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eep 통합검색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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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정보
수집자료
Deep Purple: In Concert with the London Symphony Orches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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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wcfree](Adele) Rolling In The Deep - Sungha 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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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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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AN FROM THE DEEP RIVER(정글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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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etama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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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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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eep End of the Ocean (사랑이 지나간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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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
- 연주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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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ply Red: The Deep Red Mix, The Bloody Mary Mix
- 매체유형
- L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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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54
THE DEEP PURPLE SINGLES-A'S & B'S
- 매체유형
- CCT 콤팩트카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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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UT RUNS DE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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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날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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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단지
사랑이 지나간 자리(DEEP END OF THE OC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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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도자료
워터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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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단지
THE DEEP END OF THE OC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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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EEP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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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헌보존실
DEEP IN THE WOO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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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헌보존실
Exploring the De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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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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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도서관(상암), 대구분원이관(2024)
Deep gam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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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춤추는 괴수, 1967의 '트위스트' 용가리
< 대괴수 용가리 >(1967)는 한국영화에서 거의 처음으로 우주적 시점이라고 할만한 것을 보여준다(정확히 말하자면 <대괴수 용가리>가 등장하던 그해 동시도착한 < 우주괴인 왕마귀 >와 함께). 검은 화면에 반짝이는 별, 카메라의 긴 패닝, 이윽고 보이는 푸른 별 지구. 이곳은 우주이다. 곧이어 정체불명의 대규모 폭발을 조사하기 위해 신혼여행지에서 차출된 우주비행사 광남이 지구에 대한 조망 속에서 사건의 발생 장소(핵실험이 일어난 장소)를 정확히 찾아내고, 버섯구름과 그것이 불러일으킨 거대한 지면의 균열을 목격한다. 한편 이 균열에서 시작된 움직이는 지진, 괴지진의 발생지점과 이동경로는 서울에 차려진 괴지진대책본부의 대륙 지도에 투명하게 드러난다(이 지도는 한쪽 면을 가득 채운 유리에 그려져 있다). 중국 서북부(영화에 명시되기는 오비리아라는 가상의 대륙)에서 발생한 괴지진은 황해도를 지나 시시각각 남하해오고, 휴전선 부근에서 솟아나 판문점을 부순다. 괴지진의 정체가 밝혀진다. 용가리의 현현. 이윽고 용가리는 인왕산에 우뚝 솟아 전모를 드러내고 중앙청과 서울시민회관, 서울시청과 남산에 이르는 서울의 중심부를 초토화시키고 급기야 한강다리를 파괴한다. <대괴수 용가리>의 이 지정학적 상상력은 이 영화를 한국전쟁과 그 결과 형성된 이 분단국가의 강렬한 냉전적 상상력의 우화로서 읽게 만들기에 충분해 보인다. “6.25 전쟁 때 북한군 침공의 육로 코스 그대로” 1) 를 밟고 있는 용가리는 이를테면 “괴수 김일성”과 유사해 보인다. 2) 1967년의 시점에 중국 서북부에서(이 지역은 중국이 1964년과 67년에 원폭과 수폭실험을 행하고 있는 장소이다) 발생하여 거듭되는 남하를 거쳐 판문점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서울을 파괴하는 괴수라니! 그런데 이 괴수는 한국영화사 안에서 예외적 형상이지만, 피폭괴수물이라고 할 수 있을 일종의 ‘공통’ 장르의 소산이기도 하다. 만약 이 공통 장르라는 관점에서 이 영화를 본다면, 용가리라는 형상이 지닌 공통성과 특수성은 무엇이며 그것은 각각 어떤 것을 의미하는 걸까? 잘 알려져 있다시피 <대괴수 용가리>는 동시기의 일본 괴수영화 <대괴수 가메라>(1965)로부터 포맷과 기술을 빌려왔다. <대괴수 가메라>는 당시 도호의 고지라 시리즈에 대항하여 다이에이가 시도했던 괴수영화였다. 고지라 시리즈의 1960년대적 전회에 발맞춰 보다 아동친화적인 성격을 띄고 있던 이 시리즈는 대성공을 거두었고, 1960년대 중후반 다이에이의 달러박스로 기능하였다. 오해하지 말 것. 나는 지금 <대괴수 용가리>가 일본 괴수영화의 일종의 아류작이라고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 영향관계가 보여주는 바는 피폭괴수물이라는 장르에 내재된 공통성에 다름 아니다. 참고로 말하자면 <대괴수 용가리>는 당시 일반적인 한국영화보다 훨씬 고가로 해외시장에 팔렸으며, 일본을 거쳐 이런 류의 B급 영화들을 만들어내고 배급한 대표적인 프로덕션 중 하나였던 AIP(American International Pictures) 배급으로 1969년이라는 빠른 시기에 미국의 지역 방송국 채널에서 방영되었다. Yongary, Monster from the Deep 이라는 제목으로 공개된 이 영어 버전은 현재 남아있는 <대괴수 용가리>의 유일한 완전판이기도 하다. 과연, 1950, 60년대 미국과 일본의 흥행장에는 방사능 피폭괴수라고 할만한 것들이 범람하고 있었다. 이 영화들은 지독히도 닮은 패턴을 고집하는데 시작은 항상 동일하다. 지구 어디선가 핵실험이 있고 방사능에 피폭된 거대 생명체가 등장한다. 이를테면 거대한 개미떼(<뎀! Them!>(1954)), 거대한 독거미(<타란튤라 Tarantula>(1955)), 거대한 문어(<놈은 바닷속으로부터 왔다 It Came from beneath the Sea>), 거대한 메뚜기(<비기닝 오브 디 엔드 Beginning of the End>(1957)), 거대한 파충류 등등. 이 괴수들은 한결같이 도시로 향하고, 그들의 습격으로 도시는 초토화된다. 이런 식의 피폭 괴수영화의 시작은 1953년 레이 해리하우젠의 스톱모션으로 완성된 거대 공룡 리도사우르스가 등장하는 < 심해로부터 온 괴물 The Beast From 20000 Fathoms>이었다. 이 영화의 성공은 곧 무수한 피폭 뮤턴트들을 양산해내는 기폭제가 되었다. 그리고 잘 알려져 있다시피, 이 괴수들 중 가장 성공적이고 지속적이며 국제적인 성공을 거두어낸 것은 일본의 <고지라 ゴジラ>(1954)였다. 2016년의 <신 고지라>에 이르기까지 28편의 시리즈를 낳은 이 영화는 모스라, 가메라, 라돈, 킹기도라 등의 수많은 일본산 괴수들이 출몰하게 될 특촬영화라는 하나의 장르를 만들어냈다. <고지라>의 성공은 일본 내에서 끝나지 않았다. 이 영화의 영어 편집 버전은 미국과 유럽에서 또한 흥행에 성공했으며, 그 여파는 1960년대까지 이어졌다. <고지라> 이후 일본 괴수영화는 미국과 유럽에서 가장 잘 팔리는 일본영화가 되었고, 고지라는 서구에서 성공한 일본산 서브컬처의 첫 번째 ‘캐릭터’가 되었다. 이 장르의 역사를 상기해보건데, <대괴수 용가리>라는 피폭괴수물은 약간의 지체를 두고 이곳에 도착한 것으로 보인다. 이 영화가 등장하던 당시 미국의 피폭괴수물은 이미 그 장르적 사이클을 소진했다. 일본의 경우 ‘고지라’ 시리즈는 1960년대 이후 극적인 성격전환을 거쳤다. 무시무시한 파괴의 괴수 고지라는 <킹콩 대 고지라 キングコング対ゴジラ>(1962)에서 외래의 것(킹콩)에 대항하는 내셔널한 것으로서 자리매김되었으며(고지라는 일본 국회의사당 꼭대기에서 미녀를 희롱하는 킹콩과 맞서 싸운다), <3대괴수 지구최대의 결전 三大怪獣 地球最大の決戦>(1964)에 이르러서는 우주 최강의 괴수 킹키도라에 맞서 지구를 구하는 정의의 사도, 아이들의 ‘친구’로 변모하였다. 이 피폭 괴수영화들이 1945년 이후 핵이 초래한 ‘불안의 시대’의 산물이라는 것은 자명해 보인다. 이 영화들의 등장 이전까지 유일한 괴수영화였던 <킹콩>(1932)이 원시의 섬에서 온 거대 유인원이 뉴욕을 초토화시킴으로써 제국-문명-도시가 식민지-야만-원시에 대해 갖는 공포와 불안을 상징화하는 것이었다면, 1950년대산 피폭괴수 영화들은 핵의 공포를 시각화한다. 이들은 바다 혹은 강 위로, 사막에서, 산꼭대기에서 불현듯 나타나는데, 이 급작스러운 출현이야말로 핵의 위협의 편재성(omnipresence)에 관한 시각적 대응이라고 할 만하다. 동시에 이 괴수가 각각의 개별국가의 영토 내로 들어와서 구체적인 장소를 점유할 때 그 장소의 역사성과 현재성이 불현 활성화된다. 이를테면 제국, 식민지, 전쟁, 냉전의 현재. 종종 이 영화들에 관한 해석이 개별국가의 역사적 상흔과 관련될 수밖에 없는 것은 바로 여기에서 기인한다. 이를테면 <고지라>에 관한 비평들에서 고지라가 전전의 공습(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원자폭탄 폭격까지를 포함하여)을 감행하는 미군이자 그곳에서 죽어간 수많은 ‘전쟁의 사자’들의 망령으로 해석되고 있는 것은 장소의 역사성이 이 폐허의 풍경 위에 과거와 현재라는 두 개의 시간대를 겹쳐놓기 때문이다. 고지라와 용가리가 미국의 피폭괴수에 비해 훨씬 더 역사적 기억의 활성화와 관련되어 있는 것은 간단히 말해 도쿄와 서울이라는 장소가 전쟁의 장소였기 때문에 그러하다. 이를테면 <심해에서 온 괴물>의 리도사우르스가 뉴욕을 공격할 때, 그 풍경은 어디까지나 미래시제의 일에 불과하지만(미국 본토에서 전쟁은 없었다는 점을 상기하자), 폐허가 된 도쿄와 서울의 풍경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동시에 불러온다. 