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지
- 감독
- 제프 킹
- 제작년도
- 2009
- 출연
- 스티븐 오스틴, 윌튼 고긴스, 로라 밴더부트 , 도넬리 로즈
< 가늘고 푸른 선 >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에롤 모리스의 < 포그 오브 워 >는 로버트 S. 맥나마라(Robert S. McNamara)라는 인물을 통해 20세기의 전쟁과 평화라는 주제를 들여다보는 영화이다. 미국의 제8대 국방부장관인 로버트 맥나마라는 존 F 케네디 대통령 시절 국방부 장관으로 취임해 쿠바 미사일 위기 등을 해결했으며 케네디 대통령 암살 이후 취임한 린든 존슨 대통령 밑에서 베트남 전쟁을 추진했다. 거듭되는 실책과 방향 전환으로 베트남 전쟁은 미국에 큰 데미지를 주게 되고, 맥나마라의 명성에도 큰 그림자를 드리운다. 1967년 11월에는 북베트남에의 공습 정지, 베트남 전쟁에 미군의 단계적 축소를 존슨 대통령에게 제안했지만 거절당하고, 국방부 장관직을 물러났다. 맥나마라는 후에 자신의 저서에서 베트남 전쟁을 `북베트남의 남베트남 침략전쟁`이라고 했던 자신의 견해를 부정하고 `남베트남 민중의 반란에 의한 내전이며 북베트남 군과 남베트남의 민족해방전선에 의한 인민전쟁이었다`고 기술했는데, 에롤 모리스 감독은 이에 대해 관심을 갖고 그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시작했다. '막중한 윤리적 책임감이 따르는 사안인 전쟁에 대해 눈앞의 목표를 위해 결정을 내려야 하는 사람들에 관해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는 에롤 모리스 감독은 맥나마라의 역사와 과거를 반추함으로써 그 자신은 물론, 20세기의 전쟁을 성찰하는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 < 포그 오브 워 >는 카메라 앞의 로버트 맥나마라와 카메라 뒤에서 전투적으로 질문을 던지는 목소리를 통해 존재감을 드러내는 에롤 모리스 감독의 인터뷰로 이루어진다. 정면을 응시하며 이야기를 하는 맥나마라를 통해 그가 경험한 제1차 세계대전으로부터 시작해 2차 세계대전, 쿠바, 베트남 등으로 이어지는 냉전 시대의 역사가 펼쳐진다. 85세의 맥나마라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사용된 방대한 자료화면과 육성이 녹음된 테잎과 사진, 그리고 긴장감을 실어주는 음악은 1940년대와 60년대, 그리고 현재를 오가며 20세기 냉전의 역사를 짜맞추어간다. 로버트 맥나마라의 삶을 반추하면서 그가 얻은 11가지의 교훈을 중심으로 구성된 이 다큐멘터리가 흥미로운 지점은 `로버트 맥나마라`라는 인물과 그가 자신의 삶으로부터 도출한 교훈들에 대해 어떤 긴장감이 생기는 순간들이다. 에롤 모리스 감독은 맥나마라를 향해 50만명이 파견되고, 5만 8천명의 미군 사상자를 낸 베트남 전쟁은 누구의 책임인가, 전쟁에 대한 책임감과 죄책감을 느끼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이에 대한 답은 결론적으로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전쟁의 안개`라는 표현으로 대체되는 듯 하다. 전쟁이란 너무도 복잡해서 인간의 사고력으로는 도저히 그 모든 변수를 헤아릴 수 없고, 우리의 판단력과 이해력만으로는 불충분하다는 것이다. 20세기의 중요한 역사적 결정에 참여했던 공인, 베트남 전쟁을 설계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매파, 자신의 정책이 갖는 도덕적 의미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던 기술관료, 전쟁이 핵전쟁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한 영웅 등 2009년 생을 마감한 맥나마라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엇갈리고, 논쟁적이다. 하지만 여전히 질문은 남는다. 로버트 맥나마라라는 인물이 갖는 논쟁적인 지점, 그가 역사 속에서 가지는 위치와 역할, 그가 도출해 낸 결론 등은 결국 다시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 자신에게 돌아온다. 냉전 시대의 일부였던 그의 삶을 통해 그가 도출해낸 11가지의 교훈을 들으며, 자신은 그저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이 국익을 위해 하는 일을 도왔을 뿐이라는 그의 답변과 전시 환경에서 도덕적으로 합당한 것은 무엇인가라는 그의 질문 사이에 우리가 풀어야 할 과제들이 놓여져 있다.
