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사운드’의 레퍼런스를 만드는 곳, 라이브톤
라이브톤 필름 믹싱 스튜디오 경기천년바탕체 R(저작권자: 경기도, 출처: 한국저작권위원회 ) (위 이미지 클릭 시 유튜브 영상으로 이동) 영화 음향 스튜디오 ‘ 라이브톤 ’의 탄생과 성장은 1990년대 이후 한국영화의 궤적과 함께해 왔다. 1997년 창립 이후 영화 < 비트 >를 시작으로 30여 년 동안 350편이 넘는 작품의 사운드를 맡아 왔으며, 이 가운데 천만 관객 영화만 14편에 이른다. (< 괴물 >, < 변호인 >, < 명량 >, < 부산행 >, < 택시운전사 >, < 신과함께-죄와 벌 >, < 신과함께-인과 연 >, < 기생충 >, < 서울의 봄 >, < 파묘 > 등) 라이브톤 창립 멤버이자 현재 대표인 최태영 음향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한국영화 사운드 시스템의 변화를 읽을 수 있다. 그는 라이브톤 창립자인 오원철 전 대표가 영입한 국내 사운드 엔지니어 1세대이자, 지금도 한국에서 가장 활발히 작업하는 음향 감독 중 한 사람이다. 한국영화는 2000년대 초반부터 디지털 전환과 산업화의 흐름을 거치며 큰 변화를 맞았다. 필름 영화 시절 ‘음향 기사’로 불리던 영역은 디지털 시대의 ‘음향 엔지니어’로 확장되었고, 오늘날 영화 산업은 믹싱 스튜디오와 음향 감독에게 단순한 기술을 넘어 ‘사운드 크리에이터’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음향 실험과 하나의 파이프라인 구축 라이브톤은 서울 잠실에서 대치동, 경기도 일산을 거쳐 현재 상암에 이르기까지 네 차례 이전을 거치는 동안 장비 확장과 다양한 기술 실험을 이어왔다. 특히 한국 영화음향사에서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는 시도들을 여럿 만들어냈다. 5.1채널 돌비 디지털 사운드, 7.1채널 돌비 서라운드 EX, 14.2채널 D-Cinema 3D 사운드(< 황해 >), 돌비 애트모스까지 모두 국내 최초로 도입한 시스템이다. K-사운드 크리에이터 스튜디오의 시작 라이브톤이 위치한 상암동 SPLEX 센터 창립 멤버들의 기억 속에서 당시 라이브톤은 업계의 후발주자였다. 한국영화 후반 작업 현장에는 이미 영화진흥위원회를 비롯해 리드 사운드, A&D, 블루캡 같은 업체들이 자리 잡고 있었고, 영화 역시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있었다. 후반 작업 전반에 혼란이 적지 않았지만, 라이브톤은 오히려 그 틈을 파고들어 영화 음향을 집중적으로 연구했고, 국내 최초의 돌비 사운드 도입으로 이어졌다. 1997년 창립 직후에는 국내 최초로 돌비 5.1채널 서라운드 음향을 곽지균 감독의 < 깊은 슬픔 >에 적용해 영화계와 방송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어 2001년 < 화산고 >에 돌비 6.1채널을 도입했고, 2007년에는 TV 드라마 < 태왕사신기 >에 국내 최초로 방송 HD 5.1 음향 설계를 적용했다. 2013년 영화 < 미스터 고 >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사운드 시스템 가운데 하나인 돌비 애트모스를 도입했다. <미스터 고>는 라이브톤과 덱스터 스튜디오 의 인연이 시작된 작품이기도 하다. 이 작품을 제작하며 덱스터 스튜디오를 창립한 김용화 감독은 이후 <신과 함께>를 준비하면서, 편집·DI·색보정·VFX까지 갖춘 하나의 파이프라인 안에 사운드 팀까지 함께하고 싶다고 제안했다. 최태영 대표는 여기에서 시너지를 기대했고, 라이브톤은 2017년 덱스터 스튜디오 산하 자회사로 편입되었다. 후반 작업이 하나의 회사 안에서 하나의 파이프라인으로 묶이면서 소통과 효율은 높아졌다. 동시에 각 파트의 기술이 축적되어 체계적인 슈퍼바이징이 가능해졌고, 창작적인 부분에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었다. 공간과 워크플로우, 파이널 믹싱의 언어 라이브톤 상암 스튜디오는 2017년 덱스터 스튜디오 자회사 편입과 함께 새롭게 조성되었다. 이후 한동안 일산 스튜디오와 병행 운영되었으나, 코로나19 이후 일감이 줄면서 2025년 초 일산 스튜디오를 정리하고 현재는 상암만 운영하고 있다. 스튜디오 출입문을 열면 가장 먼저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는 극장과 동일한 설비의 필름 믹싱 스튜디오가 보인다. 이곳에서는 극장용 5.1채널과 돌비 애트모스 믹싱이 가능하며, < 미키 17 >, < 기생충 > 등의 대표작 믹싱이 진행되었다. 이 밖에도 OTT용 돌비 홈 엔터테인먼트 믹싱이 가능한 세 개의 중·대형 스튜디오, ADR 전용 녹음실, 기초 에디팅과 사운드 디자인 작업실이 갖춰져 있다. 특히 ADR실은 국제 원격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해외 스튜디오와 실시간으로 연결해 후시녹음을 진행할 수 있다. 필름 믹싱 스튜디오 라이브톤의 워크플로우는 ‘오디오 포스트 프로덕션의 A부터 Z까지’를 총괄하는 방식이다. 작품 하나마다 최소 10명에서 12명의 스태프가 참여한다. 