따라서 이 일본과 한국의 괴수들이 역사적 기억 자체가 가지고 있는 훨씬 더 다의적인 복잡성과 연결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게다. 피폭괴수는 두 개의 테크놀로지컬한 계보를 가지고 있다. 미국의 괴수들이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졌다면(리도사우르스로부터 시작되는 저 수많은 피폭괴수들의 위대한 창조자는 레이 해리하우젠이다. 그는 <킹콩>의 창조자 윌리스 오브라이언의 수제자였다) 일본의 경우, 모형을 만들고 이를 사람이 뒤집어씀으로써 해결하는 방식, 즉 수트형 괴수로 이를 구현하고자 했다. <고지라>의 제작자들이 대규모 자본의 노동집약적 산물인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을 포기하고 수트형 괴수로 전환 가능했던 이유는 일본에, 특히 <고지라>를 만들어내고 있는 영화사 도호(東宝)에 축소된 공간 및 사물의 구현, 즉 미니어처와 이것들의 정교한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조정 기술의 풍부한 집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1941년 진주만 공습 이후 일본 전쟁 프로파간다가 해군의 대규모 공중전 재현으로 넘어갔을 때 이를 가능케 한 것은 바로 미니어처와 조정 기술이었다. 1942년 진주만 공격 1주년을 기념해서 만들어진 <하와이 말레 해전 ハワイ・マレー沖海戦>은 이 기술의 놀라운 성과를 유감없이 과시하였다. 1500평방미터의 수영장에 6백분의 1의 미니어처를 통해 재현된 진주만 공습은 전전 일본 최대의 공중 스펙터클을 선사했으며, 대동아공영권 최대의 히트작이 되었다. 이 실제를 방불케하는 스펙터클을 창조해내는 데 지대한 역할을 한 것은 이후 고지라의 창조자가 될 츠부라야 에이지(円谷英二)를 필두로 한 도호의 특수촬영 기술진들이었다. 전전 일본 해군 프로파간다 영화의 기술적 역량 속에서 만들어진 <고지라>는 미니어처에 기반한 ‘리얼’한 공간을 창출하는데 성공함으로써 괴수의 무시무시한 난동을 실감나게 그릴 수 있었다. 이 순간에 발명된 수트형 괴수와 미니어처 촬영은 일본 피폭괴수와 미국 피폭괴수를 결정적으로 차이지운 핵심 표상이라고 할만한 것을 만들어낸 것으로 보인다. 스톱모션의 움직임은 수트형 괴수, 인간의 동작이 배어나올 수밖에 없는 고지라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에 비해 간헐적이고 단속적이며 부자연스럽다. 유인원(킹콩)에서 파충류(리도사우르스)로의 이동이 낳은 지평, 그 형상이 보유하는 인간으로부터의 거리만큼 더 배타적인 타자성의 영역으로 이동해간 이 형상의 ‘낯섬’은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의 인간적 움직임과의 거리에 의해 배가된다. 킹콩의 직접적인 후예로서 리도사우르스는 비록 단독의 거대괴수이지만 그 타자성의 측면에서 보자면 여타의 군집 괴수들, 이를테면 개미, 거미, 메뚜기 등과 그리 다르지 않다. 또 일본 특촬 괴수들의 눈동자가 강조된 눈은 이들로부터 어떤 ‘감정적’인 것을 유추하도록 만든다. 종종 그들은 화를 내거나 두려워하거나 슬퍼하거나 당황하는 것처럼 보인다. 아마도 이 인간적인 특징이야말로 고지라에게 그토록 다양한 의미가 부여되는 이유일 것이다. 그것은 미국영화의 괴수들처럼 명백한 타자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인간적’이어서 관객인 우리는 그들이 결국 인간에 의해 제거되는 순간에, 그리하여 드디어 재난이 수습되고 안정이 찾아오는 순간에 안도하지만, 동시에 통쾌함보다는 마음이 상함을 느낀다. 고지라는 공포의 대상이지만, 또한 연민과 동정, 심지어 희망의 대상이다.(야마네 박사는 피폭을 ‘견뎌낸’ 고지라를 연구함으로써 ‘인류’의 미래에 공헌할 수 있지 않은가라고 짧은 희망을 피력한다). 고지라의 형상으로부터 유래된 이 양가성은 정확히 1950년대 핵을 둘러싼 강력한 프로파간다, 파괴와 절멸의 무기로서의 핵과 평화와 번영으로서의 핵이라는 저 가상적 분할선을 반영한다. 1950년대 중반 이후 미국 대통령 아이젠하워의 언명 ‘평화를 위한 핵’이라는 가상은 아마도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프로파간다일 것이다. 그것은 핵 유토피아라고 할만한 것을 만들어내면서 욕망에 어필하였다. 아마도 이 지점이야말로 1960년대 이후 원전을 중심으로 한 미국의 군산복합체가 완성되는 것과 맞물려 미국의 파괴로서의 피폭괴수가 사라진 이후에도 일본 피폭괴수가 계속해서 모습을 드러낼 수 있었던 이유일 것이다. 원전국가 일본으로의 이동 속에서 특촬 괴수들은 점점 더 인간적 형질이 배가되어갔다. 심지어 이들은 가족을 건사하고(미니라), 아이를 구하고(가메라), 지구를 지킨다(고지라).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1967년의 <대괴수 용가리>는 이 순간 도달한 한국에서의 핵의 관점을 그야말로 ‘총체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피폭괴수의 계보 속에서 무기로서의 핵의 파괴성을 일별하는 한편, 그럼에도 그것이 능히 조절가능하다는 믿음을 설파한다. 과학입국을 선언한 한국의 어린 남자아이는 빛이 나오는 기구로 용가리를 춤추게 한다. 트위스트풍으로 편곡된 아리랑에 맞춰. 그리고 이 믿음 위에서 알다시피 이제 곧 한국 역시 원전국가로 이동해갔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한국은 풍요와 번영의 핵 이미지를 그 어떤 의심도 없이 수용하였다. 조절가능한 핵, 춤추는 용가리에 대한 믿음은 이곳에서 여전히 유효한 것 같다. 비록 1979년 스리마일섬에서, 1986년 체르노빌에서, 2011년 후쿠시마에서 파괴와 죽음의 무기/풍요와 번영의 에너지로서의 핵 사이를 긋고 있는 이 분할선이 핵 그 자체 안에서 이미 분할불가능한 것임이 그토록 파괴적으로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 1) 이영미, 『광장의 노래는 세상을 어떻게 바꾸는가』, 인물과사상사, 2018, 119쪽. 2) 김소영, 『근대성의 유령』, 씨앗을 뿌리는 사람, 2000, 27-28쪽. (관련글) 1. 비행기의 시선, 무정한 시선 - 2021.04.30. 2. 액션영화의 한 기원, 안중근과 무협 - 2021.05.31. 3. '외팔이'의 도래, 1960년대 후반의 무협붐 - 2021.06.30. 4. 태권도 영화- 챠리 셀과 바비 김, 이국적 이름들의 행렬에 관하여 - 2021.07.23. 5. 이소룡적 신체 - 2021.08.24. 6. 김두한과 협객물, 유신 시대의 가장 안전한 쾌락 - 2021.10.01. 7. 브루스플로이테이션과 한국영화 - 2021.11.01. 8. 춤추는 괴수, 1967의 '트위스트' 용가리 - 2021.12.02. 9. 우리는 왜 그때... - 2021.12.24. 10. 용팔이, 1970년대의 과잉과 잉여 - 2022.02.24. 11. 1970년대식 섹스와 폭력, 여감방 영화와 <여수 407호> - 2022.03.22. 12. <삼국대협>, '트랜스내셔널한 어떤 고립에 대하여 - 2022.04.20. 13. '빈곤한 이미지'의 여행- <정도>/<당수태권도>와 <변증법은 벽돌을 깰 수 있는가> - 2022.05.30.
