아니라 현재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고, 그 속에서 농부들은 무슨 생각과 감정을 가졌는지를 말한다. 두물머리의 상황이 정리된 이후의 시점에서 과거를 기억하는 방식이 아니라, 현재를 남겨두고자 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이 작품은 하나의 기록으로서 존재한다. 이 기록에 대한 관점과 사건에 대한 평가는 다시 과거를 기억하고자 하는 이들의 몫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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