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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이스]소녀 이야기 / 미안해요, 함께 할게요

<소녀이야기(김준기, 2011)>, <미안해요, 함께 할게요(태준식, 2013)>

[초이스]소녀 이야기 / 미안해요, 함께 할게요 대표 이미지

인터뷰가 중심이 된 다큐멘터리들은 많다. 인터뷰는 제작자와 등장인물이 서로 대화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다. 작품 속에서 대화가 온전히 다 드러나는 경우도 있고, 제작자의 목소리가 질문만 하는 경우, 제작자의 목소리가 배제되고 등장인물의 목소리만 들리는 경우가 있다. 어떤 것을 선택하든지 혹은 보여지든지 관객들은 등장인물과 제작자의 모습을 살필 수 있다. 다만, 제작자의 목소리나 모습이 등장하지 않는 경우에는 등장인물을 통해 제작자의 감정이나 태도를 짐작할 수 있게 된다. 김준기 감독의 <소녀이야기>, 태준식 감독의 <미안해요, 함께 할게요>는 등장인물의 목소리만 나온다.

<소녀이야기>는 일본군 위안부로 아픈 삶을 살았던, 정서운 할머니의 이야기이고, <미안해요, 함께 할게요>는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상처를 나누려고 하는 정신과 의사 정혜신의 이야기다. <소녀이야기>는 정서운 할머니의 생전 육성을 바탕으로 과거의 역사를 애니메이션으로 재현했다. 공장에서 일하면 아버지의 옥고를 풀 수 있다는 말만 듣고 떠난 길이 일본군을 상대해야 하는 일인 줄은 몰랐다. 정서운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그녀가 겪은 비극적 사건을 현실로 다시 끄집어 낸다. 애니메이션으로 재현된 것은 그녀의 인터뷰에 근거한 ‘현실’이고, 이것은 현실을 기록하는 또 다른 표현이 된다. 관객은 인터뷰의 생생함과 애니메이션의 동화적 사이에서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지금 일어나고 있는 문제와 부딪히게 된다. 여기에 위안부 문제를 안고 먼저 세상을 떠난 그녀의 인터뷰는, 현재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지니는 역사적 책임감에 안타까움을 더하게 한다.

미안해요, 함께 할께요


<미안해요, 함께 할께요>는 정신과 의사 정혜신의 아픔과 미안함을 듣는다. 정혜신은 죽음의 긴장감이 없는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을 만나고, 그들의 고통 속으로 같이 했던 시간을 말한다. 이 과정에서 그녀가 이야기 하지 못한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정보가 제시된다. 그리고 다시 광화문 앞에 선 정혜신, 그녀의 인터뷰는 그녀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쌍용차 노동자들의 문제를 공감하고자 하는 이들의 목소리이다. 마지막 장면에 서 있는 다양한 연령대 사람들의 메시지는 공감하자는 일종의 제안이고, 극단적 고립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움직임이다. 

다큐멘터리는 현실을 다루지만, 그 안에 일어난 사건과 인물은 언제나 과거의 기록들이다. 시간은 흘러가고 있고, 보여진 것들은 이미 과거의 것들이기 때문이다. 과거에 일어났던 일이 현실로 다가오게 만드는 힘 중에 하나가 인터뷰다. 인터뷰를 통해 관객은 ‘이런 일이 있었구나’ ‘정말 그렇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관객은 그 인터뷰를 신뢰한다. 단지 그 말을 신뢰하는 것이 아니라, 관객이나 등장인물이 과거를 기억하는 현실의 태도는 현재이고, 지금도 지속되고 있는 문제들 속에서 다큐멘터리가 발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두 작품은 그렇게 과거가 아니라 현재를 말하고 있고, 그녀들의 인터뷰를 통해 제작자들이 자신의 발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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