동시녹음 데이터와 편집본 영상이 들어오면 먼저 대사 사운드 팀이 프로덕션 사운드를 정리한다. 어떤 마이크 소스를 사용할지 결정하고 인물별 노이즈를 제거하며, 믹싱하기 좋도록 트랙을 정리한다. 동시에 음질이 좋지 않은 컷을 체크해 감독과 공유한다. 이렇게 라이브톤이 체크한 사운드 리스트와 감독이 수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연기 톤 리스트를 합쳐 ADR이 진행된다. 사운드 이펙트 팀에는 사운드 디자이너와 이펙트 에디터, BG 앰비언스 에디터가 있다. 효과음과 배경음을 다듬고 보완하며, 필요한 경우 폴리 아티스트가 직접 새로운 소리를 만든다. 이 소스 작업이 끝나면 믹싱 팀이 콘솔 위에서 모든 소리를 하나의 타임라인에 올려 기술적으로 정리한다. 이 단계가 ‘프리믹싱(Pre-mixing)’이다. 정서적인 스토리텔링과 음악의 흐름까지 고려해 다이얼로그와 효과음의 볼륨을 조정하지만, 여전히 기술적인 요소가 중심이 된다. 이후 프리믹싱 버전을 음향 감독이 프리뷰하며 영화의 이미지와 이야기 흐름에 맞춰 수정하고, 감독과 함께 릴별로 파이널 믹싱을 진행한다. 이 단계에서는 이미 개별 소스가 충분히 다듬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사운드가 불러오는 감정과 스토리의 연결, 그리고 연출적 표현이 핵심이 된다. 최태영 대표는 이를 두고 “파이널 믹싱은 감독의 주관적인 언어와 작품의 의도를 관객에게 기술적으로 정확하게 전달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ADR 스튜디오 컨트롤룸 <기생충>과 K-사운드 라이브톤이 ‘감독의 주관적 생각을 관객에게 객관적으로 전달한다’는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된 정점에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있다. 최태영 대표에 따르면 처음 의뢰를 받았을 때만 해도 드라마 중심의 작품이어서 돌비 애트모스로 확장할 여지가 많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봉준호 감독은 “이 영화의 사운드는 수직적인 계열로 갔으면 좋겠다. 카메라 프레임의 영역을 넘어 청각적 이미지를 통해 관객이 공간을 더 확장해 이해할 수 있게 해달라”라고 요청했다. 그 결과 <기생충>은 SF나 블록버스터보다 오히려 더 긴 시간 동안 사운드 작업이 진행되었다. 그리고 이후 라이브톤의 작업은 K-사운드의 하나의 레퍼런스로 자리 잡았다. 한국영화의 대표적인 감독들의 작품이 K-무비의 레퍼런스가 된다면, 라이브톤은 그 안에 담긴 한국적 정서의 소리를 전 세계 관객에게 전달하는 번역자이자 창작자로서 자신들의 역할을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다. 최태영 대표는 지금 라이브톤의 새로운 과제가 바로 이러한 K-사운드의 레퍼런스를 계속 만들어가는 일이라고 말한다. 로비에 전시된 <기생충> 황금종려상 수상 기념 인증 패널 라이브톤이라는 이름과 영화 사운드의 미래 영화 사운드의 미래를 묻는 질문에 최태영 대표는 “기술이 미래가 되는 시대는 끝났다”라고 말한다. 사람의 귀가 받아들일 수 있는 가청 주파수 대역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이제는 하드웨어 경쟁보다 기술을 넘어서는 사운드 연출의 방법이 중요해졌다는 뜻이다. 지난 30여 년 동안 한국영화와 라이브톤은 서로를 통과하며 함께 성장해 왔다. 그 시간 속에서 라이브톤이 한국영화로부터 얻은 하나의 문장은 “디테일은 신념이고, 거기에 따르는 상상력은 본능으로 발전해 왔다”라는 것이었다. 라이브톤이라는 이름에도 그런 방향성이 담겨 있다. ‘톤라이브’가 아니라 ‘라이브톤’인 이유는, 살아 있는 현장감과 기술적 완성도의 결합을 넘어 감독과 작가의 스토리텔링이 먼저이고 그 정서에 기술이 뒤따라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렇게 라이브톤은 오늘도 하나의 살아 있는 영화적 사운드를 만들어가고 있다. 라이브톤 최태영 대표 공간 및 운영 개요 1) 위치 : 서울시 마포구 매봉산로 31 S-PLEX 10/11층 2) 설립일 : 1997년 설립, 2017년 덱스터 스튜디오의 자회사로 편입 3) 대표자 : 최태영 4) 공간 규모 : S-PLEX 2개층 사용 5) 공간 구성 - 10층: 필름 믹싱 스튜디오 (돌비 애트모스) / 사운드 에디팅 스위트 (6개의 에디팅룸) / ADR 스튜디오 (녹음실 및 조정실) / OTT 믹싱 스튜디오 2개실 (홈 돌비 애트모스) / 회의실 / 기계실 / 기타 휴게공간 - 11층: 대표실 / 회의실 / 녹음 스튜디오 (미사용) / 창고 6) 조직 구성 : 조직 구성은 워크플로우에 따라 나눠져 있음. 세부 인원수는 유동적. - 대표 / 음향감독 - 대사 사운드팀 - ADR팀 - 다이얼로그팀 - 사운드이펙트팀 (사운드 디자이너, 사운드 이펙트 에디터, BG앰비언스 에디터, 폴리 아티스트) - 사운드 믹서 취재 일자: 2025년 9월 12일 글/인터뷰 진행: 김문경 사진: 허 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