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NOW : 영화 공간 아카이빙 프로젝트!
지켜야 할 문화공간: 원주 아카데미극장

경기천년바탕체 R(저작권자: 경기도, 출처: 한국저작권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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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을 이어온 공간
강원도 원주에 위치한 아카데미극장의 대표이자 소유주였던 정운학은 황해도 해주 태생으로 해방 전까지 해주극장을 비롯해 신주, 안악, 겸이포, 개성 등지에서 당시에는 희귀했던 영사기사로 활약한 이력이 있다. 아카데미극장의 전신인 시민극장을 운영하면서 원주시와 인연을 맺은 정운학은 과거 C도로라 불렸던 원주 평원로에 1956년 원주극장, 1962년 시공관, 1963년 아카데미극장, 1967년 문화극장을 순차적으로 열었다. 그와 별개로 한국전쟁 동안 동부전선 전투를 담당한 육군 1군 총괄사령부가 원주에 주둔하면서 1956년 1월 개관한 군인극장이 있었다. 민간인의 극장 출입도 허용된 곳이었기에 상업극장과 다르지 않게 운영됐다. 이렇게 원주시 원도심에는 5개의 단관 극장이 성업했다.
극장마다 특성이 달라 극장마다 다른 장르의 영화가 상영됐다. 영화뿐 아니라 공연, 연극, 웅변대회 등 지역행사와 다양한 공연이 열려 복합문화공간의 기능을 수행하기도 했다. 정운학은 자신과 같은 이북 출신 이주민들을 극장에 취직시키거나 경제적으로 도움을 주었고, 극장 폐관 이후에도 사무실은 이북5도민회에게 내주는 등 이주민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지역 발전을 위해 노력했다.

극장 내부의 이북5도민회 사무실
2005년 원주시에 멀티플렉스가 개관하면서 2006년 4개의 단관 극장이 일제히 문을 닫았다. 아카데미극장도 철거 위기에 놓였지만 지역사회 시민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극장을 지키기 위한 운동에 나섰다. 2016년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아카데미극장 보존방안’ 시민 포럼을 시작으로 상영회, 다큐멘터리 제작, 포럼, 타 지역 재생 사례 연구 등이 이어졌다. 2021년 2월 철거 위기에 맞서기 위해 ‘원주 아카데미극장 보존추진위원회’가 결성되고, 1인당 100만원씩 기부하는 시민운동 ‘100인 100석 프로젝트’를 통해 3주 만에 1억 원의 모금을 달성하기도 했다. 전국 54개 영화문화단체 및 원주시 주민자치협의체 등에서 지지성명이 이어졌다.
이러한 활동과 노력에 2021년 5월 원주시는 사유재산인 아카데미극장을 매입하여 시민 커뮤니티 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문화유산 국민신탁과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꼭 지켜야 할 문화유산으로 아카데미극장을 선정하며 ‘문화재청장상’을 전달했다. 전임 시장 때 극장 건물과 토지 매입에 32억 원을 집행하고 리모델링을 앞두고 있었으나 글을 쓰는 현재 민선 8기 원주시장직 인수위원회가 들어서면서 아카데미극장 복원사업 중단을 권고한 상황이다.
단관극장의 원형을 가장 오랫동안 보존하고 있는 극장
아카데미극장은 강원도 원주시 중앙동에 자리 잡고 있다. 중앙동은 우산동, 태장동 등 주변 일대와 함께 원도심 권역으로 설정되어 있다. 원도심 일대에는 상지대학교,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한국폴리텍대학 등 3개 대학교가 있으며, 원주종합운동장 등 체육시설과 원주시민문화센터, 원주역사박물관 등 주요 문화시설이 자리한 곳이다. 원주는 혁신도시와 기업도시 설치, 규제 자유 특구 지정 등 도시의 변화로 인구 유입이 증가하고 있지만, 원도심의 경우 핵심 인프라의 이전과 도심 외곽의 팽창으로 40대 미만의 인구 비율이 적고 60대, 50대, 70대 순으로 전체적으로 고령화되어 있다.
아카데미극장은 단관 극장의 원형을 가장 오랫동안 보존하고 있는 극장으로 외관을 온전히 유지한 채 보존된 근대극장으로서 희소가치가 높다. 극장이 소유주의 살림집과 연결된 독특한 구조로 인해 산업화 시기의 건축적 특징도 살펴볼 수 있다. 따라서 전쟁의 폐허를 극복한 전쟁 복구기의 사회·경제 성장의 역사를 도시의 중심에서 증거하는 중요한 근대 건축 자산이기도 하다.

