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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혁
- 참여 작품
- 변금련 (1991), 가을여행 (1991), 네 멋대로 해라 (1991), 동경 아리랑 (1990), 잡초들의 봄 (1989), 칠수와 만수 (1988), 회장님 우리 회장님 (1988), 벽속의 부인 (1988), 욕(난지도의 딸) (1988), 성춘향 (1987), 덫 (1987), 감자 (1987), 이브의 건넌방 (1987), 달빛 사냥꾼 (1986), 변강쇠 (1986), 티켓 (1986), 피조개 뭍에 오르다 (1985), 각설이 품바타령 (1984), 푸른 하늘 은하수 (1984), 바보사냥 (1984), 깊고 깊은 그곳에 (1984), 이 한몸 돌이 되어 (1983), 돌아온 용팔이 (1983), 경아의 사생활 (1983), 장미와 도박사 (1983), 0시의 호텔 (1983), 밤을 기다리는 해바라기 (1982), 날마다 허물벗는 꽃뱀 (1982), 종로 부루스 (1982), 원한의 도전장 (1982), 백구야 훨훨 날지마라 (1982), 내가 사랑했다 (1982), 흑녀 (1982), 김두한과 서대문1번지 (1981), 초대받은 사람들 (1981), 김두한형 시라소니형 (1981), F학점의 천재들 (1981), 고래섬 소동 (1981), 평양맨발 (1980), 난 모르겠네 (1980), 머저리들의 긴 겨울 (1980), 소권 (1980), 춘자는 못말려 (1980), 심봤다 (1979), 순악질여사 (1979), 전우가 남긴 한마디 (1979), 제3 한강교 (1979), 제3공작 (1978), 슬픔은 저별들에게도 (1978), 웃음소리 (1978), 부초 (1978), 수병과 제독 (1978), 대동강 출신 (1978), 비련의 홍살문 (1978), 슬픔이 파도를 넘을 때 (1978), 영광의 9회말 (1977), 난중일기 (1977), 한네의 승천 (1977), 캐논청진공작 (1977), 도솔산 최후의 날 (1977), 소문난 고교생 (1977), 낙동강은 흐르는가 (1976), 보르네오에서 돌아온 덕팔이 (1976), 너무 너무 좋은 거야 (1976), 악인이여 지옥행 열차를 타라 (1976), 학도의용군 (1976), 원산공작 (1976), 김두한(속,제3부) (1975), 탈출 (1975), 10대의 영광 (1975), 지옥의 초대장 (1975), 형사 배삼룡 (1975), 폭력은 없다 (1975), 광녀 (1975), 49제 (1975), 극락조 (1975), 암살지령 (1974), 들국화는 피었는데 (1974), 눈으로 묻고 얼굴로 대답하고 마음속 가득히 사랑은 영원히 (1974), 야녀 (1974), 여자정신대 (1974), 70인의 여죄수 (1974), 왜? (1974), 눈물의 웨딩드레스(속) (1974), 아무도 없었던 여름 (1974), 도쿄-서울-방콕 실록 마약지대 (1973), 특별수사본부 기생 김소산 (1973), 육군사관학교 (1973), 비바리 (1973), 특별수사본부 <제2탄> 여대생 이난희사건 (1973), 눈물의 웨딩드레스 (1973), 곰중령 (1973), 천사의 분노 (1973), 행복이 쏟아지는 벌판 (1973), 석양의 두 얼굴 (1973), 늑대들 (1973), 김일병과 이쁜이 (1973), 명동을 떠나면서 (1973), 넋 (1973), 원녀 (1973), 언제나 님과 함께 (1973), 잡초 (1973), 대추격 (1973), 노한 길손 (1972), 서산대사 (1972), 유령소동 (1972), 별난장군 (1972), 홍살문 (1972), 돌아온 자와 떠나야 할 자 (1972), 쟉크를 채워라 (1972), 인생우등생 (1972), 사랑하는 아들의 심판 (1972), 명동잔혹사 (1972), 갯벌속의 여자 (1972), 우리의 팔도강산 (1972), 팔도졸업생 (1972), 멋진 인생 (1972), 모정 (1972), 삼국대협 (1972), 지프 (1972), 동업자 (1972), 섬개구리 만세 (1972), 항구의 등불 (1972), 성웅 이순신 (1971), 인간사표를 써라 (1971), 명동졸업생 (1971), 명동사나이 따로 있더냐? (1971), 원한의 40계단 (1971), 사나이 멋진 이별 (1971), 천마산의 결투 (1971), 명동의 12 사나이 (1971), 5인의 건달들 (1971), 신입사원 용팔이 (1971), 사나이 가슴에 비가 내린다 (1971), 위기일발 용팔이 (1971), 인생유학생 (1971), 동경의 호랑이 (1971), 나에게 조건은 없다 (1971), 명동에 흐르는 세월 (1971), 족보 (1971), 공포의 황금부두 (1971), 72K 다이야몬드를 찾아라 (1971), 어느 여도박사 (1971), 형(속) (1971), 날벼락 (1971), 두 남자 (1971), 운전수 용팔이 (1971), 7인의 거한 (1971), 황혼의 제3부두 (1971), 현상붙은 4인의 악녀 (1971), 빗속에 떠날 사람 (1971), 두줄기 눈물속에 (1971), 한국 제일의 사나이 (1971), 팔악당 (1970), 팔도가시나이 (1970), 남대여 (1970), 돌아온 남아 (1970), 태양은 늙지 않는다 (1970), 