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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이스]프랑켄위니

팀 버튼, 2012

[초이스]프랑켄위니 대표 이미지

주변에 개를 키우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심지어 대부분이 에 나올 법한 개념 있는 견주들이다. 그들이 연인만큼, 자식만큼 사랑하는 반려견에 대해서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같이 살 수 있는 날이 얼마 안 되기 때문에 잘해줘야 돼.“ 개들의 수명이 인간보다 짧다보니, 언젠가는 반드시 먼저 떠나보내야 하는 시간이 다가온다. 나를 온 몸으로 사랑하며 평생 같이 있어준 존재와 영원히 헤어진다는 슬픔. 그게 어떤 것인지, 얼마 전 애니메이션 <프랑켄위니>를 보면서 새삼 느끼게 됐다.

어렸을 때 키우던 개와 특별한 유대관계를 가져봤던 감독 팀 버튼은 1984년, 한창 혈기왕성하던 시기에 단편영화 <프랑켄위니>를 만들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사랑하는 개를 잃은 소년이 그 개를 되살려낸다는 내용이다. 팀 버튼이 유년시절부터 특히 좋아했던 고딕 호러 영화들에서 영향을 받은 이 이야기는, 원래 그가 직접 그린 그림을 장편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으로 만들려던 것이다. 예산 문제 때문에 결국 실사 단편영화가 돼버렸지만. 그런데 뒤끝 있는 팀 버튼, 그때 못 만든 아쉬움을 가슴 속에 꼭꼭 눌러두고 있다가, 무려 28년만에 <프랑켄위니>를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시켰다. 그것도 흑백 3D이자,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으로. 자기가 좋아하는 요소들만 쏙쏙 골라 넣어서. 
장편 애니메이션이 돼서도 초반의 내용은 같다. 사랑하는 개 ‘스파키’가 교통사고로 죽게 되자 주인공 소년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실의에 빠진다. 그러던 어느 날, 과학 수업 시간에 죽은 개구리를 전기 쇼크로 되살리는 실험을 보고, 스파키를 되살리겠다고 마음먹는다. 천둥, 번개, 비바람이 몰아치던 어느 밤. 빅터는 애완동물 묘지에 묻힌 스파키를 꺼내와 전기를 쐬게 하고, 스타키의 꼬리는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 온 몸에 꿰맨 자국이 있고, 목옆에는 철심까지 박혀있지만, 그렇게 사랑스러울 수가 없다. 빅터는 되살아난 스파키의 존재를 철저히 숨기려하는데, 학교 친구들이 알게 되면서 소동이 벌어지는 후반부가 장편에서 새롭게 추가된 부분이다. 

한동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다크 섀도우> 같은 갈팡질팡한 작품들을 내놓아서 팬심을 씁쓸하게 했던 팀 버튼. <프랑켄위니>는 신선도가 의심스러웠던 그의 세계가 다시금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는 신호로 보여서 반갑다. 애니메이션 곳곳에 그런 흔적이 역력하다. 친구들이 빅터의 실험방식을 본 따서 죽은 동물들을 되살리게 되자, 마을엔 쥐 괴물, 고양이와 박쥐가 결합된 괴물, 햄스터 미라, 거북이 괴수 등이 등장해 아수라장이 된다. 앙증맞은 괴수 종합선물세트, 괴수 페스티벌이 벌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그 속엔 몸은 예전에 다 컸지만 여전히 재밌게 놀고 싶은 팀 버튼의 생각이 엿보인다. 진심으로 사랑하는 존재를 잃어봄으로써 성장하게 되는 아이의 마음과 소년 시절 너무나 아끼던 것들을 추억하는 어른의 마음이 제대로 포장돼서 함께 들어 있다고 할까. 화려한 컬러, 눈이 휘둥그레지는 CG 효과로 만들어지는 3D 애니메이션들이 넘쳐나는 요즘, 팀 버튼은 간만에 참 그다운 일을 해냈다. 향수 어린 흑백의 스톱모션 3D이자 귀여운 괴수 호러 애니메이션 <프랑켄위니>가 안겨주는 기괴한 신선함을 꽤 오래 기억하게 될 것 같다. 그저 언제나 내 곁에 있어줬으면 싶은, 특별한 존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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