상영관 내부 전경 "아카데미극장은 단관극장의 원형을 가장 오랫동안 보존하고 있는 극장 중 하나다"
더불어 아카데미극장은 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원주 시민의 영상문화 수요를 충족해 주고 만남과 소통의 공간으로 복합적 역할을 수행해 왔다. 현재 상업극장으로서 활용되고 있지는 않지만 지역사회 도시재생의 중심적 입지에 위치해 있다. 이에 아카데미극장을 기억하는 원주 시민들이 참여해 기억을 공유하고 문화를 나누며 기성세대의 기억과 경험을 후속세대와 함께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가 기획되고 있다. 원도심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는 아카데미극장은 원도심의 상권, 문화예술, 복지 인프라 등의 자원과 결합이 쉽고 중앙동의 도시재생사업 등 기존 사업과의 연계 가능성이 큰 공간이기도 하다. 아카데미극장 매입 및 활용계획을 수립할 당시 원주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이에 따르면 ‘아카데미극장을 원주시가 매입해 보전’하는 문제에 관해 응답자 중 435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였고, 시민 문화 향유 및 추억 공간과 근현대 건축유산의 가치 보전을 그 이유로 꼽았다.

아카데미극장에 보존되어 있는 입장권 수입 장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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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개요
■위치: 강원도 원주시 평원로 20■설립일: 1963.09.23(개관일) ■규모: 1,237m²(374.4평) ■건물구조 1층 - 상영관(1관, 662석), 매표소, 매점(2006년 폐관 이후 이북5도민회 사무실로 사용됨), 사무실, 정원 2층 - 살림집(거실, 부엌, 화장실, 방 3개로 구성), 영사실, 창고 |
인터뷰: 변해원 센터장(원주영상미디어센터, 원주아카데미극장보존추진위원회)

변해원 센터장
김수영_과거 원주에는 다섯 개의 단관극장이 있었습니다. 이후 원주 아카데미극장만 남기까지 간략하게 역사를 설명해주세요.
변해원_(한국)전쟁 기간 원주는 폭격으로 초토화가 됐어요. 남아있는 건물이 거의 없던 상태고, 1군 지사(지원사령부)가 같이 있었기 때문에 민군이 같이 도시를 재건하는 형태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다 정치, 사회가 좀 안정되면서 산업도 발전하게 되고 그런 연장선으로 극장들이 하나둘 생기게 됐고요. 원주극장, 시공관, 아카데미극장, 문화극장이 순서대로 만들어졌고 전국 유일한 상설극장인 군인극장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총 다섯 개의 단관극장이 있었고 1990년대 전후가 되면서 멀티플렉스들이 만들어지면서 하나둘 극장이 팔리기도 하고 철거도 되면서 2016년에는 아카데미극장만 남게 된 거죠.
김수영_아카데미극장의 공간은 현재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요.
변해원_1층, 2층 전형적인 단관 극장 형태로 662석이 갖춰져 있고요. 극장을 바라보고 오른쪽에는 소유주가 살았던 가정집이 있습니다. 소유주가 영사기사 출신이어서 가정집에서 영사실로 바로 갈 수 있는 구조로 디자인을 했습니다. 극장 왼편 발코니 공간에는 예전에 공연할 때 사용한 흔적이 있는데요. 배우 대기실이 무대와 연결되어 있어요. 지금은 창고로 쓰는 공간에 80년대 영화 포스터들이나 극장에 띠지 같은 것들이 많이 보관되어 있습니다.

극장 공간에 있었던 전 소유주 정운학 님의 사택 공간 내부
김수영_이곳이 한국전쟁 후에는 이북5도민의 연락사무소로도 활용되었다고요.
변해원_원주에는 생각 외로 이북5도민분들이 많으세요. 극장 소유주인 정운학 옹이 황해도 해주 출신입니다. 전쟁 전에는 해주에서 영사기사를 하시다가 전쟁 후에 넘어오셨고, 극장을 유지하시다 보니 재력도 좀 풍부했고 이북5도민의 초대 회장도 맡으셨어요. 그분들끼리의 단합된 활동도 하고 북한에 대한 소식들도 같이 공유하고 연을 놓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경제적 공동체로 만들어가려고 노력하셨습니다. 극장에 이북 분들이 취업도 많이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김수영_아카데미극장은 극장을 넘어 지역의 커뮤니티센터처럼 느껴지는데요. 원주 지역에서 이곳은 어떤 역할을 해왔나요.
변해원_이곳에서 새마을대회도 열리고 신용협동조합의 총회도 열리고, 대부분의 초중고등학교의 졸업식이 여기서 많이 열렸어요. 그래서 영화를 보는 것뿐만이 아니라 지역에서 시민들이 모이고 또 원주의 미래를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커뮤니티 공간으로 작용해왔던 거죠. 그런데 그 역할들이 계속 분화되면서 영화관으로만 남게 되었고, 멀티플렉스의 등장으로 폐관까지 이르게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 극장성이라는 게 무대와 영화만을 뜻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그 지역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문화를 접하는 공간으로 다시 만들어내는 게 지금의 과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김수영_극장이 다시 열린 데에는 시민들의 애정과 적극적인 응원이 크게 작용했는데요. 그에 걸맞게 보존추진위원회에서도 '시민 한마디'나 '영사기 조립반' 등 다양한 교육과 전시행사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활동을 통해 새롭게 발견하게 된 점이라면 무엇이 있을까요?
변해원_단순하게는 아카데미 정원 만들기를 통해 정원을 정리해 보니까 극장 안에 연못이 있더라고요. 그러니까 뭔가를 아카이브 해 가다 보면 새로운 모습들을 모르던 것들을 발견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것이 우리들만의 것이 아니라 시민들과 같이 발견하고 만들어간다는 데 제일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원주시에서 매입했기 때문에 극장이 보존될 수 있었던 것이기도 하지만 재생이라든지 지역의 콘텐츠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 수준이 굉장히 높아졌기 때문이기도 한 것 같아요. 지역의 콘텐츠와 이런 자산을 어떻게 보존하고 활용해 가야 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같이 해나가는 중이라고 생각합니다.