[한국영화걸작선]망종(芒種)
장률 감독의 영화 중 재중 동포의 디아스포라 문제를 가장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는 영화는 < 망종 >인데 거기서 최순희는 아들 창호에게 “너는 조선족 새끼다. 조선말을 알아야지”라고 말하면서 말을 가르친다. 창호는 ㅁ, ㅂ, ㅊ을 ‘므브츠’라고 발음하면서 조선어를 학습하는데, 별로 내켜 하지는 않아 하면서 TV를 사달라고 조른다. 최순희는 남편이 사람을 죽여 감옥살이를 하고 있는 관계로 고향을 떠나 북경 근처 공장 지대, 기차 길 옆 버려진 집에 성매매 여성들과 이웃해 살면서 김치 행상을 하며 생계를 이어 나간다. ‘조선포채’라고 쓰인 자전거를 끌고 다니며 행상을 하는 그녀의 모습은 어김없는 중국 소수민족 중의 하나인 조선인이다. 그녀는 허가증이 없어 경찰에게 자전거와 김치를 모두 빼앗기기도 하면서 힘들게 살아간다. 이런 최순희에게 김치를 사러 오는 남자들은 이러저러한 호의를 베풀거나 그녀의 육체를 요구한다. 김치를 사러 오던 경찰은 음식 판매 허가증을 내주고, 조선족 자동차 기술자 김 씨는 그녀를 노래방에 데리고 간다. 또 아들이 유리창을 깨어 사과 차 찾아갔던 이웃집 남자는 김치 납품을 주선하겠다면서 자신과의 육체적 거래를 요구한다. 이러한 와중에 최순희가 어느 정도 마음을 여는 것은 조선족 남자 김 씨다. 처음 김 씨가 김치를 사러 왔을 때 최순희는 그의 조선어에 반응하지 않고 중국어로 말한다. 김 씨는 최순희가 담배를 꺼내 물자 조선 여자가 웬 담배냐며 질책하듯 말하다가 괜한 간섭을 했다고 말을 거둔다. 이후 김 씨가 김치를 사러 다시 오자 최순희는 “뭐 사겠습니까?”라고 조선어로 묻는다. 그가 배추김치를 사자, 다른 김치를 덤으로 얻어 준다. 그러고 나서 최순희는 공안들에게 김치와 자전거를 빼앗긴다. 혼자 길을 걸어가던 최순희를 발견한 김 씨는 그녀를 자신의 자전거에 태우고 가 저녁을 먹고 이야기를 나눈다. 그는 그녀의 배경을 궁금해한다. 하지만 그녀가 입을 열지 않자, 이곳은 조선 사람 보기 힘든 곳인데 조선 사람끼리 터놓고 이야기하자고 권유한다. 다음과 같은 대화가 이어진다. “그래 남편은?” “사람 죽였어요.” “뭣 때문에?” “돈 때문에” “그래서?” “벌 받았지요.” 이후 김 씨는 최순희의 집을 찾아가 잠자리를 함께한다. 최순희와 이웃해 사는 성매매 여성들은 김 씨가 질이 좋지 않은 사람이라고 만류하지만 “나도 그리 좋은 여자는 아니지.”라고 대꾸한다. 김 씨의 부인이 경찰들을 데리고 오자 김 씨는 최순희가 매춘을 한 것이고, 자신이 돈을 주었다는 거짓 정보를 부인에게 흘린다. 경찰은 최순희에게 김치 파는 여자가 몸도 판다는 비방을 한다. 최순희는 경찰에 끌려가서 자신의 신상명세를 털어놓는다. 길림성 연길시에서 살던 조선족이며 32세다. 이후 자신의 김치를 사주며 호의를 보이던 왕 경관에게 바로 경찰서에서 성폭행을 당하고, 아들을 잃는다. 왕 경관의 약혼녀가 그들 결혼식 연회 음식으로 김치를 부탁하자, 최순희는 김치에 쥐약을 섞어 버무린 후 배달한다. 결혼식장으로 많은 앰뷸런스들이 도착하고 최순희는 집을 나와 기차 길을 건너 보리밭을 향해 걸어간다. 조선족의 기표인 김치는 여기서 일종의 카타스트로프, 재앙의 기호로 바뀐다. 김치는 쥐약과 인접한 죽음의 기호가 된다. 영화의 이러한 결말에 다다르기까지 최순희의 김치는 여러 것들과 치환되는 은유이자, 그 이전 7위안의 돈과 교환되는 물물이었다. 영화가 그려내는 일상은 많은 부분, 김치를 담그기 위해 무를 손질하고 배추를 씻는 그녀의 노동의 과정이 차지하고 있다. 이 영화는 중국의 조선족이 구성하는 기호적 공간의 미장센을 김치 만들기와 그렇게 만들어진 김치가 팔리고 빼앗기고 또 다른 용도로 사용되는 과정을 따라간다. 김치 파는 사람이 몸도 판다는 조롱과 질타는 남편의 범죄로 조선족이 주로 살고 있는 길림성 연길 시에서 북경 근처의 산업 지역으로 이주했고 가부장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조선족 여자가 무엇을 매매해야 하는가를 드러내는 부분이다. 