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나잇스탠드
- 감독
- 지길웅
- 제작년도
- 2015
- 출연
- 이지은, 배정현
2003년 | 코리아엔터테인먼트 감독: 김경형 | 원작: 최수완 | 각본: 박연선 | 각색: 김경형 | 제작, 기획: 이서열 허대영 | 촬영: 지길웅 | 미술: 오상만 김현옥 | 음악: 이경섭 CAST 수완: 김하늘 | 지훈: 권상우 | 종수: 공유 | 호경: 김지우 | 지훈 부: 백일섭 | 지훈 모: 김혜옥 | 수완 모 : 김자옥 | 수완 부: 오승근 2000년대 초 한국영화의 트렌드 중 하나는 인터넷 소설과 청춘영화의 결합입니다. < 엽기적인 그녀 >( 곽재용 , 2001)부터 시작되어 < 늑대의 유혹 >( 김태균 , 2004)에서 정점을 맞이했는데, 그 중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영화가 바로 < 동갑내기 과외하기 >였습니다. 이 영화로 김하늘은 새로운 이미지를 더했고, 권상우는 스타덤에 오를 수 있었죠. 2002년 12월에 촬영 현장을 공개했습니다. 장소는 양수리 종합 촬영소의 세트장이었고요. 수완(김하늘)과 지훈(권상우)의 첫 과외 장면이었는데요, 지훈은 ‘호사다마’를 당구 용어로 여기고 ‘to 부정사’는 몰라도 ‘정사’는 안다며 깐족대는 동갑내기 제자입니다. 그런 제자 앞에서 수완은 철 없는 연애 사건을 들켜 버리네요. 낮에는 과외 전선에서 뛰고 밤에는 스쿠터를 타고 닭 배달을 하는 수완. 고등학교를 유급한 제자 지훈 앞에서 포커페이스가 되지 못해 결국은 화를 터트립니다. 이 영화 전까지 김하늘은 ‘멜로’ 이미지가 강했고 TV 중심으로 활동했는데요, ‘청춘 코미디’ 장르로 영역을 확장하고 영화배우로서도 확고히 자리를 굳히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됩니다. 대학 진학? 지훈의 목표는 소박합니다. 고등학교 졸업! 하지만 아직 공부할 자세가 되지 않은 모양입니다. 권상우는 당시 20대 후반의 나이였지만 < 화산고 >(김태균, 2001) < 일단 뛰어 >( 조의석 , 2002)에 이어 계속 교복 입는 캐릭터를 맡았습니다. 2004년엔 < 말죽거리 잔혹사 >( 유하 )에 출연하기도 했죠. “유니폼 입는 캐릭터가 그래도 멋진 것 같아요. 나중에 신부 역할도 한 번 해보고 싶어요.” 예언이었을까요? 그의 꿈은 1년 후 < 신부 수업 >( 허인무 , 2004)으로 이뤄집니다. “사면초가가 무슨 뜻이야?” “다구리 붙을 때 사방에 적이라는 뜻이지!” 불량스러운 수업 태도를 보여주던 지훈은 아예 담배까지 꺼내 입에 뭅니다. 하지만 담배를 피우지 않는 권상우는 포즈 잡기가 어색한지 연신 고개를 갸웃거리며 자세를 고쳤습니다. 티격태격 하는 설정이지만 현장에서 김하늘과 권상우는 척척 죽이 맞는 호흡을 보여주었습니다. “정말 에너지가 넘쳐요. 촬영할 때마다 느끼는 건데, 상대방을 참 기분 좋게 해주는 배우예요. 저는 감정 기복이 심해서, 아무 것도 아닌 일에 짜증을 낼 때가 있는데요, 권상우 씨는 만나면 기분이 좋아져요. 그게 우리 영화에 도움이 많이 된 것 같아요.”(김하늘) “하늘 씨는 나보다 오래 연기한 선배지만, 상대방을 주눅 들게 하는 게 아니라 편안하게 만들어줘요. 나중에라도 기회가 닿으면 하늘 씨랑 꼭 다시 연기하고 싶어요.”(권상우) 그리고 두 사람은 3년 후에 < 청춘만화 >( 이한 , 2006)에서 재회하죠. “<동갑내기 과외하기>가 지금까지 나온 코미디랑 다른 점이 있다면 ‘깨끗한’ 코미디 영화라는 점이에요. 제목이 ‘과외하기’인데, 난잡할 수 있겠어요?(웃음)”(권상우) “코미디에 대해 안 좋은 선입견이 있다면 그건 배우들이 망가진 행동으로 웃기려 들기 때문인 것 같아요. 우리 영화에도 물론 그런 장면이 없지 않죠. 하지만 막무가내로 웃기려는 게 아니라 시나리오와 상황으로 웃긴다는 게 장점이에요.”(김하늘) 결국 참지 못한 수완은 지훈의 코에 담배를 쑤셔 넣습니다. 권상우가 아플까 싶어 김하늘이 몇 차례 NG를 거듭하자 김경형 감독이 한 마디 던집니다. “아프게 쑤셔 넣어도 괜찮으니까, 그냥 힘차게 해!” 감독의 디렉션에 용기를 얻은 김하늘은 과감한 연기로 단번에 오케이 사인을 받았습니다. 