밤차로 온 사나이 (1970), 남대문출신 용팔이 (1970), 요화의 전설 (1970), 명동노신사 (1970), 한맺힌 터줏대감 (1970), 석양의 불청객 (1970), 심야의 방문객 (1970), 돌아온 항구의 사나이 (1970), 맨발로 왔다 (1970), 원한의 팔도사나이 (1970), 명동백작 (1970), 역전출신 용팔이 (1970), 나이프 장 (1970), 서울이 좋다지만 (1970), 안개속의 탈출 (1970), 특공대와 돌아오지 않는 해병 (1970), 뒷골목 오번지 (1970), 황야의 외팔이 (1970), 그 여자를 쫓아라 (1970), 남포동 출신 (1970), 꼬마검객 (1970), 맨주먹으로 왔다 (1970), 속눈섭이 긴 여자 (1970), 나는 참을 수 없다 (1970), 찾아 온 명동 4번지 (1970), 원한맺힌 삼돌이 (1970), 돌아온 방랑자 (1970), 명동사나이와 남포동사나이 (1970), 사나이 유디티(U.D.T) (1969), 무영탑 (1969), 나도 인간이 되련다 (1969), 팔도사나이 (1969), 삼인의 여검객(3인의 여검객) (1969), 사화산 (1969), 석양에 떠나가다 (1969), 제삼지대 (1968), 단벌신사 (1968), 심야의 비명 (1968), 수학여행 (1968), 복수 (1968), 암굴왕 (1968), 바람 (1968), 낙조 (1968), 어떤 눈망울 (1968), 남(男) (1968), 수전지대 (1968), 미워하지 않겠다 (1968), 방랑대군 (1968), 풍랑객 (1968), 삼현육각 (1968), 오월생(5월생) (1968), 바람같은 사나이 (1968), 나교(裸橋) (1968), 전설따라 삼천리 (1968), 순덕이 (1968), 밤은 무서워 (1968), 낮과 밤 (1968), 잃어버린 사람들 (1967), 남매 (1967), 형사수첩 (1967), 지상에서 영으로(지상에서 0(제로)로) (1967), 일지매 삼검객 (1967), 초원의 연인들 (1967), 흙 (1967), 66번가의 혈연 (1967), 연합전선 (1967), 그리움은 가슴마다 (1967), 고발 (1967), 임진강 (1967), 숙명(宿命) (1967), 안방마님 (1967), 비서실 (1967), 미련 (1967), 명월관 아씨 (1967), 나도 할 말이 있다 (1966), 최후의 대결 (1966), 비오는 밤에 떠나고 싶다 (1966), 서울머슴아 (1966), 8240 K.L.O (1966), 집없는 천사 (1966), 심술각하 (1966), 맨발의 연인 (1966), 맹호작전 (1966), 광야의 결사대 (1966), 나운규 일생 (1966), 반역 (1966), 영호작전(제로작전) (1966), 비밀정보 팔십팔번지 (1966), 청춘극장 (1966), 악명높은 사나이 (1966), 유관순 (1966), 스타베리 김 (1966), 소문난 여자 (1966), 잃은 자와 찾은 자 (1966), 한많은 대동강 (1965), 무정의 사십계단 (1965), 그늘진 삼남매 (1965), 이 세상 끝까지 (1965), 누명쓴 사나이 (1965), 상해 오십오번지 (1965), 폭력지대 (1965), 의형제 (1965), 현금은 내 것이다 (1965), 누구를 위한 반항이냐 (1965), 태양의 그림자 (1965), 생명은 불꽃처럼 (1965), 암흑가의 사자 (1965), 적선지대 (1965), 무명가의 지배자 (1965), 선과 악 (1965), 돌아온 여군 (1965), 흑룡강 (1965), 사랑은 무서워 (1965), 영등포의 밤 (1965), 국제간첩 (1965), 송화강의 삼악당 (1965), 피와 살 (1965), 나는 죽기 싫다 (1965), 로타리의 미소 (1965), 정사 (1965), 용서받기 싫다 (1964), 십자매 선생 (1964), 마의 계단 (1964), 내가 설땅은 어디냐 (1964), 기수를 남쪽으로 돌려라 (1964), 추격자 (1964), 광야의 호랑이 (1964), 오빠 (1964), 명동 44번지 (1964), 소만국경 (1964), 진고개 신사 (1964), 단장록 (1964), 용의자 (1964), 말없이 바치련다 (1964), 저자를 쏴라 (1964), 신화를 남긴 해병 (1964), 협박자 (1964), 검은 머리 (1964), 새벽의 비상선 (1963), 범인은 너다 (1963), 열두냥짜리 인생 (1963), 희갑이 목욕탕 개업하다 (1963), 돌아오지 않는 해병 (1963), 상해의 밤 (1963), 돌아보지 마라 (1963), 묘향비곡 (1963), 거지왕자 (1963), 광야의 왕자 대 징기스칸 (1963), 창살없는 감옥 (1963), 판문점 (1963), YMS 504의 수병 (1963), 천국과 지옥 (1963), 대평원 (1963), 상해리루 (1963), 내마음 바치리 (1963), 울며 헤어진 부산항 (1963), 살아야 할 땅은 어디냐 (1963), 대지의 지배자 (1963), 검은 꽃잎이 질때 (1962), 살아있는 그날까지 (1962), 사춘기여 안녕 (1962), 두만강아 잘 있거라 (1962), 공포의 여덟시간 (1962), 북극성 (1962), 붉은 장미의 추억 (1962), 호랑이 꼬리를 밟은 사나이 (1962), 왕자 호동 (1962), 싸우는 사자들 (1962), 전쟁과 노인 (1962), 아까시아 꽃잎필 때 (1962), 양귀비 (1962), 내몸에 손을 대지 마라 (1961), 마부 (1961), 붉은 두목 (1961), 파멸 (1961), 밤에만 흐르는 강 (1961), 내 청춘에 한은 없다 (1961), 주마등 (1961), 노다지 (1961), 장희빈 (1961), 현상붙은 사나이 (1961), 이복형제 (1961), 내 아내가 최고야 (1961), 여도 (1961), 불효자 (1961), 바보 칠성이 (1961), 박서방 (1960), 지평선 (1960), 탈선 춘향전 (1960), 울려고 내가 왔던가 (1960), 태양의 거리 (1959)