조선족 남자에게 배신당하고 경찰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풀려난 후, 그녀는 창호가 조선어를 연습하는 것을 보고 연습장을 찢으면서 공부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창호의 죽음 후 그녀는 김치를 독극물로 바꾸어버린다. 장률 감독은 인터뷰에서 김치와 조선족의 관계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정성일: < 망종 >은 김치를 파는 32살 조선족 최순희의 이야기다. 중국 사람들에게 김치란 어떤 음식인가. 별미로 찾아 먹을 수도 있겠지만, 마지막 장면에서 결혼식에 김치를 가져다 달라고 하는데, 전통적인 의례인 결혼식에 김치를 올리는 것이 한국인에겐 굉장히 낯설다. 이 영화에서 조선족 최순희가 다른 걸 팔 수도 있었을 텐데, 김치를 팔 때 어떤 울림을 가질 것이라고 생각했나. 장률 : 중국에 200만 명의 동포가 살고 있다. 한국에서 4,700만 명 중 200만 명은 굉장히 크지만 그것을 14억 중국 인구 중에 흩트려 놓으면 찾지도 못한다. 옌볜에만 가면 조선족이 많지만, 중국 다른 지방에선 알아보지 못한다. 생긴 것도 같고. 그런데 딱 한 부류의 사람들은 보면 안다. 전국 각지 어디나 김치 파는 아줌마들이 있는데 보면 다 조선족이다. 조선 부녀들의 생명력은 대단하다. 김치 팔아서 잘사는 사람은 없는데, 가난해도 성실하게 계속 그 김치를 밀고 다니며 판다. 중국에서 김치를 아는 사람이 그래서 많다. 그건 <대장금> 때문이 아니다. 그전부터 알았던 거다. 중국에는 행상이 많은데, 그중에서 제일 깨끗한 게 바로 김치 파는 사람들이다. 그건 모두가 인정하는 거다. 먹어도 문제없고 배탈 안 난다고. 그렇게 깨끗하게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그들을 볼 때는, 항상 멀리서 바라본다. 고생하면서 저렇게 열심히 사는구나, 라면서. 그들을 볼 때는 항상 나의 친척 같고 자매 같다. 그리고 김치를 중국 결혼식에 놓는다는 게 한국인들에게는 이상할 수 있지만, 중국은 요즘 급격히 변하고 있어서, 결혼식 음식이 완전 짬뽕이다. 중국 물만두 올라왔다가, 서양식 요리가 올라오고.... 32살 최순희가 김치 파는 아줌마로 등장할 때, 그녀는 위와 같은 김치-조선족 여자-성실-청결 등의 기호적 작용 속에서 감지된다. 조선족 여성의 김치에 관련된 재현인 것이다. 그러나 그녀의 김치가 독약으로 바뀔 때, 문화적 접촉이나 번역이 이루어지는 경계를 가지고 있는 세미오스피어(semiosphere)가 카타스트로피(catastrophe)로 바뀐다. 두 세계를 잇는 마술사 대신 앰뷸런스가 등장하고, 조선족 여성과 나머지(여기에는 조선족 남성도 있다)의 적대는 폭발한다. 남편은 돈 때문에 사람을 죽여 감옥에 가고, 그래서 연변을 떠나 이 북경 근처의 공장 지대에 왔던 최순희는 아들을 잃고, 생계의 수단이었던 김치에 쥐약을 타 몇 대의 앰뷸런스가 오는 재앙을 만든다. 청결한 맛은 치명적인 독으로 바뀐다. 김치는 두 개의 문화를 매개(catalyst)하는 대신 재앙(catastrophe)이 된다. 그녀가 독김치로 의미화하는 것은 급진적 거부다. 자신의 김치를 필요로 하고 샀던 모든 남자들에 대한 부정이다. 그녀의 김치는 7위안이라는 돈으로 교환되는 것이 기본이지만, 조선족 김 씨, 이웃집 남자, 왕 경찰관 등은 늘 덤, 잉여, 그녀의 육체를 원했다. 그래서 김치에 독을 탈 때 그녀는 그 잉여에 독을 놓는 것이다. 잉여가 저주의 몫이 되는 것이다. 특히 그녀의 독김치가 작용하는 곳은 왕 경관으로 대변되는 공안, 국가 소 권력 집단이다. 그녀의 복수는 국가로 향한다. 그녀는 헐벗은 삶, 무능력 즉 자유의 박탈 외에는 어떤 잠재성도 지니고 있지 않은 삶으로 가고 있는 듯 보였으나 세미오스피어의 변경을 보여주고 번역 행위의 불가능성을 보여준다. 이 영화는 정적인 카메라, 장식이 없는 미장센, 판타지의 틈입이 없는 방식을 고수하다가 한 장면에서 다른 논리를 따라간다. 최순희가 일을 마치고 돌아온다. 이전 최순희의 아들 창호는 용이 그려진 연을 푸른색 스프레이로 뒤덮었다. 창호가 푸른색으로 색칠해나가는 장면이 보여주는 것은 자신만의 특이한 세계의 고집이고 창조다. 기차 길 옆, 집 앞에서 벌어진 일이다. 