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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이스]村,금가이

강세진, 2012

[초이스]村,금가이 대표 이미지

강세진 감독의 <村, 금가이>는 영주댐 공사로 수몰될 예정인 경상북도 영주군에 위치한 금강마을에 대한 기록이다. 사백년 내려온 금강마을에는 모든 시골마을이 그렇듯 연세가 지긋하신 어르신들만이 살고 있다. 영화는 수몰위기에 처한 마을의 어르신들과 땅을 지키기 위해 귀향한 장진수씨의 3년의 생활을 기록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수자원 공사와의 토지 보상문제, 마을 이주문제 등이 불거지고 주민들 간의 갈등이 일어난다. 결국 영주댐은 완공되고 주민들은 이주단지를 조성해 마을에서 나가야 하는 상황에서 영화는 끝이 난다. 

기록영화를 제작하면서 대부분의 제작자들이 겪게 되는 고민이 있다. 다름 아니라 연출자가 기록고자 하는 대상이나 그들에게 일어나는 사건 등이 좋지 않은 상황으로 흘러갈 때, 이 상황, 즉 타인의 고통을 어떻게 기록할 수 있냐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는 보편적인 언어를 만들어야 한다는 이유로 때론 카메라가 그들의 삶을 폭력적인 방법으로 기록하곤 한다. 제작자, 혹은 창작자로서 그 사실들을 충실히 기록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수 있다. 그리고 그 삶의 단면들을 드라마로 재구성해 종국에 창작자가 원하는 메시지를 관객들과 공유하고자 하는 것은 카메라를 든 감독에게 운명과도 같은 일이다. 이 지점에서 연출자들은 과연 내가 무엇을 어떤 방식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지, 내가 찍고 있는 대상들과 영화의 관객들 사이, 그 어디쯤에 자신이 위치해야 하는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줄다리기를 하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연출자 개인의 시선과 철학이 까발려지는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 

3년여 동안 금강마을 한 켠 콘테이너 박스에서 주민들과 함께 생활한 강세진 감독 역시 이러한 고민을 품었을 것이다. 감독은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 중 하나인 영주댐 공사의 문제나 그 허상에 대해서 분노하거나 친절하게 이야기하지 않는다. 게다가 대대로 내려온 자신들의 터전이 물에 잠길 상황, 그리고 마을에서 쫓겨남에 억울해하고 힘들어하는 주민들의 모습을 감독의 카메라는 담담하게 바라볼 뿐이다. 그런데 영화의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이 마을의 구석구석을 내가 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마을 어르신들 한 분, 한 분을 내가 알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동시에 곧 사라질 마을의 마지막을 영상으로 기록해 마치 마을 어르신들에게 선물로 드리고 싶어 하는 감독의 마음이 자연스레 느껴진다. 그 마음 때문인지 마을에 살 수만 있다면 못 추는 춤을 열아홉 번이라도 추겠다는 미동할매와 마을사람들에게 떠나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 꼭두새벽에 이사를 하신 마음어른의 눈물은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그 어떤 슬로건보다 설득력 있고 의미 있게 다가온다. 함께하는 대상에 대한 배려와 그들에 대한 따뜻한 마음이, 그리고 감독이 경험하게 되는 세상을 겸손하게 바라보는 카메라가 종국에 관객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음을 “村, 금가이”를 통해 배우게 된다.

2013년 5월 현재, 수자원 공사는 마을 주민들의 이주단지도 조성해 주지 않은 체, 담수 계획을 발표했다. 이제 곧 금강마을은 사라진다. 이 땅 많은 금강마을의 역사와 기억들이 개발이라는 이름하에 물아래 잠기고 있다. 주민들과 함께 금강마을의 사라짐을 안타까워 한 감독의 마음이 영화로 완성되었고 이 영화는 아마도 마을의 어르신들에게 큰 선물이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감독의 이야기대로 “작품 안의 현실을 마주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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