이 영화로 뒤늦은 데뷔를 하는 김경형 감독은 노랗게 염색한 머리로 현장에서 단연 돋보이는 존재였습니다. KBS에 입사해 드라마 현장을 먼저 접한 그는 이후 영화의 매력에 빠져 사표를 던지고 충무로에 뛰어들었고 < 그래 가끔 하늘을 보자 >( 김성홍 , 1990)의 연출부 생활을 했습니다. 그리고 마흔 세 살의 나이에 첫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를 만났습니다. 대부분 슬픈 역할을 맡았던 김하늘에게 <동갑내기 과외하기> 현장은 조금은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감독님이 나이에 비해 참 젊으세요. 장난꾸러기?(웃음) 감독님이 오히려 저희들한테 애교도 부리시고요. 그러니까 스태프들도 편하게 풀어지고 배우들도 풀어지고… 분위기가 좋을 수밖에 없죠.” 김경형 감독이 권상우에게 연기 지도를 하고 있는 와중, 김하늘은 휴지를 입에 대고 기침을 합니다. 촬영 당시 몸살 감기였는데요, 이날 촬영도 병원에 들러 주사를 맞고 오느라 조금 늦게 도착했죠. 그런데… 그 감기가 바로 권상우에게 옮은 것이었다는 사실. “감기 걸려서 입원까지 했다가 거의 나을 때쯤 됐는데, 상우 씨가 또 감기에 걸려서 온 거예요. 저한테 감기 옮긴다고 장난으로 막 침 튀기고 그랬는데, 정말 다시 감기 든 거 있죠.”(김하늘) “제가 진짜 죽일 놈입니다.(웃음)”(권상우) 김경형 감독이 이런저런 포즈를 취하며 장면의 톤을 배우들에게 전합니다. 한편 두 배우가 이 영화를 선택한 건 시나리오의 힘이 절대적이었다고 하네요. “시나리오를 차 안에서 단숨에 다 읽었어요.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그냥 하겠다고 했죠.”(권상우) “저도 차 안에서 봤는데, 원래는 드라마 <로망스> 촬영중이라 그 대본을 봐야 하는 상황이었거든요. 근데 잠깐 본다고 읽기 시작한 <동갑내기 과외하기> 시나리오를, 차에서 내려 식사하러 갈 때까지 들고가게 됐어요. 그리고 쉽게 결정 내렸어요.”(김하늘) 영화에선 ‘날나리’지만 학창 시절 권상우는 ‘범생이’였습니다. “저는 진짜 고등학교 때 커피숍 한 번 안 가봤어요. 친구들이랑 운동하고, 주말에 영화 보러 가고, 가끔 친구네 집에서 놀고. 담배도 안 피우고요. 재밌게 노는 학생이긴 했어도, 겁이 많아 얌전했어요.” 사정은 김하늘도 마찬가지. “학교 다닐 때 제일 말썽 부린 게 지각 정도였죠.” 지길웅 촬영감독은 우리에겐 이준익 감독의 < 황산벌 >(2003) < 왕의 남자 >(2004)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동갑내기 과외하기>엔 신부 역으로 잠깐 출연하기도 하는데요, < 동갑내기 과외하기 레슨 2 >(2007)에선 김호정 감독과 공동으로 연출을 맡기도 했습니다. “지금 저한테 제일 중요한 것은, 일하는 게 행복하다는 걸 느꼈다는 거예요. 처음 일 시작할 때는 정말 행복하지도 않았고,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도 몰랐어요. 내가 왜 항상 밝은 척 웃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죠. 그게 다 일이 즐겁지 않아서 그랬던 것 같아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일하는 게 너무 행복해지고, 그러니까 좀 더 좋은 연기 보여줄 수 있게 되고… 저한테는 정말 중요한 변화예요.” 김하늘에게 <동갑내기 과외하기>는 일의 즐거움을 깨닫게 한 작품입니다. “저는 솔직히 드라마에 나온 제 모습을 보면 짜증나요. 주눅 들어서 연기하는 것 같아 보이거든요. 영화 촬영장에 오면 훨씬 편한 느낌이에요. 그래서 드라마보다 영화가 하고 싶어요. 이제 봄이 되면 데뷔한 지 딱 2년이에요. 그 동안 정말 열심히 했어요. 그런데 제가 출연했던 작품들을 보고 사람들이 ‘권상우 뭔가 했구나’라고 생각할 만한 건 아직 없었던 것 같아요.” 그에게 <동갑내기 과외하기>는 ‘권상우가 뭔가 한’ 첫 작품인 셈입니다. 부잣집 도련님답게 패러글라이딩이 취미인 지훈. 짝사랑하는 남자에게 실연 당한 동갑내기 과외 선생님을 위로하기 위해, 이후 함께 패러글라이딩을 타러 나간다. 필름 감는 소리만 조용히 들리는 가운데 연기에 몰입하는 권상우. 그런데 갑자기 동시녹음 기사가 버럭 호통을 칩니다. “누가 배에서 꼬르륵거려!” 그 주인공은 권상우였고, 멋쩍게 웃으며 자진납세 하는 바람에 현장은 웃음바다가 됐습니다.