장혁
- 참여 작품
- 아파트: 리플리의 세계 (2024), 더 킬러: 죽어도 되는 아이 (2022), 강릉 (2021), 검객 (2020), 보통사람 (2017), 진실금지구역 (2016), 사랑하기 때문에 (2016), 순수의 시대 (2014), 아이리스II : 더 무비 (2013), 아이리스II (2013), 가시 (2013), 감기 (2013), 뿌리깊은 나무 (2011), 의뢰인 (2011), 추노 (2010), His Concern (2009), 펜트하우스 코끼리 (2009), 토끼와 리저드 (2009), 오감도 (2009), 불한당 (2008), 타짜 (2008), 댄스 오브 드래곤 (2007), 에스다이어리(S 다이어리) (2004),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 (2004), 영어완전정복 (2003), 정글쥬스 (2002), 화장실 어디에요? (2002), 노랑머리2 (2001), 화산고 (2001), [뮤직비디오]어머님께 (1998), 짱 (1998)
남연우
- 참여 작품
- 풀스윙 (2024), 멱살을 잡고서라도 (2023), 개그맨 (2023), 크로스 (2022), 코너맨 (2022), 비닐하우스 (2022), 시네마테크 (2021), 소리 줍는 사람 (2021), 생각하는 사람 (2020), 오늘, 우리2 (2020), 방법: 재차의 (2020), 구원 (2019), 초미의 관심사 (2019), 사회인 (2019), 나만 없어 고양이 (2019), 낙과 (2019), 팡파레 (2019), 열두 번째 용의자 (2019), 보이지 않는 오렌지에 관한 시선 (2018), 챔피언 (2018), 격한멜로 (2017), 자유로 (2017), 오제이티 (2017),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 (2017), 마음이 닿으면 (2016), 연애 (2016), 분장 (2016), 아기와 나 (2016), 혼자 (2016), 부산행 (2016), 그녀를 사랑합니다 (2015), escapin´ (2015), 술래잡기 (2015), 프란시스의 밀실 (2015), 대호 (2015), 로봇, 소리 (2015), 빅시크릿 (2014), 그 밤의 술 맛 (2014), 나의 독재자 (2014), 현기증 (2014), 우는 남자 (2014), 마리아의 부적 (2013), 예술수업 (2013), 애비 (2013), 이 별에 필요한 (2013), 레드카펫 (2013), 캐치미 (2013), 일방적 방문 (2012), 나방스파크 (2012), 가시꽃 (2012), 세계일주 (2012), 용의자 X (2012), 지렁이 남자 (2011)
수집자료
[코난][영상] 장혁, 이민정의 〈마이더스〉로 돌아오다 제작발표회 - 이민정, 장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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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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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신]장혁이 길라임을 만난다면 - 〈비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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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 음악 기록사(1919~2002) 6차 주제가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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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 음악 기록사(1919~2000) 4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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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 음악 기록사(1919~2001) 