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
[초이스]두레소리
조정래, 2011
이를테면, <두레소리>가 경유하는 장르적 특성을 설명할 수 있는 단어들은 이런 식일 테다. 먼저 `도닥도닥`이라 표현할 수 있는 성장영화의 정서.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 합창단의 창단실화는 그 자체로 `소리로 꿈을 꾸는` 10대들의 풋풋한 성장담이 되어 준다. 더불어 음악영화의 `풍성함`은 <두레소리>가 지닌 매력의 또 다른 큰 축이다. 판소리 전공 슬기와 민요 전공 아름을 주인공 삼아 합창단의 결성부터 공연까지를 그린 전체 얼개는 전통적인 음악영화의 정서를 구현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재미있는 것은 <두레소리>가 가진 묘한 이중성이다. 함 선생님 역의 함현상을 비롯해 실화 속 선생님과 실제 국립전통예술학교 졸업생들로 구성된 연기자들의 연기는 프로와 아마추어의 경계에 선 것이 사실이다. 헌데, 중앙대 영화학과 출신이자 단편영화 <종기>를 연출한 바 있는 조정래 감독의 카메라와 편집은 꽤나 속도감 있고 감각적이다. 이러한 이중성은 `소리를 하는 학생들이 도전하는 합창단`이란 주제와도 조응하며 묘한 공명감을 불러일으킨다. 어울릴 것 같지 않아 보였지만 신기하게 울려 퍼지는 우리 소리식 발성과 서양 합창과의 조화를 끌어낸 합창단 `두레소리`의 취지처럼.
한편으로 <두레소리>는 독립영화에 있어 `소재`의 참신성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만든다. 우리 `소리`는 이미 현실적으로 `소수`일 수밖에 없다. 이를 고민하고 진로를 두고 고민하는 학생들을 그리는 <두레소리>는 자체로 10대 청춘영화의 `성장`과 더불어 소수에 대한 가치를 떠올리게 한다. 동아리 창단 과정의 우여곡절 또한 드라마트루기의 큰 축인 동시에 전혀 다른 영역에 도전하는 이들의 성공담으로 기능한다. 그 드라마가 10대 여고생들의 건강한 얼굴과 감탄할 만한 `합창`과 음악과 결합되어 주는 감동은 여느 상업영화의 그것을 뛰어 넘는다.
그리하여 엔드크레딧이 올라갈 무렵 화면에 비치는 현실 속 합창단의 실제 사진과 마주하게 될 때 드는 감정은 마치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과 비견할 만하다. 실화 영화가 줄 수 있는 감동을 과하게도, 부족하지도 않게 아우르는 조정래 감독의 연출력은 신인 감독답지 않다고나 할까.
더욱이 재미있는 점은 이런 거다. <두레소리>는 할리우드 영화 <위험한 아이들>이나 한국영화 <짱>과 같이 학교를 배경으로 한 선배 음악영화들의 특질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젊은 선생님과 학생들과의 우정, 감동을 줄 수 있는 노래의 삽입, 갈등이 봉합되는 내러티브까지. 그것을 우리 소리와 창작곡들 안에 담은 <두레소리>는 비록 생경한 배우들을 데리고 여느 상업영화 못지않게 구현해낸 셈이다. 이것을 저예산영화의 성취로 볼지, 게으른 답습으로 볼지는 분명 관객들이 선택할 터다. 5만의 일반 시사를 마치고 10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이 영화의 성적이 무척이나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