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 감독
- 문성혁
- 제작년도
- 2012
- 출연
- 황정민, 정희태, 정환욱
두 남녀가 술집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화이트 스트라이프의 ‘Ball And Biscuit’이 그들 사이에 인상적으로 흐른다. 중국의 천재들이 미국 인구수보다 많다는 믿지 못할 주제로 시작해 수능 만점에 교내 사교 클럽과 조정팀 얘기까지. 좌충우돌 동충서돌 이리저리 오가는 남자의 속사포 잡담에 여자는 도통 어디에 집중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는다. 결국 말꼬리 잡기와 의심, 오만과 독단 그리고 변명이 뒤섞인 대화에 지친 여자는 화를 내며 일어나고 남자는 허무하게 끝나버린 관계에 당황하며 어쩔 줄 모른 채 술집에서 빠져나간다. 이 5분 30초간의 인트로 씬을 통해 감독 데이빗 핀처와 각본가 아론 소킨은 이 남자의 성격과 미래를 조망한다. 넷 기반의 소셜 네트워크에 혁신을 가져다주었지만 자신은 현실적 소셜 네트워크가 불가능했던 아이러니한 천재, 페이스북의 개발자이자 세계 최연소 억만장자인 마크 주커버그에 대해 말이다. 하지만 정작 영화는 진실 여부에 관심이 없다. 실제 주커버그와 영화 속 주커버그는 다른 인물이다. 페이스북 설립과 이를 둘러싼 소송에 대한 사건들만이 사실일 뿐, 아론 소킨은 주어진 현실보다 더 극적이고 인위적으로 캐릭터와 에피소드를 각색했다. 소송의 당사자 중 하나인 에두와르도 세브린의 증언을 바탕으로 삼은 영화의 원작은 다소 편향적이긴 했지만, 소킨은 이에 그치지 않고 서로간의 증언과 주장을 교묘히 대립시키고 그들의 관계를 재정립하며 주커버그란 인물과 그를 둘러싼 사건 그리고 관계들을 입체적으로 상상할 수 있게 여지를 주었다. 이를 리드미컬한 감각으로 쪼개 숨 가쁘게 재구성한 데이빗 핀처의 신들린 연출은 뻔한 전기물과 지겨운 법정물 사이에서 방황할 수 있는 드라마를 강렬하면서도 긴장감 넘치는 심리극으로 치환해냈다. 생생한 캐릭터들의 압도적인 대사, 탁구시합을 보듯 빠르게 주고받는 플래시백 향연에, 정교한 카메라 워크와 좋은 연기가 곁들어진 영화는 상투적일 것 같은 성공담의 신화를 넘어 그 뒤에 감춰진 장중하고 세련된 희비극에 집중한다. 21세기판 <시민 케인> 이자 IT버전의 <라쇼몽> 이다. 이를 더욱 부각시켜주는 건 그러한 반목과 오해, 번민들을 백일몽처럼 희석시켰다 다시 증폭해내는 트렌트 레즈너와 아티커스 로스의 공감각적인 스코어다. 트렌트 레즈너. 소음도 충분히 상업적인 음악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한 인더스트리얼 사운드의 대부. 그는 세기말 ‘나인 인치 네일스’란 원맨밴드로 단조롭고 반복적인 일렉트로닉 사운드와 파괴적인 노이즈, 불길한 엠비언트 등을 버무려 기존의 아름다운 화성의 곡과는 다른, 새로운 감성을 창조했다. 방법은 이전부터 존재해왔지만 실험성을 넘어 대중적 환호까지 이끌어낸 건 그가 처음이었다. 왜곡되고 변형된 보이스를 통해 섬뜩하고 진중한 의미를 전달하는 한편, 불협화음과 극단적인 음악적 해체에 가까운 효과들, 철저하게 계산된 사운드 디자인을 통해 종교에서 탐욕, 성별, 명성, 중독, 자기기만, 후회, 허무주의 그리고 정치적인 이슈까지 암울하고 혼란스런 시대상의 모습과 내면의 어두운 그림자를 반영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새로운 세기가 시작된 요즘 인더스트리얼의 파급력은 그때보다 약해졌지만, 그가 시도하고 창안하는 사운드가 주는 의미와 충격파는 여전히 유효하다. 