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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이스]아련한 봄 빛

여신, 2011

[초이스]아련한 봄 빛 대표 이미지

중국의 대표적인 고대 수리공사 지역인 도강언 주변의 한 마을. 세계 문화 유산으로 지정된 도강언 지역 주변의 이 마을은 한때 자유로운 상업이 가능한 곳이었기 때문에 사람들로 북적대고 상권이 번성했던 곳이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며 도시는 점점 후락해지고 이제 재개발을 눈앞에 두게 되었다. <아련한 봄 빛>은 이 사라지기 직전에 놓인 도시를 기록하는 4부작 프로젝트의 첫 번째 작품이다. 영화는 도시보다는 그 도시의 운명과 비슷한 처지에 놓인 장 할머니의 마지막 나날을 기록한다. 

할머니는 오늘도 골목에 앉아 이웃사람들과 담소를 나눈다. 건강과 자식들 자랑과 흉보기가 오간다. 어느 날 할머니는 넘어지는 작은 사고를 겪는다. 그러나 이 작은 사고는 풍으로 이어지고 할머니의 몸은 서서히 굳어가기 시작한다. 골목 나들이 같은 작은 자유마저 사라지지만 할머니의 기억은 점점 더 생생해 진다. 다섯 남매를 키우기 위해 억척스럽게 일을 하던 과거, 화려했던 마을의 기억을 카메라 앞에 털어놓는다. 

할머니가 운영하던 가게 터는 이제 며느리가 운영하는 마장 게임방으로 변모하였고 할머니는 가게 뒷방의 침대에 누워 누군가 와주기를 기다린다. 할머니의 병세가 깊어갈수록 자식들 간의 갈등도 깊어간다. 생활에 쫓기는 자식들은 서로를 비난하기도 하고 자책을 하기도 하지만 그들이 할 수 있는 일 역시 별로 없다. 할머니가 점점 더 침대에 고립되어 가면서 카메라 뒤에 있던 감독은 기록과 현실의 경계를 넘어 할머니에게 다가선다.

유순 감독은 이 마을의 골목골목을 다니며 2년간 촬영을 했다. 그리고 그 사라져가는 마을의 운명이 인간의 운명과 다르지 않음을 깨닫는다. “생로병사”라는 인간의 피할 수 없는 과정을 사라져가는 도시 안에서 발견한다. 장할머니는 과거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은 채 죽음을 맞이한다. 그리고 그 죽음을 안타깝지만 당연한 삶의 한 부분으로 담담하게 담아낸다. 비록 마을은 사라질 위기에 처했지만 그 안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은 현재진행형이기에 극영화 못지않은 삶의 드라마를 선사한다. 

영화의 원제는 직역하자면 ‘사라져가는 봄빛’이다. 그것이 다가올 봄빛을 보지 못하고 죽어가는 비극적인 것인지 아니면 다가올 생동의 여름에 대한 예고인지 알 수 없다. 그러나 감독은 그것이 새로 시작할 새로운 삶의 준비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지금 그는 그 골목에서 발견한 새로운 생명을 담은 새로운 이야기를 준비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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