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성애
- 감독
- 양인은
- 제작년도
- 1962
- 출연
- 전옥, 김혜정, 남양일, 안성기, 장훈, 이예춘, 전영선, 유춘수, 김영옥, 석운아, 방수일, 석금성, 남춘역, 김희갑, 최무룡, 윤정란, 신소영, 지방열, 문미봉, 노근호, 라정옥, 김수천
‘걸작’이라면 최소한 한 작가(또는 감독)의 작품계보에서 대표작 급의 수준은 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한국영화 걸작선’의 요구는 매우 조심스럽다. 그런 관점에서 접근할 때 김기영 감독의 < 십대의 반항 >(1959년)은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 하녀 >(1960년)에 못지않은 야심작이라고 할 수 있다. 불행히도 이 영화의 필름은 현재까지 보존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더욱 이 영화를 기록으로나마 선택하게 만든 이유이기도 하다. 필자는 <십대의 반항>과 각별한 인연을 갖고 있다. 대학 3학년 때 처음 발표한 영화평론이 르네 클레망 감독의 < 금지된 장난 >과 이 영화의 비교론이었기 때문이다. < 10대의 반항 >(1959)은 1950년 6, 25동란 때 파괴된 서울을 중심으로 소매치기와 절도를 생활 수단으로 여기며 살아가는 전후 부랑아들의 이야기이다. 피난 갔던 시민들이 서울로 돌아와 파괴된 집과 거리를 복구하는 가운데 졸지에 고아가 된 청소년들은 범죄의 세계로 빠진다. 길남( 황해남 분)은 어린 부하들에게 날치기와 좀도둑질을 시키며 살아가는 뒷골목 패거리의 우두머리다. 낮에는 소매치기를 하고 밤에는 창고나 가정집에 들어가 물건을 훔치는 일을 하게 한다. 그러던 어느 날 길남이 경찰의 단속에 결려 붙잡힌다. 같은 또래의 친구 억쇠(유춘수)는 길남을 구하기 위해 더 큰 조직의 왕초인 권가( 박노식 )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하지만 오히려 협박과 회유에 못 이겨 그의 부하가 되고 만다. 부랑아 수용소인 남북소년원에 갇힌 길남은 기회를 엿보다가 이곳에서 알게 된 남장 소녀 필녀와 간호 일을 돕던 어린 소년 근선( 안성기 )과 함께 탈출하는 데 성공한다. 필녀는 길남을 좋아하는데도 알아주지 않자 적극적인 권가 곁으로 떠나고, 근선은 길남을 따라 좀도둑질을 시작한다. 권가의 강압에 못 이겨 부하가 된 억쇠는 길남과 내통한 사실이 드러나 도망가다가 아파트 옥상 계단에서 떨어져 죽고, 권가는 오히려 필녀의 손에 죽는다. 이런 가운데 길남은 식당집 딸 봉선( 엄앵란 )의 진심어린 충고를 받아들여 새로운 생활을 결심하고, 근선을 전쟁 때 잃어버린 지식처럼 여기는 여자( 조미령 )의 집으로 데려간다. 성탄절 날, 멀리서 그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바라보던 길남은 어디론가 발길을 돌린다. 오영진(吳泳鎭)이『사상계』지에 발표한 오리지널 시나리오「하늘은 나의 지붕」을 영화화한 < 십대의 반항 >(제4회 샌프란시스코 영화제 소년 특별연기상 수상)은 한 승객이 버스를 타다가 시계를 소매치기 당했다며 거품을 물고 떠들어대는 도심지대의 한 파출소 장면에서 시작돼 주인공인 길남이 근선을 가정의 품에 안기게 해준 뒤 얼어붙은 냇가를 뛰어 건너 멀리 떠오르는 소년원을 향해 걸어가는 라스트 신으로 마무리된다. 이 영화는 모두 여덟 개의 시퀀스로 되어 있다. 김덕진 의 카메라가 포착한 심도 있는 뒷골목의 묘사와 함께 인물구조도 효과적으로 짜여 있다. 부랑아 위에 군림하는 왕초와 대립적인 세력(권가)을 중심으로 거친 성품과는 달리 인정이 많은 소악마 길남 역의 황해남 , 왕초와 친구 사이에서 등거리를 유지하면서도 의리를 잃지 않는 억쇠 역의 유춘수, 모정에 목마른 어린 마스코트 근선 역의 안성기 등 연출자의 인물 해석과 적절한 배역이 돋보인다. 또한 이 영화에는 이 시대 특유의 은어들이 많이 나온다. ‘짜부’(형사)며 ‘쎄리’(경찰관), 는 물론, ‘빵쟁이’(소매치기), ‘깔’(전지), ‘내쵸’(바보), ‘부시기’(담배), ‘따통’(아편), ‘작대기’(만년필), ‘지통난다’(통쾌하다) 따위가 그것이다. ''''''''''''''''''''''''''''''''전후 사회가 감당해야할 전쟁의 후유증과 치유''''''''''''''''''''''''''''''''라는 메시지를 제시한 김기영 의 리얼리즘은 궁극적으로 멜로 드라마적 해법과 만나지만 결코 무게감을 떨어트리지 않는다. < 십대의 반항 >은 < 곰 >( 조긍하 감독), < 구름은 흘러도 >( 유현목 감독) 등 총 1백11편이 제작된 1959년도 한국영화가운데서도 단연 빛나는 작품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