프로그레시브한 사운드 못지않게 스토리텔링의 앨범 콘셉트나 카리스마 넘치는 무대 연출, 기괴한 뮤직 비디오 같은 비주얼적인 측면도 인정받으며 자연스레 영상과 관련된 작업들에 조금씩 관여했는데, 음악적 컨설턴트로 참여한 <내츄럴 본 킬러> 나 <로스트 하이웨이> 같은 할리우드 영화는 물론, <둠> 시리즈로 유명한 id소프트사의 FPS 게임 <퀘이크>의 음악을 담당하기도 했고, 여러 단편 작업에 참여하는 등 다방면에서 활약을 보였다. 특히 데이빗 핀처와의 인연은 드문드문하지만 오랜 기간 이어져 왔다. 타이틀 시퀀스의 고전이 된 <세븐> 의 오프닝 크레딧에 ‘Closer’가 편곡돼 쓰였고, 원작자 척 팔라닉의 강력한 추천으로 <파이트 클럽> 음악을 맡을 뻔 했지만 그 당시 발표한 세 번째 앨범 ‘The Fragile’ 활동과 겹쳐지는 바람에 포기해야 했다. 2005년 발표한 ‘Only’의 뮤직비디오를 핀처가 감독하며 둘은 비로소 조우하는데, 그 인연으로 핀처는 <소셜 네트워크> 의 음악을 레즈너에게 부탁한다. 오랜 투어와 레코딩 작업에 지친 그는 핀처의 제안을 수차례 거절하지만 결국 자신의 앨범을 함께 했던 아티커스 로스와 공동으로 처음 영화음악에 도전하게 된다. Only 최첨단의 트렌드가 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개발해 억만장자에 오른 남자의 이야기에 산업화된 사회에 반기를 든 인더스트리얼 뮤직의 대부를 골랐다는 점도 의미심장하지만, 이 미니멀하고 반복적인 사운드를 통해서 고립된 인물의 내면과 단절되어버린 인적 교류 관계를 시니컬하게 묘사해 나간 것도 탁월하다. 디지털 시대 넷이란 가상의 공간에서 누구나 친구가 될 수 있지만 정작 현실에선 점점 더 외로워지고 마는 인간의 뒷모습을 역설적으로 담아낸 영화에 이 먹먹하고 혼돈스런 일렉트릭 사운드는 잔인한 비가(悲歌)이자 기존 스코어에 이별을 고하는 송가로 비친다. 종종 고요하게 울려 퍼지는 피아노 음색은 일말의 휴머니즘을 상징하지만 이내 사라져버릴 듯 가녀리고 얄팍하다. 그 주변을 감싸는 건 시끄러운 노이즈와 식상한 패턴의 음향들뿐이다. 이는 초조하게 고조되고, 무겁게 침전되었다가, 몽롱하게 허공을 부유한다. 차가우면서도 복합적이고 실험적이며 누구보다 공격적인 그들의 사운드스케이프는 핀쳐가 그려낸 캐릭터들의 심리와 방황에 너무나 잘 부합된다. 감성적인 엠비언트 사운드로 현실의 무게감과 감정들을 담아내는 레즈너와 로스의 이 놀랄만한 협업물은 <파이트 클럽>에서 들려준 더스트 브라더스의 일렉트로니카 충격을 넘어선다. 더스트 브라더스가 화려하고 리드미컬한 DJ 믹스의 트립합을 통해 파멸적이고 분열적인 내면을 감각적으로 묘사했다면, 나인 인치 네일스는 단색의 모노크롬과 같은 기계적 음색으로 세상의 알고리즘을 거부하고 부정한다. 모든 트랙에 걸쳐 들리는 스산하고 씁쓸한 뒷맛은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Ghosts I-IV, Peer Gyunt suites <소셜 네트워크>의 스코어는 불균질하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2008년에 발표한 앨범 ‘Ghosts I-IV’에 많은 빚을 지고 있다. (실제로 3번 트랙을 비롯해 몇몇 트랙들은 ‘35 Ghosts IV’의 변주이기도 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음악적인 부분을 넘어 음향적인 기능까지 수행하는 아슬아슬하고 모호한 경계가 분분한 이견을 만들어낸다. 