5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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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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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혁 "언젠가는 제가 쓴 시나리오로 연기 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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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혁, 김성수 감독 ‘감기’ 출연확정..4월 크랭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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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한국 영화에서 길을 잃은 한국 사람들 (22)
나는 카를 마르크스를 택하겠습니다 쑨거의 「새로운 보편성을 창조하기」(미디어버스)는 2018년 1월 28일 베이징의 인사이드-아웃 미술관에서 열린 포럼에서 발표된 원고다. 이 글에서 쑨거는 명나라 말기의 사상가 이탁오의 철학을 인용한다. 갑자기 웬 명나라? 유교남인가? 이라고 속단하진 말자. 「현자들의 평생공부법」이라는 책은 이탁오를 중국 역사상 가장 독특하고 기이한 개성의 소유자로 설명한다. 그는 유교를 거부하고 남녀평등을 주장한 이유로 감옥에 갇혔고 온갖 핍박 끝에 감옥에서 자결했다. 쑨거는 다양성, 상대주의의 시대에 보편성과 특수성이라는 문제를 어떻게 사유할 것인가, 새로운 형식의 이론을 어떻게 세울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 이탁오를 가져온다. 그에 따르면 이탁오의 중심 개념인 “진공”은 분별이라는 전제를 거부한다. “무선무적, 즉 선행도 없고, 업적도 없다.” “무인무안, 즉 타인도 없고 자아도 없다.” “무성무근, 즉 전통도 없고, 이단도 없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러한 분별이 없고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아니라, 분별이 미리 정해져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쑨거에 따르면 진공 개념은 형이상적인 추론을 바탕으로 하는 서구 이론과 달리 형이하적인 것으로 구체적인 경험 속에서 기준을 찾는 것이다. 그레이엄 하먼은 브뤼노 라투르에게 도래한 비환주의적 깨달음의 순간을 데카르트와 루소, 아비센나와 비견되는 역사적 일화로 그려낸다. “데카르트의 꿈과 난로로 데워진 그의 방, 나무 아래에서 울고 있는 루소, 아리스토텔레스에 대한 알-파라비의 주석을 읽은 후에 기도하며 가난한 사람들에게 돈을 주는 아비센나…… 1972년 말 한 비범한 청년 사상가가 부르고뉴의 고속도로를 따라 시트로엥 벤을 운전하고 있었다. … 그는 환원주의에 관한 생각에 지나치게 몰두하다 정신을 차리려고 차를 세울 수밖에 없었다. 기독교도, 가톨릭교도, 기술자, 행정가, 지식인, 부르주아, 서양인, 작가, 화가, 기호학자, 남성, 투사, 연금술사. 도로변에 앉아서 어떤 새로운 철학 원리를 꿈꾸고 있던 청년 라투르는 마침내 이 모든 환원자에게 역겨움을 느끼게 되었다.” 1) 니클라스 루만은 1987년 독일 라디오 방송에서 진행된 대담에서 지식인이라는 개념에 집요하게 반대를 표명한다. 반면 사회자인 발터 판 로숨은 끊임없이 되묻는다. “정말 자신을 지식인이라고 하지 않으실 셈인가요?” 로숨이 보기에 지식인은 주관적인 가치를 보편화하고 사회로 내보내 특정한 삶에 대한 개념이나 기준을 제시하는 사람이다. 누구도 이러한 정의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러나 루만은 벗어난다. 그는 이렇게 대답한다. “비록 모든 것이 루만의 이름으로 정리되었을지라도, 이는 그 과정에서 벌어진 것을 말하는 관찰자의 단순화로 보입니다. 그에 반해 현실에서 우리는 그 어떤 결합 자체에 얽히게 되는 지적 네트워크에 연루되었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루만에 따르면 지성은 “서로 다른 것끼리 비교할 수 있는 능력, 서로 다름 속에서 같은 부분을 가늠하는” 능력이지 보편성이나 기준이이 아니다. “저는 이렇게 정리하고 싶습니다. 어디로 갈지 아는 것, 무엇인지 아는 것, 그리고 실재에 도달할 수 있으며 다른 사람들은 그 사람을 따르거나 복종하거나 권위를 받아들여야 하는 것. 이런 것들은 이제 더 이상 우리 사회에 적합하지 않은 오래된 심성입니다. 윌리엄 제임스는 매우 아름다운 글 「인간에 있어 어떤 맹목성에 관하여」에서 이렇게 말하지요. 모두는 관찰자이고, 모두는 더 큰 예리함을 가지고 다른 이들보다 더 잘 보지만, 하나의 맹점을 필요로 한다.“ 2) 그렇다. 환원자, 기준, 보편성. 모두 구역질이 난다. 구체적인 경험, 구체적인 존재자, 맹점, 관찰자. 다 좋은 말이다. 