얼마 전에 영화진흥위원회 주최 3D 입체영화 토론회를 참관할 수 있었다. 최근의 입체영화 열기로 인해 정말로 많은 국내 관련업체 관계자들이 모여서 거의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였다. 역시 토론회의 관건은 우리가 방심하고 있던 사이 입체영상 시장의 후발주자가 되었다는 것이고 지금부터라도 빨리 준비하지 않으면 뒤쳐질 수밖에 없다는 것인데, 입체영화에 이어서 입체 TV 시장까지 현재 불이 붙고 있는 것을 보면 실제로 그런 상황에 직면할 수 있겠구나 하는 위기의식이 들었다. 그런데 토론회의 패널로 참가해 주신 분들 중에서 지길웅 촬영감독(대표작: 왕의 남자 )께서 지적해주신 내용들이 꽤 공감이 갔다. http://www.segye.com/Articles/SPN/ENTERTAINMENTS/Article.asp?aid=20100205003161&subctg1=&subctg2 그것은 위의 뉴스와 관련해 과거 한국이 창작 애니메이션은 만들지 않고 해외 애니메이션들의 OEM 하청 기지화 되면서 겪어야 했던 수많은 악습들이 재반복되지 않을 것인가에 대한 우려였다.(당시에도 한국의 애니메이션 제작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자찬하고 있었으니까) 이 부분과 관련해 패널들 사이에서 너무나 열띤 토론들이 전개되어 쉽게 어느 쪽이 옳다고 단언하기는 어려운 상황이 되어버렸는데, 역시 그럼에도 당면한 가장 큰 문제는 < 아바타 >로 인해서 갑자기 국내에 3D 입체 상영관이 대폭 늘어나버렸다는 것이고 우리가 논쟁하고 있는 사이 올 여름 시즌에도, 겨울 시즌에도 늘어난 3D 입체 상영관에서 틀 수 있는 국산 콘텐츠는 준비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다. 관건은 이것이다. 미국의 예를 들더라도 제대로 된 3D 입체영화는 제임스 카메론 급의 완벽주의 감독이 만들어내는 영화가 아니면, 부분 입체영화(혹은 일반 촬영 후 3D 변환) 정도가 현재의 평균적 수준이다. 실사 영화의 경우, 아직까지 입체 카메라를 컨트롤할 수 있는 좌, 우 카메라의 리그(Camera Rig, 카메라 지지 장치)가 보편화되지도 않았고 이것을 다루는 전문 촬영기사도 몇 명 없는 상황이라 전체를 입체 촬영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기술이라고 한다.(Pan이나 Follow시 좌,우 카메라의 시야각이 잘못 조율될 경우, 공간의 원근감이 깨져서 감상자에게 엄청난 울렁증을 준다고 함) 때문에 제임스 카메론조차 이러한 원근이 깨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영화의 배경은 가급적 실제 촬영을 하지 않고 크로마로 배우들만 촬영한 후, 나중에 정확한 계산에 의해서 CG로 배경을 만들어 채우는 방법을 취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저런 여건에서 영화를 찍을 수 있는 감독은 미국에도 몇 명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 수십 배가 넘는 미국의 3D 입체영화 상영관들은 어떤 작품들로 채워지고 있는가? 답은 이미 우리가 알고 있다. 실사로 촬영된 입체영화 보다는 픽사 & 디즈니, 드림웍스 등이 제작하는 CG 애니메이션들이 1년에 상영되는 3D 입체 상영 라인업의 상당 부분을 채우고 있는 것이다. CG 애니메이션은 실사영화 같이 카메라 2대의 유격을 조정해가며 어렵게 촬영하는 방식이 아닌, 렌더링시 카메라의 시점만 오른쪽, 왼쪽으로 2번 걸어주면 상대적으로 매우 간단하게 입체 소스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입체영상을 만들어 내기에 최적의 제작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CG 애니메이션들이 3D 입체영상 시장의 기본적인 저변을 확보해 주고, 간간히 부분 입체로 제작된 영화들이 나와주고, 그러다 < 아바타 >나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급의 블록버스터가 한 방씩 투하되는 형태로 발전해 가고 있는 모습을 확인해 볼 수 있다. 때문에 이 같은 상황을 후발주자인 국내 상황에 맞게 적용해 보자면, 단순히 `아바타 현상`에 현혹되어 3D 블록버스터 영화들부터 만들려고 하기보다는 3D 입체 애니메이션들의 제작을 서둘러 지원하고 추진하는 것이 맞지 않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