주로 호러 영화에서 나타나는 사운드 디자인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미키마우징과 라이트모티브에서 빗겨난 이 소리들의 배치는 시종일관 밋밋하게 보이는 변호사 사무실과 대학교, 방안과 술집 같은 평범한 공간에 긴장과 심리 상태를 직간접적으로 부여한다. 사정없이 옥죄고 느슨했다 폭발할 것 같은 감정의 리듬감은 바로 이 소리들 때문에 생겨난다. 따로 떨어뜨려 놓으면 단조롭고 재미없게 들리지만 영상에 종속되는 순간 폭발적인 힘과 짙은 공허함, 애수와 분노를 가지고 꿈틀댄다. 의미가 만들어낸 스코어인 셈이다. 사운드트랙에서 가장 인상 깊은 부분은 노르웨이 작곡가 에드바르트 그리그의 ‘페르귄트 모음곡 제1번 Op.46 제4곡 산의 마왕의 전당에서’을 가져온 12번째 트랙이다. 핀처는 <시계태엽 오렌지>의 웬디 카를로스 스타일이면 어떻겠냐는 아이디어를 냈고, 트레너와 로스는 이에 맞춰 곡을 찾고 편곡해 조정 경기 씬에서 독특한 효과를 보았다. 장난스럽지만 동시에 처절한 감정을 농축시켜 결국 윙클보스 형제들을 움직이게 만드는 동기가 되었다. 트렌트 레즈너는 첫 영화음악이란 한계가 무색하게 아티커스 로스와 2010년과 11년의 시상식에서 아카데미와 골든 글로브를 비롯해 8개의 상을 거머쥐었다. 그리고 그들은 다음해 데이빗 핀처와 두 번째 결과물 <밀레니엄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를 내놓으며 성공적으로 2년차 징크스를 극복했다. 이쯤 되면 차기작이 기다려지는 건 당연한 일일 것이다. Hand Covers Bruise Track List 1. Hand Covers Bruise 2. In Motion 3. A Familiar Taste 4. It Catches Up with You 5. Intriguing Possibilities 6. Painted Sun in Abstract 7. 3:14 Every Night 8. Pieces Form the Whole 9. Carbon Prevails 10. Eventually We Find Our Way 11. Penetration 12. In the Hall of the Mountain King (Edvard Grieg) 13. On We March 14. Magnetic 15. Almost Home 16. Hand Covers Bruise, Reprise 17. Complication with Optimistic Outcome 18. The Gentle Hum of Anxiety 19. Soft Trees Break the Fall
최근 방송 중에서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라는 프로그램이 화두가 되고 있다. 젊은 세대 여러 명으로 구성된 아이돌 그룹의 자극적인 신체 춤사위와는 차별화된 감성적인 노래 소리와 멜로디가 시청자들의 귀와 눈을 감미롭게 빠져들게 하고, 그들의 열정이 때로는 눈물을 흘리게도 한다. 그리고 우리나라 최고의 가수들이 자신의 곡뿐만 아니라 다른 가수의 다양한 노래들을 편곡을 통해 개성적인 창법과 프로다운 혼신의 가창력으로 노래하여, 진정한 실력으로 경쟁하는 ‘배틀’형식의 진행이 많은 사람들에게 짧은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인기를 끌게 하는 또 다른 요인으로 분석된다. 미국 영화 < 비욘드 더 씨 Beyond The Sea >(2004)에서 실제주인공 바비 대런 역으로 주연을 맡았던 케빈 스페이시의 노래와 목소리는 천상의 선물을 받았다고 할 만큼 매력적이어서 조금은 지루해질듯 한 가수의 일대기를 다룬 뮤지컬 영화에서 간간이 흐르는 청정생수와 같은 신선한 선율로 몰입감을 더해준다. 