그러나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각자의 영화 경험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길고 복잡한 이론을 세워도 해소되지 않는 뭔가가 있다. 이를테면 우리가 정말 < 범죄도시2 >가 걸작이라는 입장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지금 극장에 걸린 한국 영화들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K정연이 말했다. 그는 어느때보다 당당한 표정이었다. 숨길 것이 전혀 없다는 듯, 평생 후회라곤 해본 적 없는 사람처럼 K정연은 말했다. 제가 처음부터 마블리의 가능성을 눈치 챈거 아시죠? K정연은 언젠가 이런 날이 올 거라고 생각했단다. K정연에 따르면 이미 <범죄도시 5> 빌런에 임창정이 캐스팅됐고 6편 빌런에 장혁이 캐스팅됐다. 범죄도시 멀티버스에 장첸이랑 손석구랑 이동휘랑 임창정이랑 장혁 다 같이 나오는 거 아시죠? K정연의 말을 들으며 치킨을 먹던 강보원이 닭다리를 떨어뜨렸다. 그런 소식을 어디서 들으셨어요? K정연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트위터에서요. 행복한 K정연씨 K정연에게 정정을 요구할 내용이 있다. K정연은 한영한사 19화에서 “정지돈은 여행이 좋지만 공항에 가고, 비행기를 타고, 환승을 하고, 기다리는 시간이 싫어서 여행까지 싫어질 때가 많다”고 썼다. 사실대로 말하면 나는 여행이 싫다. 터미널에서 기다리는 시간도 싫고 불편한 의자에 앉아 옆 사람 숨냄새를 맡는 것도 싫고 숙소를 예약하고 맛집을 검색하는 것도 싫고 줄서서 미술관에 들어가는 것도 싫고 유럽 욕실의 낮은 수압도 싫고…. 하……(너무 싫음) 그러면 왜 여행을 가냐고? 여기 있는 건 더 싫기 때문이다. 내가 지금 머무르고 있는 곳에 계속 있어야만 한다는 사실은 더 싫고 그건 서울이 싫어서라기 보다(물론 싫지만) 이곳을 떠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내가 무언가를 견디지 못하는 이유는 다른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잠재적인 가능성 때문이다. 문화는 이 가능성을 부채질하고 환금화하고 의미화하고 이데올로기화한다. 그것이 좋건 나쁘건, 당신이 세상에 노출되면 노출될 수록 가능성이 많아질수록 모든 것이 불가능할 거라는 기분에 시달리는 건 그 때문이다. 이렇게 막다른 골목에 부딪치면 목적지를 잃고 빙글 빙글 공회전하는 것에, 끝없이 이동하는 것에서 안락함을 느낀다. 목적지를 잃고 무엇도 의미화하지 않고 무엇도 믿지 않으면서. 납치한 비행기의 기장에게 기름이 떨어질 때까지 허공을 선회하라고 말하는 <찌꺼기>의 주인공처럼, 길 위를 떠도는 켈리 라이카트의 인물들처럼, 떠나 온 장소와 도달할 장소 사이에 있을 때만 행복한 K정연처럼. 사실 정연씨가 이동 중에만 행복하다고 말했을 때 김기덕이 떠올랐어요. 나는 정연씨에게 말했다. 우리는 정연씨의 작업실에 있었다. 응암동이었고 책으로 가득한 방은 K정연의 오디오 시스템에서 흘러나오는 맷 버닝거의 목소리로 천천히 진동했다. 한영한사의 마지막을 기념하는 한국 영화를 보기로 했는데 뭘 봐야할지 알 수 없어서 멍하니 앉아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내가 김기덕의 이름을 꺼낸 것이다. 김기덕의 이름을 들은 K정연은 설마 아직도 이 이름을 소리내어 발음하는 인간이 있나, 설마 그의 영화를 보자는 건 아니겠지 하는 표정으로 나를 봤다. 김기덕이요? 시나리오가 안 써지면 비행기에서 글을 썼대요. 김기덕이요? 네, 김기덕이요. 내가 대답하자 K정연은 우울한 표정으로 바닥을 보며 중얼거렸다. 이코노미석이요, 비즈니스석이요? 비행기에 관한 소식은 하나 더 있다. 씨네포크에서 장 뤽 고다르 회고전을 위해 출간한 팸플릿에는 조너선 로젠봄이 New Lines Magazine에 쓴 고다르 추모글이 있다. 여기서 로젠봄은 1980년 처음 고다르를 만나 인터뷰 했을 때를 떠올린다. 그 인터뷰에서 로젠봄은 모든 인터뷰를 통틀어 가장 지혜로운 말을 들었다. 고다르는 자기 자신을 비행기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로젠봄은 그게 무슨 뜻이냐고, 스스로를 일종의 탈것으로 생각하는 거냐고 되물었다. “맞아요.” 이어지는 로젠봄의 글. “고다르의 많은 발언이 그렇듯이 나는 지금도 이 말의 진의가 무엇인지에 대해 완전히 확신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이 발언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라는 점은 보다 명백한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사실 영화나 텍스트는 우리를 어딘가로 데려가는 운송수단이라는 사실을 말한 것이며 만드는 사람의 경로는 이 운송수단을 실제로 이용하는 사람의 경로와 반드시 일치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나는 어떤 운송수단의 제작자인데, 다른 사람들은 이 운송수단을 이용해 자신들이 가고 싶은 곳으로 가는 것이다.” 