원주 아카데미 극장 내부의 정원
김수영_극장 보존과 관련된 이슈들은 어떻게 진행되어 왔는지 설명해주세요.
변해원_저희가 보존 활동을 할 때는 극장주였던 정운학 옹 일가가 극장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1~2년 뒤 사적 거래로 다른 분께 극장이 넘어가게 되죠. 새로운 소유주와도 만나서 재정사업에 관해 논의하고 관계를 이어왔었습니다. 철거 위기가 있었지만 시민들이 상징적인 모금 운동을 해보자고 나서주셨고, 한 사람, 한 단체에서 1백만원씩 기부를 해서 1억원을 모아보자고 했던 게 3주 만에 달성되었습니다. 전국에 있는 영화문화단체 42개에서도 지지 성명에 동참해 주었습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서 작년(2021년) 5월에 원주시가 매입을 하겠다는 발표가 있었고 올해(2022년) 1월에 행정적으로 매입이 완료된 거죠. 그러면서 안전진단도 거치고 활용 방안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구상이 나왔는데 민선 8기 원주시장직 인수위원회가 들어서면서 입장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보전 문제를 재논의하자는 말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상영관 입구와 극장 로비
김수영_현재 보존추준위원회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변해원_보존추진위원회는 보존에 대한 문제들이 완전히 해결되면 해산됩니다. 원래 시와 시민들로 구성된 민관협의체를 만들려고 했었어요. 그래서 민관협의체에서 아카데미극장의 재생 방향을 같이 정해가는 게 애초의 계획이었고 지금도 계획 중인 부분입니다. 극장 자체의 가치도 있지만 시민들이 힘을 모아서 보존했다는 것도 아카데미극장의 굉장히 중요한 가치인 것 같아요. 그렇게 극장이 보존 재생되고 난 이후 어떻게 시민들이 그 구조에 접근하고 사업의 의견을 낼 수 있는가도 굉장히 중요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그걸 구조적으로 만들고 싶은 거죠. 그래서 원주시와 저희가 민간협의체를 구성해서 재생의 방향을 정하자고 기본구상을 해왔던 거고요. 내년이라도 민관협의체를 만들어내는 게 목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김수영_마지막으로 원주 아카데미극장을 향한 관심과 당부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변해원_원주 아카데미극장이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으로도 활발하게 소식을 전하고 있으니 SNS 계정을 팔로우해주셨으면 좋겠고요. 그래서 계속 소식을 함께 나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원주 사람들은 아카데미극장이 원주만의 것처럼 느껴져서 그 가치에 관해 가끔 잊을 때가 있어요. 그런데 오히려 외부에서 찾아 주고 언급해 주는 데에서도 힘을 얻고 있습니다. 원주 안팎의 관객들이 ‘이 극장이 이만큼 괜찮은 곳이구나’ 느끼고 공유할 수 있는 교류와 연대를 많이 해갔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뷰: 신동화 시민활동가(<아카데미극장> 인터뷰집 제작)