살고, 그곳을 경유하는 아이들이 있다. 눈과 바람만 가득하고 어쩐지 텅 비어 보이는 마을이 있다. 어떠한 이물거리는 소리와 이미지가 개입이라도 한다면 마치 그 공간을 오염이라도 시킬 듯 새하얀 그곳, ‘두만강’. 그곳에 불순물처럼 ‘저쪽’에서 넘어오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다. 불안하게도. 감독이 본인의 입으로 표현했듯 < 두만강 >은 차가운 영화이다. 이 ‘차가운 영화’가 인물을 다루는 방식(특히 아이를 다루는 방식), 공간을 만드는 방식(그 만의 미니멀리즘), 동시대를 표현하는 방식(리얼리즘), 사유하는 방식(그의 아이덴티티) 등은 장률 감독만의 문법을 구축했다고 할 정도로 확고하고 특징적이다. 그 중 영화를 구문하는데 있어 프레임을 구성하는 방식이 특히 인상적이다. 주로 프레임인하는 방식으로 인물을 등장시키는데, 무대의 주인공을 소개하고 마이크를 건네는 형태로 친절하게 시작하는 그의 방식은 ‘자, 이제 이 사람을 잘 따라가 보세요’ 라고 집중시킨다. 수미쌍관으로 배치된 아이의 운명. 아이가 자발적으로 자신의 운명을 결정하고 행동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구성하는 프레임 속의 프레임들. 폐건물 안에서 창 밖 너머를 주시하는 미장센은 두 개의 창을 포함하고 있다. 이렇게 건물 안에서 밖을 비추는 큰 프레임과 그 안의 창문 두 개의 작은 프레임. 가장 바깥의 레이어인 건물 안 벽에 기대어 앉아 있는 창호의 친구, 그리고 그 다음 레이어인 창밖으로 뛰어내리는 창호, 그리고 그 다음 레이어인 다른 창밖에서 공안에게 잡힌 채 창호의 모습을 바라보는 정진. 이 세 겹의 레이어로 아이들의 현재와 미래를 함축하여 표현한다. 그렇다면 창호와 순희 남매는 어떻게 표현하는가. 말을 못 하는 순희와 그런 누나의 입이 되어 주는 동생 창호. 이 남매는 서로가 보호자이면서 분신이다. 그렇기에 순희의 유린이 창호에게 다가오는 데미지는 더 크다. ‘누나가 북쪽사람과 하는 거 봤다’는 친구의 얘기를 듣고 집에 간 창호는 문을 열고 들어가지 않고 창밖에 기대어 서 있다가 다시 나간다. 이때 누나는 그 창 안으로 프레임인 된다. 프레임아웃 되는 창호와 동시에 프레임인 되는 순희. 결국, 끝 부분에 이 영화는 동시간 순희를 병원에 창호를 폐건물에 각각 위치시킨다. 각각 떨어진 그곳, 프레임 안에 들어오지 않은 순희가 프레임 밖으로 사라진 창호를 부른다. 아이를 떠나보내는 순간, 처음으로 입으로 소리를 내어 동생이름을 외치는 것이다. 프레임 밖에서. 너무나도 차갑고 바스라 질듯 마른 영화. 프레임 밖의 인물이 안으로 들어올 때, 그리고 밖의 인물이 그곳에서 존재할 때, 그 긴장감을 그렇게 균형 잡는 영화. 경계에 존재하는 두만강에서의 그들. 목격하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