잘 생긴 얼굴만큼이나 좋은 목소리로도 관객에게 희열과 감동을 제공할 수 있다는 일면을 보여준 영화이다. - 영화 < 물랑루즈 Moulin Rouge >(2001)에서 유완 맥그리거가 감칠맛 나는 목소리로 ‘사운드 오브 뮤직’을 불러 도입부를 리드할 때처럼 - <나가수>의 또 다른 특징은 관객의 냉정하고 객관적인 평가에 있다. 방송 관계자의 심사와 함께 소비자인 청중이 직접 평가 점수를 부여하여, 공감대가 형성되어야만 좋은 결과가 도출되는 방식의 치열한 현장감이 이 프로그램에 생동감과 긴장감을 더욱 넘치게 한다. <나가수>의 인기와 비교하여 지난주(2011년 5월 2주차) 방송 시청률의 전국순위를 살펴보면, 1위: 일일연속극<웃어라 동해야> KBS1 38.8%, 2위: 주말연속극<사랑을 믿어요> KBS2 23.1% 3위: KBS뉴스9 KBS1 19.1% 4위: <스타오디션 위대한 탄생> MBC 18.8% 5위: <개그콘서트> KBS2 16.7 % 로 집계된다. 이중에서 3위 ‘KBS뉴스9’에 이은 5위 <개그콘서트>는 괄목할 필요가 있는 프로그램 중의 하나이다. <개그콘서트>의 여러 코너들이 다양한 재미와 웃음을 제공하고 있는데, 특히 최근에 새롭게 선보인 ‘생활의 발견’에서는 현실적인 현대 신세대들의 연애풍경에서 빚어지는 에피소드 속 갈등을 여러 장소의 배경에서 풀어 가는데, 그 배경에 의해 발생되는 엉뚱한 상황을 주된 스토리라인에 순간적으로 확대 전개하여 반전의 희열과 갈등의 희석을 교묘히 블랙 코미디로 풀어가고 있다. 시청자들은 이러한 반전의 상상력과 창의력에 주목하고 배를 잡고 웃으며, 공감하고 박수를 친다. 자고로 인간이 추구하는 삶의 목표는 무엇일까? 경제적 이득과 물질적 풍요, 포만감과 안락함, 맛과 멋, 오감을 만족시키는 모든 것들의 궁극적 목표는 바로 인간의 ‘행복’일 것이다. <나가수>에서 감동을, <개그콘서트>에서 웃음을, 감동적인 명화에서 희열을, 한 컷의 카툰에서 세상사를 읽고, 애니메이션에서 꿈과 상상력을, 맛있고 청결한 먹거리를 통해 건강을 유지하는 감성적인 일상이 바로 행복의 순간순간들이다. 따라서 현대는 이러한 ‘행복지수’에 초점을 맞추어 고부가가치를 향유하는 인간중심의 사회로, 과거의 제조업 기반에서 서비스산업 기반으로, 생산자보다는 소비자가 시장을 리더하고 형성하는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감성’을 중심으로 하는 문화예술콘텐츠 서비스시대가 되었고, 모바일 스마트 기기들을 통해 실시간 서비스를 공유하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Social Network Service)시대가 되었으며, 이러한 여러 가지 상황과 산업들을 통합하여 현대를 ‘문화예술콘텐츠 감성생활서비스 산업 시대’라고 정의할 수 있다. 과거, 기예를 통한 작품을 제작하여 상상력과 창의력에 대한 감동을 부가의 가치로 평가받았다면 현대는 자본력을 기반으로 하는 기업주도 기술력 바탕의 ‘하이테크 시대’이며 이러한 배경 속에 디지털 콘텐츠들도 상품화, 산업화 되고 있다. 