신동화 활동가
김수영_원주 아카데미극장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다면요.
신동화_아카데미극장은 원주 사는 분이라면 대부분 다 아실 거예요. 여기 원도심의 제일 중앙을 거쳐 가는 버스 정류소가 바로 앞에 있어서 오며 가며 ‘저 낡은 건물은 뭘까’ ‘극장이라고 하는데 멋있네, 한번 안에 들어가고 싶다’ 그런 생각을 계속해 왔어요. 지역에서 책방을 운영하다 보니까 지역의 문화 자산에 관심을 좀 더 가지게 된 것도 있어요. 그렇게 지켜만 보고 있었는데 ‘안녕, 아카데미’라는 프로그램을 알게 됐어요. 그 행사를 통해서 처음 아카데미극장에 들어와 봤거든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기운이 느껴지더라고요. 1960년대에 개관을 했으니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거쳐갔고, 여기서 웃기도 했었고 울기도 했었고, 그런 묘한 기운들이 이 공간에서 느껴졌고 되게 좋았어요. 그때 이 극장이 진짜 사라지면 안 될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멀리서 본 아카데미극장 건물 전경
김수영_'안녕, 아카데미'라는 프로그램을 소개해주세요.
신동화_‘안녕, 아카데미’는 2020년에 있었던 극장 재생 시범 사업이에요. 극장이 2006년도 이후 계속 문이 닫혀 있던 상황이었어요. 그러니까 그 안에 엄청난 먼지도 쌓였을 텐데 시민들이 그걸 일일이 닦고, 다시 극장을 오픈하기 위해 시민들이 처음부터 투입됐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또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그림책 워크숍도 하고 저 같이 책을 좋아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북토크도 하고 연극도 하고 앨범도 녹음했다고 하더라고요. 극장이 열리는 날 오프닝 쇼로 ‘아폴로 프로젝트’라는 이름의 미디어 파사드 행사가 있었어요. 원주에서 활동하시는 미디어 아트 창작자들과 일렉트로닉 음악 하시는 분이 협업해서 극장 외관에 프로젝트 매핑 작업을 한 거였는데 무척 감명을 받았던 기억이 나요. 라이브 드로잉도 한 적 있거든요. 다양한 콘텐츠를 극장이라는 공간에 녹여냈던 기억이 많이 나요. 이걸 계기로 원주 시민들이 낡고 허름한 원도심의 어떤 건물이 아니라 이 안에서 어떤 가능성을 볼 수 있겠구나 느끼게 했던 사업이었던 것 같아요. 저도 그런 생각에 동의해서 활동을 시작하게 됐고요.
김수영_오오극장 주변은 동성로 번화가에 비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역사가 유구한 곳입니다.
신동화_저는 원주의 토박이는 아니에요. 원주에 9년을 살면서 원주가 어떤 상징성을 가질 수 있을까, 그게 뭘까 이런 생각을 했어요. 문화예술 관련 일을 하다 보니 어떤 활동 거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러던 중에 ‘안녕, 아카데미’를 접하게 된 거죠. 이런 것들이 일반 시민들에게는 원주가 이런 비전을 꿈꿀 수 있다든지 낡은 공간들을 활용해서 과거와 현재 가치의 접점을 만들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공간이 될 수 있겠다는 가능성이 되어주는 것 같아요.
김수영_시민 모금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세요.
신동화_우선 ‘100인 100석 프로젝트’가 있었어요. 100만원을 기부하면 극장 의자 뒤에 이름을 새겨주는 프로젝트였어요. 그 다음에 더 많은 시민을 대상으로 ‘아카데미 3650’ 모금 프로젝트가 시작됐어요. 3650명이 적은 금액으로도 모금할 수 있도록 한 프로젝트인데요. 여기에 참여하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누구나 말할 수 있고 누구나 찾아갈 수 있는데 이렇게 경제적인 지원을 하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이라고요. 3650명이 다 모이기도 전에 목표로 한 금액이 다 차서 마감되었어요. 한두 명의 사람이 아니고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경제적인 또 시간적인 에너지를 더해서 참여했다는 것 자체가 극장에 대한 사람들의 마음과 의지를 알 수 있는 일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상영관 출구 쪽. 오른쪽 벽에 "아카데미극장 보존활동 시민 연대기" 설명판이 있다
김수영_어떤 마음으로 시민 활동을 계속하고 계신가요.
신동화_저는 시장 옆에서 자랐어요. 서울에서 자라긴 했는데 굉장히 낡은 동네였어요. 그때 그 동네의 감수성이 저한테 남아있는 것 같아요. 오래된 건물들이 제게는 익숙해요. 오래된 것들이 그냥 사라져 버리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어떤 사람은 이 공간을 주차장 정도로밖에 안 볼 수도 있겠지만 여기 담긴 가치를 보는 눈을 저는 더 많은 사람들이 가졌으면 좋겠어요. 저는 제 아이가 그런 가치를 아는 사람으로 성장했으면 좋겠어요. 제가 이 보존운동을 나름대로 열렬히 지지하고 응원하는 까닭은 제 아이까지 이 극장을 향유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입니다. 그때까지 극장이 사라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열심히 하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아카데미극장이 사라지지 않도록 시민의 자리에서 제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계속 지지하고 싶어요.
필자: 김수영(씨네21)
사진촬영: 손홍주(씨네21)
인터뷰 일자: 2022년 10월 17일
사진촬영: 손홍주(씨네21)
인터뷰 일자: 2022년 10월 17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