역시 멋진 말이다. 여기에서 글을 끝내고 싶을 정도로 의미심장하고 열려있고.... 다들 우리가 만든 운송수단을 이용해 다음 장소로 이동하세요. 자기 만의 길을 찾아 떠나세요! 여행을 시작하세요! 하지만 나와 K정연은 여전히 답답하다. 사람들은 자신이 어디로 가고 싶은지 알까? 우리는 우리가 어디로 가고 싶은지 알 수 있을까? 우리가 보고 싶은 영화가 뭔지, 그 영화를 보는 게 정말로 좋은 일인지… 넷플릭스에서 오늘 저녁 볼 영화도 못 고르는데! 영화 따윈 보지 않아도 아무 상관 없는데 우리는 왜 사서 고생하는 것일까. 파올로 체르키 유세이Paolo Cherchi Usai는 2001년에 출간된 「시네마의 죽음The Death of Cinema」에서 시네마는 본래 자기 파괴적인 매체라고 주장한다. 본성이 화학물질인 필름은 불꽃으로 타오르지 않으면 천천히 용해될 것이다(식초증후군vinegar syndrome). 디지털 역시 엔트로피 부식과 노후화 과정을 겪는 건 마찬가지다. “영화 역사의 궁극적 목적은 그 자신의 소멸, 혹은 다른 존재로의 변형을 서술하는 것이다. 가설적 모델 이미지를 세우는 단계에서 시작해 재현했던 대상을 완전히 망각하는 단계에 이르기까지, 역사는 상상력에 의존하여 서술된다.” 3) 현대적인 최초의 VR 기기인 센소라마를 만든 헐리웃의 촬영기사 모튼 하일리그는 미래의 영화는 “더 이상 시각 예술이 아닌 의식의 예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든 종류의 감각에 대한 자료를 창조해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의식의 형태로 그 자료들을 배열시키게 될것이다.” 4) 하지만 이미 그렇게 하고 있지 않나? K정연은 새로 산 JC-2 프리앰프를 연결했다. 지돈씨 듣고 싶은 음악 있어요? 아니요. 전 조용한 게 좋아요. K정연은 프리앰프의 전원을 켜고 볼륨을 0으로 낮춘 진공관 앰프의 전원을 켰다. 그리고 조금 기다린 다음 아무 판도 올리지 않고 스타트 버튼을 눌렀다. 잠시 정적이 흘렀고 곧 치직 하는 크래클이 일었다. 우리는 나란히 앉아 음악을 들으며 영화를 봤다. *** 1) 「네트워크의 군주」, 그레이엄 하먼 지음, 김효진 옮김, 갈무리 2) 「아르키메데스와 우리: 니클라스 루만 대담집」, 김건우 옮김, 읻다 3) 「디지털 영화 미학」, 데이비드 로도윅 지음, 정헌 옮김, 커뮤니케이션북스 4) 「멀티미디어」, 랜덜 패커, 켄 조덕 엮음, 아트센터 나비 학예연구실 옮김, 나비프레스 (관련글) 1. 한국 영화에서 길을 잃은 한국 사람들 (1) , 금정연, 2021.03.19. 2. 한국 영화에서 길을 잃은 한국 사람들 (2) , 정지돈, 2021.05.07. 3. 한국 영화에서 길을 잃은 한국 사람들 (3) , 금정연, 2021.06.11. 4. 한국 영화에서 길을 잃은 한국 사람들 (4) , 정지돈, 2021.07.03. 5. 한국 영화에서 길을 잃은 한국 사람들 (5), 금정연, 2021.08.06. 6. 한국 영화에서 길을 잃은 한국 사람들 (6), 정지돈, 2021.08.31. 7. 한국 영화에서 길을 잃은 한국 사람들 (7) , 금정연, 2021.10.08. 8. 한국 영화에서 길을 잃은 한국 사람들 (8) , 정지돈, 2021.11.05. 9. 한국 영화에서 길을 잃은 한국 사람들 (9) , 금정연, 2021.12.03. 10. 한국 영화에서 길을 잃은 한국 사람들 (10) , 정지돈, 2021.12.31. 11. 한국 영화에서 길을 잃은 한국 사람들 (11) , 금정연, 2022.03.02. 12. 한국 영화에서 길을 잃은 한국 사람들 (12) , 정지돈, 2022.03.30. 13. 한국 영화에서 길을 잃은 한국 사람들 (13) , 금정연, 2022.05.11. 14. 한국 영화에서 길을 잃은 한국 사람들 (14) , 정지돈, 2022.06.10. 15. 한국 영화에서 길을 잃은 한국 사람들 (15) , 금정연, 2022.07.08. 16. 한국 영화에서 길을 잃은 한국 사람들 (16) , 정지돈, 2022.08.03. 17. 한국 영화에서 길을 잃은 한국 사람들 (17) , 금정연, 2022.08.31. 18. 한국 영화에서 길을 잃은 한국 사람들 (18) , 정지돈, 2022.10.14. 19. 한국 영화에서 길을 잃은 한국 사람들 (19) , 금정연, 2022.11.11. 20. 한국 영화에서 길을 잃은 한국 사람들 (20) , 금정연, 2022.12.07. 21. 한국 영화에서 길을 잃은 한국 사람들 (21) , 정지돈, 2022.12.15. 22. 한국 영화에서 길을 잃은 한국 사람들 (22) , 정지돈, 2022.12.30.
[월간스크린]무림 학원 전설: <화산고> (김태균, 2001)