현대의 문화 예술과 관련한 기술과 산업들을 살펴보면, 2D 디지털, 3D 입체영상, CGI, 시뮬레이션, 프리비즈 솔루션, 가상현실, 증강현실, GPS, GIS, 모바일 스마트 어프리케이션 등 디지털 기반의 최신 원천기술과 콘텐츠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그리고 향후 미래는 -미국의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프로슈머(Prosumer) ’라는 신조어로 예언한 바와 같이- 서비스 기반의 ‘하이터치’ 시대로, 소비자 중심의 ‘감성 만족 서비스 산업’ 시대로 진입할 것이며, 이미 이러한 움직임이 일부에서 시작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빠른 발전 속도와 함께 미래는 큰 걸음으로 나아가는 대약진이 있을 것이며, 이 행보에 발맞추어 문화예술분야도 크게 3가지 서비스 산업군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견한다. 먼저, 꿈, 상상력, 이야기를 문화예술콘텐츠로 창조하고, 이를 생활 서비스에 ‘행복, 감동, 즐거움’의 부가가치로 제공하는 ‘창의 서비스’분야이다. 세부기술개발과제로는 오감체험형 첨단영상, 감성실감형 u-러닝 에듀테인먼트 솔루션, 문화예술콘텐츠아카이빙, 맞춤형 u-웰니스 건강음식문화콘텐츠 등이 점쳐진다. 두 번째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가치를 공유할 수 있도록 문화예술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서비스하는 ‘소통 서비스’ 분야이다. 세부기술개발은 초고속무선통신네트워크, 초고해상도.대용량 아카이브 클라우딩 솔루션, 소셜 네트워크 프로슈머 플랫폼 등의 R&BD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한다. 세 번째는 창출된 콘텐츠에 대해 소비자가 감동하고 만족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감성 서비스’ 분야로, 휴먼 인터랙션 공간터치 UI UX, 오감체험형 증강현실.가상현실.시뮬레이션, 유니버설 콘텐츠 UI UX 플랫폼 등의 세부기술개발이 예견된다. 그리고 이러한 시대적 변화와 상황을 인식하여 문화와 예술분야도 삶의 질을 향상하고 가치를 추구하는 행복한 삶의 서비스와 상품화, 산업화, 국제화로 연계되는 새로운 해석과 모색이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만화는 독자를, 애니메이션은 관객이라는 소비자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보다 현실적인 입장에서의 응용 문화예술분야임을 고려할 때, 만화와 애니메이션 작가와 관계자들은 현 상황과 미래의 혜안에 대한 고민과 대처에 대해 보다 능동적이고 적극적 소신을 가지고,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자세에서 파격적인 입장으로 임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현대인의 생활에 가장 밀접하게 접촉되어있는 모바일 스마트 기기에, 꿈과 희망을 전해주는 창의적 콘텐츠를, 그리고 초고속 무선 통신망을 통해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감동을 전해 받는 감성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을 염두에 두고, 새롭게 주력할 만화와 애니메이션에 대한 틈새시장과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또한 이러한 틈새시장과 돌파구를 위해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비롯한 문화예술콘텐츠 전 분야에서 의료, 공학, 교육, 인문사회학 등의 이종학문간, 그리고 분야별 요소기술과 산업간 융합의 패러다임에 대한 고민과 개척에 발맞추어야 할 중요한 시대임을 인식해야 한다.