일을 마치고 돌아온 최순희가 프레임 안으로 들어온다. 그 프레임 속, 기차 길 옆 사람들이 모여 있고 앰뷸런스가 보인다. 사람들은 최순희를 본다. 최순희가 그들을 본다. 앰뷸런스의 닫혔던 문이 열리고, 최순희는 슬픔과 패닉에 빠진 표정이다. 이때 최순희를 보는 시선이 최순희에 포커스 인했다가 포커스 아웃되면서 그들의 집에 맞추어진다. 망자의 시선, 죽은 창호의 시선이다. 이 소년 망자의 엄마 최순희는 연변에서 살다가 남편이 사람을 죽여 감옥에 가자 북경의 외곽 지대에서 김치 행상을 하게 된다. 조선족들이 모여 사는 연변을 떠나 북경 외곽 지대에 있는 최순희는 두 번의 이주를 겪은 것이다. 한번은 그녀 부모나 더 먼 조상들이 조선에서 중국으로 이주한 것이고, 또 중국 내에서 다시 한 번 조선족 집단 거주지를 떠난 것이다. 최순희는 창호와 이곳에서 성매매 여성들과 이웃해 지냈다. 사는 집은 온기 없이 황량하고 쥐가 출몰한다. 나는 망자의 시선, 이러한 집을 들고나는 죽은 어린 소년의 시선으로 포착되는 엄마, 집 그것의 그러한 유령성, < 망종 >이 사유하는 모국, 엄마, 집의 문제가 흥미롭다. 친숙한 것이 낯선 것으로, 낯선 것이 친숙한 것으로 동요하는 이 운동. 예컨대 이 집, 폐가는 이들의 집이 아니지만 또한 집인 것이고 망자의 시선이 엄마에게 머물다 이 집에 머문 후 떠날 때 익숙한 것의 부재와 현존(un-home-liness)의 느낌이 지극하다. 친밀한 낯섦의 깊은 동요(the deep stirring of the uncanny)라고 부를 수 있는 망자의 시선으로 포커스 인 되는 이 장면은 살아서도 죽어서도 머무르거나 소유할 수 없는 집과 소수자의 관계를 보여준다. 자리를 잡았으나 머무르지 못하고 떠나야 하는 자의 시선이다. 나의 삶의 거주지로서의 세계(Oikos), 나의 존재노력으로서의 거주의 관리(Oikonomia). 이 사건이 종결되는 순간 엄마에게 부여되었다 집으로 이동하는 시선. 엄마의 얼굴과 집이 포커스 인, 아웃되는 이 장면을 레비나스 윤리학과 영화적 재현을 가능하면 관통해 생각해보기로 하자. 레비나스는 광학으로서의 윤리학, 즉 윤리학이 존재론적 철학이라기보다는 주체와 타자의 구제적이고 다양한 관계를 조명하는 광학(optics) 혹은 영혼적 광학이라고 본다. 이때 일종의 광학으로서의 윤리학은 개요적이고 전체화 시키며 객체화하는 시각의 특성을 배제한 이미지 없는 또 다른 시각이며 완전히 다른 종류의 도상이나 관계라는 점이 흥미롭다. 영화에서 얼굴의 클로즈업은 유리 로트만에게 있어서는 ‘친밀함’ 과 ‘내밀함’ 이다. “영화의 클로즈업은 매우 가까운 거리에서의 관찰이라는 일상의 경험을 자동적으로 연상시킨다. 매우 가까운 거리에서 사람들의 얼굴을 관찰하는 것은 어린아이의 세계나 지극히 친밀한 세계의 특징이다. 영화는 이를 통해 모든 등장인물- 친구와 적들 -이 관객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세계로 우리를 옮겨 놓는다. 그리고 이 경우에 있어서의 친분 관계란 인물의 특징을 상세히 알고 있는 것뿐만 아니라, 핏줄의 불거짐과 얼굴의 주름을 직접적으로 보는 것까지를 포함하는 매우 내밀한 관계인 것이다.” - 김수환, 「영화 기호학과 포토제니: 로트만의 ‘신화적 언어’개념을 중심으로」, 『문학과 영상』 208, 43쪽. 반면 엡스탱, 발라즈(Bela Balazs), 그리고 바르트(Roland Barthes)는 바로 얼굴에서 의미심장한 ‘타자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클로즈업된 인간의 얼굴, 그것은 기호학의 잠재적 위협으로서의 ‘자족적 실재’에 다름 아니다. 언제가 엡스텡을 그토록 매혹시켰던 클로즈업(그는 클로즈업을 영화의 영혼이라고 불렀다)은 발라즈의 이른바 “인상학적(physiognomic)” 영화 이론의 중심 테마이기도 했다. 이러한 클로즈업의 포커스 인과 아웃의 운동에서 아이를 잃은 소수자 여성의 얼굴은 타자성과 내밀함을 동시에 극대화한다. 이후 그녀는 자신을 경찰서에서 성폭행한 경찰관의 결혼식에 피로연 음식으로 가져간 김치에 독극물을 탄다. 그녀가 이렇게 얼굴을 잃을 때, 체면을 버릴 때 그녀의 괴물성이 생산한 중국 공안의 괴물성이 드러난다.