2001년 | 싸이더스 감독: 김태균 | 원작: 서동헌 | 각본: 서동헌 정안철 허균 박헌수 김태균 | 제작: 차승재 | 촬영: 최영택 | 미술: 장근영 김경희 | 음악: 박영 | 특수효과: 정도안 | 무술감독: 이응준 | 시각효과: 장성호 CAST 김경수: 장혁 | 유채이: 신민아 | 장량: 김수로 | 송학림: 권상우 | 소요선: 공효진 | 마방진: 허준호 | 교감: 변희봉 | 요마: 차시은 2000년대 초 한국영화의 화두 중 하나는 컴퓨터 그래픽이었습니다. 그 역사는 채 10년도 되지 않았지만 적잖은 기술적 축적이 있었고, 테크놀로지가 제대로 구현될 수 있는 콘텐츠만 만나면 폭발력을 지닐 듯했습니다. < 화산고 >(2001, 김태균)는 그 첫 시도입니다. 이후 < 해운대 >(2009, 윤제균 )이나 최근 < 신과 함께 > 시리즈(2018~2019, 김용화 ) 등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블록버스터의 시작은 <화산고>였던 셈이죠. 무협 액션과 컴퓨터 그래픽을 결합한 이 영화는 어쩌면 반 걸음 정도는 앞서 간 실험이었는데요, 개봉 당시엔 기대만큼 반응을 얻지 못했지만 월드 마켓에서 마니아 층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현장 공개는 6월 말, 어느 여름 밤에 이뤄졌습니다. 장소는 전라남도 고흥군에 있는 ‘도양’이라는 곳이었는데요, 지금은 도로 사정이 나아져서 서울에서 5시간 정도 걸리지만 당시엔 장장 7시간을 가야 했던 곳입니다. 소록도로 가는 배가 떠나는 부두 근처에 있는 어느 폐교에 세워진 야외 세트는 장관이었는데요, 전국을 뒤지며 1,000개에 달하는 폐교를 둘러본 끝에 헌팅한 장소입니다. 운동장 양 끝엔 거대한 조명탑이 있고, 그곳엔 ‘火山’ ‘武’ 같은 한자가 새겨진 붉은 휘장이 걸려 있습니다. 살수차는 지하수를 끌어 올려 폭우를 만들어내고, 카메라는 크레인에 올라가 있었으며, 무술 팀은 끊임없이 와이어를 잡아당기던 분주한 밤 현장이었습니다. 이날 촬영은 영화의 클라이맥스인, 수학 교사 마방진(허준호)과 주인공 경수(장혁)의 대결이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와이어 액션이었는데요, 마방진의 가격에 경수가 하늘로 치솟는 장면 때문이었죠. 허리에 와이어를 매단 경수의 몸이 한 순간에 갑자기 솟구치는 장면을 위해, 카메라 밖에선 무술 팀(이른바 ‘땡김이’)이 정확한 타이밍에 맞춰 와이어를 잡아 당깁니다. 10번 넘는 테이크 만에 OK 사인이 났는데요, 카메라 앵글을 바꿔서 그 장면을 반복합니다. 그때마다 장혁은 바닥에 내동댕이쳐져야 했고요. 마치 <매트릭스>의 한 장면 같습니다. 12개의 살수구에서 물줄기가 쏟아지면 ‘우중 액션’이 시작됩니다. 어릴 적 우연하게 뇌전벽력을 맞아 극강투기를 가지게 된 경수. 그는 여덟 번 퇴학을 맞고 아홉 번째 전학으로 화산고에 옵니다. 영화 < 짱 >(1998, 양윤호 ), 드라마 <학교>(1999)로 고등학생 이미지가 강했던 장혁에게 <화산고>는 어쩌면 운명적인 캐릭터였을지도 모릅니다. 마방진 역의 허준호. ‘빌런’ 캐릭터로 허준호만큼 다크 포스를 내뿜는 배우도 많지 않을 겁니다. <화산고>에서도 경수를 압도하는 엄청난 힘을 보여줍니다. 장혁은 경수를 “바보스럽지만 바보는 아닌” 캐릭터로 설정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느낌을 만들어내는 게 정말 힘들었다고 하네요. 그리고 11개월 동안 이어진 촬영은 당시 20대 초반이었던 신인급 배우에게 결코 쉽지 않았는데요, 촬영이 끝났을 땐 마치 학교를 졸업하는 기분이 들었다고 합니다. <화산고> 현장에서 와이어는 장혁에겐 마치 신체의 일부와도 같았습니다. 거의 항상 몸에 달려 있었으니까요. 거친 액션을 소화하느라 온몸에 멍이 들었고, 일곱 번 기절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나중엔 너무 익숙해져서, 와이어에 매달린 상태에서 자장면을 먹을 정도가 되었다네요. 1997년 어느 공모전에 출품된 시나리오가 하나 있었습니다. <화산고>였죠. 당선되진 않았지만 그 시나리오를 재밌게 읽었던 김태균 감독은 원작자 서동헌에게 영화화 제안을 했는데요, 처음엔 직접 연출할 생각은 아니었다고 하네요. 이후 < 키스할까요? >(1998)을 마친 후 불현듯 <화산고> 시나리오가 떠올라 친구인 싸이더스의 차승재 대표에게 제안했고, 2년에 걸쳐 <화산고>를 만들게 됩니다. 촬영에 11개월, 후반작업에 6개월. 당시 한국영화로선 파격적인 제작 일정이었죠. <화산고>의 클라이맥스 액션 신은 마치 서부극을 연상시킵니다. 김태균 감독은 이 대목에 대해 “총과 총의 대결이 아니라 물 싸움으로 변형”시켰다고 설명합니다. <화산고>는 제작 노하우에서 그 어떤 참고 자료도 없었던 영화입니다. 의도적인 이유도 있습니다. 와이어 액션을 위해 홍콩 액션 팀을 불러올 수도 있었지만, 컴퓨터 그래픽을 해외 업체에 맡길 수도 있었지만, 모두 국내 인력을 통해 해결했습니다. 그래야 뭔가 쌓인다는 판단 때문이었는데요, 그러다 보니 제작비와 일정이 늘어났죠. “아무도 이렇게 긴 시간 동안 영화 작업을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무지막지한 괴로움을 겪었어요. 과연 이 영화를 끝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했죠.” 김태균 감독의 말입니다. 김태균 감독은 <화산고>를 “근사함과 망가짐이 공존하는 영화”로 만들고 싶었다고 합니다. 아주 촌스러운 구석도 있고, 만화적인 톤도 있지만, 근사한 비주얼과 스펙터클이 결합된 영화. 그런 면에서 <화산고>는 거대하면서도 무모하고 한편으론 용기 있는 시도였습니다.