1년 전쯤 스마트폰을 구매하고 난 뒤 자연스럽게 트위터를 하게 됐다. 싸이월드 류의 추억 나누기쯤의 수다스러운 공간으로 여겨졌던 이곳이 생각보다 굉장히 공적인 장이 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던 것 같다. 어려운 시국에 관한, 혹은 누군가 얘기하지 않으면 그대로 잊힐 많은 이슈가 트위터를 통해 전달되는 걸 지켜보면서 매 순간 다양한 생각에 사로잡힌다. 데이빗 핀처의 < 소셜 네트워크 >에서 핀처는 저커버그가 그 거대한 소셜 네트워크 왕국을 만들었던 이유는 궁극적으로 어떤 ‘고립감’에서 촉발된 것이라고 말하는데, 이는 소통에의 욕망보다는 정확히 핀처가 영화에서 지적한 대로 집단에 속하고 싶은 욕망에 가까울 것이다. 우리는 사실 페이스북 이전에 싸이월드나 아이러브스쿨에서 일찍이 이런 방식의 네트워크를 경험했다. 트위터는 앞에서 열거한 네트워크들보다는 좀 더 루즈한 형태의 의견 교환들이 이루어지는 공간이다. 팔로어들은 자신이 팔로잉하는 이들에게 묶여 있다기보다는 그들이 내뱉는 언술이나 정보에 좀 더 관심이 있다. 트위터는 구속력이나 소속감이 비교적 약한 대신 소통에 대한 욕망으로 이루어진 매체다. 정보의 오류에서 오는 각종 폐해가 판을 치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그리고 대개는 그 의견의 교환이라는 것이 서로 평행선을 달리는 입씨름에 그치고 말지라도, 의견과 의견이 서로 충돌과 공감을 반복하는 이러한 방식은 분명히 생산적인 측면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게다가 주된 글과 댓글 사이의 위계가 이만큼 적은 매체도 드물 것이다. < 혜화, 동 >의 민용근 감독이 영화의 개봉 전후에 올린 트위터에는 자신의 영화를 가지고 관객들과 직접 소통하겠다는 그의 의지가 담겨 있다. 감독은 각종 상영회 자리에 나아가 자신의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넘어서서 개봉관에서도 자신의 영화를 본 관객이 열 명 이상 모여 그를 초청하면 기꺼이 관객과 대화를 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는 영화에 대한 새로운 방식의 홍보 수단일 수도 있겠지만, 이런 방식의 홍보는 상업 영화가 아닌 독립영화, 다시 말해 영화 그 자체에 관한 이야기보다는 다른 수단들로 이루어진 상업 영화의 홍보 체계에서는 다소 불가능한 방식이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상업 영화와 독립 영화를 가르는 잣대에 대해 많은 의견이 있지만, 일단 독립 영화의 정체성은 무엇보다도 상업적 의지에 앞서는 소통에의 열망에 있다. 영화를 통해 무언가를 말하고자 하고, 그 말 하고자 하는 것을 관객들과 기꺼이 나누려는 정신이 한국의 독립영화에는 존재한다. 개인적으로 영화를 보는 방식이 점점 개인화되어가고 있는 최근의 경향에 대해 의구심이 들고 있다. 영화는 태생적으로 공동체적인 경험을 기반으로 하는 매체다. 영화학이나 영화사에서 극장이나 관객의 존재에 대한 연구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지대한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극장 관람은 스크린에 펼쳐지는 이미지와 소통하는 동시에 그 공간 안에 있는 관객들과 동시적인 감정을 나누는 행위이며, 이는 영화를 보는 방식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그리고 관객과의 대화는 이러한 동시적인 경험을 공유하려는 열망에서 비롯된 능동적인 행위일 것이다. 소규모 독립영화들이 상업 영화들보다 상대적으로 이러한 방식의 소통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는 상업적 욕망이 채워줄 수 없는 욕구에 더욱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관객들이 소규모 영화, 독립 영화, 혹은 예술 영화에 흥미를 갖는 것은 세상에 대한 호기심, 그리고 자기 안에 존재하고 있는 무수한 자아에 대한 호기심에서 비롯된다. 좋은 영화는 보는 사람에게 정해진 결론이 아닌 어떤 의문들을 안겨주는 영화라고 믿는다. 관객을 수다스럽게 만드는 영화, 그리고 창작자에 대해 호기심을 갖게 하는 영화는 생명력을 가진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개봉을 앞두고 있거나 개봉한 독립영화들에 대한 경험의 리트윗들을 보는 것은 즐겁다. 보다 많은 관객들이 독립영화를 관람하고, 단선적인 호불호 이상의 이야기를 풀어놓을 수 있는 대화의 장이 보다 넓어지기를, 누구나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독립영화 소셜 네트워크가 형성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