[비장의OST]에이리언 2 (제임스 카메론, 1986)
1986년 제임스 호너는 이제 막 영화음악가로서 한창 꽃을 피우고 있는 시기였다. 70년대 전반에 걸쳐 UCLA에서 영화음악을 가르치던 그는 종종 미국영화협회의 의뢰를 받아 독립영화들의 음악을 작곡하며 이론보단 실제 작업에 더 큰 매력을 느꼈는데, 결국 가르치던 것을 그만두고 로저 코만의 도움을 얻어 B급 영화 <심해의 공포 Humanoids from the Deep>와 <우주의 7인 Battle Beyond The Stars>을 통해 상업영화에 데뷔하게 된다. 두 영화에서 각각 그 시절 유행하던 두 스타일, 조르지오 모르도와 반젤리스로 압축되던 전자음악과 존 윌리엄스와 제리 골드스미스로 대표되던 대규모 관현악 사운드, 모두 훌륭하게 들려준 바 있는 이 늦깎이 신인을 주목한 건 당연지사. 웨스 크레이븐의 초기작 <악령의 리사>와 올리버 스톤의 <악마의 손> <늑대인간의 습격> 등 다양한 저예산 장르물들을 통해 노련한 감각과 대담한 시도들을 펼쳐 보이며 실력을 인정받는다. 메이저의 발판에 올라서게 된 건 프랜차이즈 SF < 스타트렉 >의 속편과 월터 힐 감독의 액션 코미디 < 48시간 >이 폭발적인 흥행을 기록하면서부터. 디즈니는 베테랑 영화음악가 조르쥬 들르뤼와 앨머 번스타인이 음악을 맡았던(그러나 해고된) <이상한 실종 Something Wicked This Way Comes>과 <머나먼 시애틀>에 제임스 호너를 대타로 내세우며 그의 실력에 깊은 신뢰감을 보냈고, 이후 < 코쿤 >과 < 코만도 > 등 잇따른 흥행작들을 담당하며 주가가 오르기 시작한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처음으로 제작한 애니메이션 < 피블의 모험 An American Tail >과 세계적인 지성 움베르토 에코의 베스트셀러를 기반으로 제작된 다국적 프로젝트 < 장미의 이름 >을 앞둔 1986년은 제임스 호너에게 분명 또 다른 분기점이 될 것이 분명했다. 아, 그리고 또 한 작품. 20세기폭스가 7년 만에 속편 제작에 나선 < 에이리언 2 >의 음악도 그의 몫이었다. 제임스 호너 녹음을 위해 영국 땅에 내렸을 때만 해도 호너는 부푼 꿈과 희망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영국은 유년시절 왕립음악학교에 다니며 음악을 배우던 제2의 고향이나 다름없었고, 이미 1983년 <브레인스톰>과 < 혹성의 위기 >로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LSO)와 협연을 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딱히 어려울 것도 없었다. 더욱이 제임스 카메론과는 앞서 로저 코만이 제작한 영화 <우주의 7인>에서 미술과 음악으로 만난 바 있기에 소통에도 문제가 없으리라 여겼다. 이는 호너의 오판이었다. <에이리언 2>의 작업은 지옥과도 같았으며, 일생일대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을 치욕과도 같은 환경이었다. 영화의 개봉일이 점점 다가오고 있었지만 그에게 전달된 촬영분은 전무했다. 작업에 6주면 충분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3주가 지나도 촬영은 끝나지 않았고, 편집도 이뤄지지 않았다. 제작자인 게일 앤 허드는 어쩔 수 없이 오케스트라를 먼저 섭외했다. 기다리는 동안 호너는 촬영장과 편집실을 다니며 분위기를 익혀 곡을 쓰는 데 전혀 문제가 없었지만, 편집이 덜 끝나 전체적으로 화면 분량에 정확히 맞추는 게 불가능했다. 더군다나 녹음이 이뤄질 애비로드 스튜디오는 당시 워낙 노후된 장비들로 차 있어서 전자음마저 제대로 구현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시간에 쫓긴 호너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 곡을 쓰고 연주해야 한다고 성토했고, 녹음 하루 전날엔 한 시퀀스가 통째로 편집이 바뀌어 36시간 동안 다시 작업을 해야 했다. 곡에 대한 의견 차이로 호너와 카메론은 수없이 다퉜고, 더 완벽한 사람을 찾아보겠다는 감독의 말에 그만두겠다며 강경하게 응수했다. 결국 호너의 곡은 의도와 상관없이 누더기로 마구 재단되고 반려당하며 삭제되었고, 그는 두 번 다시 제임스 카메론과 작업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호너는 이 영화로 아카데미 음악상에 처음 노미네이트되었지만, 상처뿐인 영광이었다. 에이리언 2 여러모로 제임스 호너의 <에일리언 2>는 제리 골드스미스가 음악을 맡은 전편 < 에이리언 >과 닮았다. 고딕적인 호러 분위기를 물씬 풍겼던 1편과 달리 밀리터리 액션 음악에 가까웠던 후속편이지만, 두 작품 다 영화상에서 스코어가 제대로 구현되지 못했다. 1편의 감독이었던 리들리 스콧과 편집자인 테리 로링스는 제리의 스코어가 너무 빽빽하다고 생각했고, 좀 더 미니멀한 사운드를 찾다 결국 제리의 다른 스코어였던 <프로이드>에서 여러 곡을 골라 배치했다. 엔드 크레딧엔 하워드 핸슨의 ‘Symphony No. 2, Romantic’을 삽입했다. 제리 골드스미스는 이를 두고 죽을 때까지 두 사람을 미워(?)했다. 