[월간스크린]잃어버린 기억을 찾아서: <마들렌>(박광춘, 2002)
2003년 | 프리시네마 감독: 박광춘 | 각본: 설준석 | 각색: 박광춘 김은정 | 제작: 서우식 | 촬영: 김영철 | 미술: 오상만 이미지 | 음악: 미하엘 슈타우다허 CAST 강지석: 조인성 | 이희진: 신민아 | 이유정: 강래연 | 홍성혜: 박정아 | 심만호: 김수로 | 준호: 하정우(김성훈) 이른바 ‘스타의 리즈 시절’을 만나는 건 조금은 설레는 일입니다. 그들의 풋풋한 모습 때문이죠. <마들렌>은 조인성과 신민아의 20대 초반 시절을 만날 수 있는 영화입니다. 지금은 배우로서 확고한 자리를 잡은 30대 배우가 되었지만, 이 영화를 촬영하던 2002년에 조인성은 22살, 신민아는 19살이었습니다. 그들에겐 모두 두 번째 영화였고요. 말 그대로 ‘풋풋한’ 시절의 로맨스 영화였던 셈이죠. 현장 공개는 2002년 8월, 여름 밤이었습니다. 지석(조인성)과 희진(신민아)이 함께 마들렌을 나눠 먹는 장면이죠. 작가 지망생인 지석은 신문 배달을 하는데요, 연인인 희진은 새벽 길을 동행합니다. 지석이 새벽에 항상 마주치는 사람은 우유 배달을 하는 만호(김수로)입니다. 제빵 기술을 배우는 만호는 매일 자신이 만든 빵을 지석에게 주는데요, 그날엔 우연찮게 희진도 새벽의 ‘시식회’에 참여하게 된 것이죠. 촬영 장소는 이화동이었습니다. 옛 동네의 정취를 담고 있는 이곳은 작은 골목과 집들로 빼곡한 장소죠. 그리고 동숭교라는 소박한 느낌의 다리가 있습니다. 촬영은 바로 그 다리 위에서 이뤄졌습니다. 당돌한 희진은 처음 만난 만호에게, 흰 우유를 딸기 우유로 바꿔달라고 합니다. 그렇게 세 사람은 조촐하게 마들렌 파티를 하는데요, 이때 지석은 문학도답게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그 소설은 주인공이 어린 시절을 기억하면서 시작되거든요. 그 기억의 계기가 되는 게 바로 이 ‘마들렌’이에요.” 약간은 문어체 스타일의 대사였는데요, 의외로 소화하기 힘든 대목이었고, 열 번 정도 테이크를 간 후에 OK 사인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 대사가 끝난 후에, 세 사람은 마들렌을 먹을 수 있었고요. <마들렌>은 < 퇴마록 >(1998)으로 데뷔한 박광춘 감독의 두 번째 영화입니다. 전작과는 너무나 성격이 다른 작품이었는데요, 그럼에도 <마들렌>에 삽입된 귀여운 컴퓨터그래픽 장면들은 감독 특유의 비주얼을 보여주었습니다. 늦은 시간이었지만 사인을 해 달라며 동네 아이들이 조인성에게 몰려 왔습니다. 조인성은 짬 날 때마다 아이들에게 모두 사인을 해주었고요. 당시 조인성은 시트콤과 드라마를 통해 각광 받던 ‘라이징 스타’였습니다. 첫 영화는 장혁 과 공연했던 프루트 챈 감독의 < 화장실 어디에요? >(2002)였는데요 거의 알려지지 않았고, 그에게 <마들렌>은 본격적인 데뷔작 같은 작품이었죠. 지석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조용하면서 자기 심지도 있고, 다른 사람 배려할 줄도 아는”, 매력적이면서도 배울 점이 많은 캐릭터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장에서 가장 강렬한 비주얼은 두 배우의 ‘기럭지’였습니다. 조인성은 187센티미터이고, 당시 신민아는 170센티미터 이상이었는데 계속 자라고 있었죠. 두 사람은 같은 소속사(싸이더스HQ)의 절친이었는데요, 연기할 때 장단점이 있었다고 합니다. 장점은 서로를 잘 알기 때문에 소통이 잘 된다는 점이었고요, 단점은 개인적으로 너무 친해서 막 연애를 시작한 연인들의 설레는 느낌을 표현하는 게 조금은 어색했다는 거죠. 카메라를 잡은 김영철 촬영감독은 < 강원도의 힘 >( 홍상수 , 1998) < 정사 >( 이재용 , 1998) < 파이란 >( 송해성 , 2001) 등으로 실력을 인정받았고 <마들렌>에서 박광춘 감독과 만났습니다(카메라 아래 안경 쓴 사람). 이날은 밤샘 촬영이었는데요, 집중력을 잃지 않고 인상적인 장면을 만들어냈습니다. 이날 현장엔 유독 동네 아이들이 많이 몰려 왔습니다. 카메라에 걸리지 않는 곳에 앉아 현장을 구경하고 있습니다. 신민아는 < 화산고 >( 김태균 , 2001)에 이어 <마들렌>이 두 번째 영화였습니다. <화산고>의 유채이보다 <마들렌>의 희진은, 신민아의 실제 성격이 훨씬 많이 반영된 캐릭터였는데요, 촬영을 마치고 “평생에 단 한 번 쯤은 이렇게 솔직한 사랑을 해보고 싶다”는 소감을 말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조인성에게 <마들렌>은 처음으로 현장에서 집중력을 가지고 연기에 대해 고민했던 영화였습니다. “<마들렌>은 사랑하는 사람들이 서로 닮아가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예요. 슬프거나 박장대소하는 영화는 아니지만, 은근하게 다가오는 영화죠.” 멀리서 본 촬영 장소의 풍경과 부근 동네의 고즈넉한 모습입니다. 이미지 디지털화 지원 NA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