제임스 호너가 음악을 맡은 속편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제임스 카메론은 호너의 다른 스코어였던 < 스타트렉 2 >과 3편의 요소(정확히는 클링곤 테마)가 묻어나기를 요구했고, 오프닝과 엔딩 테마에선 아람 하차투리안의 ‘가야네 발렛 슈트’의 곡조를 인용하기를 바랐다. <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에서 잠깐 동안의 평화와 안식을 보여줄 때 흘러나왔던 곡으로, <에일리언 2>에서도 모든 상황이 시작하기 직전의 평화스러운 모습과 모든 것이 종료된 이후 안식을 나타내듯 상징적으로 쓰이길 원했다. 호너가 만든 많은 곡들이 빠졌고, 원래 장면과 다르게 잘려져 부분적으로만 사용되거나 또는 다른 곡으로 대체되었다. 편집상에서 아주 드러내 감독판에서만 들을 수 있는 ‘Dark Discovery / Newt’s Horror’를 비롯해 착륙선을 타고 비행할 때 흐르는 ‘Combat Drop’이나 뉴트가 등장하던 장면에 쓰일 ‘Newt’, 그리고 여왕과 리플리가 대면하던 씬의 ‘The Queen’도 생략되었다. 해병대가 연구실에서 에일리언 숙주를 발견하는 장면에 쓰일 ‘Med. Lab’은 거의 음악 없이 진행되는 바람에 아주 적은 부분만 인용되었고, 대기정화시설에서 흐르던 ‘Atmosphere Station’ 역시 작은 레벨로 분위기를 자아내는 용도로만 사용되었다. 반면 여러 번 반복돼 사용된 큐도 있다. ‘Queen To Bishop’과 ‘Bishop’s Countdown’이 바로 그 곡들로 특히 후자 경우 녹음 당시 한 곡이 비었다는 걸 깨닫고 호너가 단 하루 만에 모든 작업을 마무리한 큐였다. 파워풀하고 아주 강렬한 액션 큐로 지금껏 북미 예고편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곡으로도 유명하다. 진정한 지옥도를 맛보고 싶다면 ‘Futile Escape’가 제격이다. 이미 앞서 얘기한 ‘Bishop’s Countdown’과 리플리가 해병대들을 구하러 장갑차를 끌고 갈 때 흐르는 ‘Ripley’s Rescue’로 변주되긴 했지만, 진정한 묘미는 8분 30초에 이르는 이 대곡에 있다. 제임스 호너가 작업 중에 받았던 모든 스트레스와 고통, 분노, 좌절과 실망을 한데 뭉쳐 격정적으로 쏟아낸 것과 같은 이 악곡은 영화상 가장 긴 탈출 (액션) 시퀀스에 쓰인 트랙으로 가히 세상의 모든 아비규환과 절규, 광기와 공포가 흉포하게 담겨있다. 천지개벽이 일어나듯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총공세를 펼쳐대는 관현악의 놀랄만한 비명은 강렬하고도 무시무시하다. 여기가 바로 지옥이구나! 를 깨우치게 할 만큼 모든 혼이 울부짖고 브라스가 포효하며 스트링이 빠르게 활강하고 약동한다. 세상의 모든 악기가 내지르는 공포의 처절한 소리들은 너무도 실감 나게 그리고 절절하게 이 악몽을 묘사한다. 어디에도 없는 출구와 뚫려버린 피난처를 찾아 헤매게 되는 심경을 담아낸 아우성은 극도로 강한 아드레날린을 분비시킨다. 그럼에도 결국 호너는 카메론을 100% 만족시키지 못했다. 카메론은 여전히 전편의 영향력이 남아있기(연장되기)를 바랬고, 그 분위기를 위해 골드스미스의 큐들을 몇 곡 골라 2편에서 그대로 사용했다. 1편 사운드트랙에 있는 ‘Parker’s Death’와 ‘Sleepy Alien’ 등이 그러한 트랙들이다. 2001년에야 이 모든 (생략, 변형된) 큐들을 온전하게 담아낸 디럭스 에디션 버전의 사운드트랙이 출반되었다. 타이타닉, 아바타 두 명의 제임스가 화해하기까지 대략 10년의 세월이 걸렸다. 카메론과 호너는 각각 자신의 분야에서 거장이 되어 있었고, 시간은 완벽주의자인 그 둘을 조금 느긋하고 여유롭게 만들어주었다. 호너는 카메론이 구상한 < 타이타닉 >의 이야기를 맘에 들어 했고, 카메론은 바로 전 해 작업한 호너의 < 브레이브 하트 >를 만족해했다. 둘은 첫 만남에서 5분 만에 화해하고 3시간 동안 <타이타닉>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카메론과 호너는 이 영화로 처음 아카데미상을 거머쥐었다. 다행히도 이야기의 끝은 해피엔딩이다. 이후 둘은 다시 10 여년이 지나 < 아바타 >의 작업을 함께했으며 세상의 모든 영화의 수익에 관련된 기록을 싹 다 갈아치웠다. 그들은 다시 2016년 이후 <아바타> 후속편들로 세상을 지배할 계획 중에 있다. Track List 1. Main Title 2. Bad Dreams 3. Dark Discovery / Newt's Horror 4. LV-426 5. Combat Drop 6. The Complex 7. Atmosphere Station 8. Med. Lab. 9. Newt 10. Sub-Level 3 11. Ripley's Rescue 12. FaceHuggers 13. Futile Escape 14. Newt Is Taken 15. Going After Newt 16. The Queen 17. Bishop's Countdown 18. Queen To Bishop 19. Resolution And Hyperscape 20. Bad Dreams (Alternate) 21. Ripley's Rescue (Percussion Only) 22. LV-426 (Alternate Edit - Film Version) 23. Combat Drop (Percussion Only) 24. Hyperspace (Alternate En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