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와이이의뷰티풀피아노]기억해요 - 천년여우여우비 OST
- 제작년도
- 2008
영화제에서 영화를 보다 보면 ‘저건 분명히 감독 자신의 경험일 거야’라고 생각되는 작품이 가끔 있다. 영화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를 할 때 다른 관객들도 감독에게 직접 겪은 일이냐는 질문을 많이 던진다. 아마도 직접 경험하지 못하면 알기 어려운 어떤 디테일이 그 영화에 들어 있기 때문에 그런 생각이 드는 것 같다. 애니메이션의 경우 감독이 겪은 일로 만든 작품을 찾아내기란 더 쉬운데, 감독과 주인공 캐릭터가 똑같이 생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아! 똑같네’ 라는 생각이 들면서 바로 ‘그 작품을 만든 사람이구나’ 생각이 든다. 이건 거의 명함 수준이다. 여기 주인공 캐릭터와 감독이 똑같이 생긴 또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소개하고자 한다. 2015년 서울독립영화제 상영작인 < 어둠의 저편 >이다. 영화는 어두운 병실 안에서 생명 유지 장치의 반복되는 ‘삐삐’ 소리로 시작된다. 신경을 거스르는 소리에 주인공은 잠을 이루지 못한다. 말기 암에 걸린 누나의 병실을 지키고 있던 주인공은 급기야 어떤 기억을 떠올리게 된다. 바로 다시는 떠올리기 싫었던 기억, 아버지의 죽음이다. 흑백으로 된 아트웍은 병원과 죽음이라는 주제와 잘 어울린다. 이곳에서 색을 가진 것은 유일하게 삶에 대한 의지가 담긴 누나의 분홍색 페디큐어뿐이다. 이 작품을 보면, 바로 이것이 감독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으며, 그렇기 때문에 작품을 만드는 과정이 쉽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가족의 죽음을 작품으로 만들려면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한 것일까? 또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고 나서 어느 정도 솔직하게 만들면 좋은 것일까? 나는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솔직함에 큰 충격을 받았다. < 어둠의 저편 >은 누나와 아버지의 죽음을 소재로 ‘우리는 죽음을 어떻게 마주해야 하는가?’ 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감독은 작품의 첫 상영에서 가족들을 초대했다. 그리고 영화가 끝나고 가족들과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영화를 만들 때부터 꼭 가족들과 함께 보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그동안 가족끼리 누나를 잃은 슬픔을 한 번도 드러내 놓고 이야기 해 본 적이 없어서 그런 치유의 시간을 가지고 싶었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은 감독이 가족에게 주는 선물 같은 작품이다. 김창수 감독은 꽤 오랫동안 애니메이션을 해왔다. 장편애니메이션 < 천년여우 여우비 >(2006), < 마법 천자문 >(2010), < 우리별 일호와 얼룩소 >(2015) 등의 핵심 스태프로 참여했다. 20년 동안 업계에서 일하고 이제 자신의 첫 연출 작품을 만든 것이다. 나는 영화감독이 다른 예술 분야를 하는 것에 비해 좋다고 느낄 때가 있는데, 그것은 나이가 들어 시작해도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바이올린, 피겨 스케이팅, 화가, 가수 등은 사실 늦은 나이에 시작해서 뭔가를 해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영화만은 삶에 대해 어떤 시선을 가지고 있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에 나이가 들어도 얼마든지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게다가 이러한 첫 작품이라면, 다음 작품이 기대되지 않을 수가 없다. 올해 만들어진 신작이니 2016년에는 여러 영화제를 통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있을 것이다. 애니메이션을 즐기는 관객이라면, 놓치지 말고 보시기를!
애니메이션 < 생각보다 맑은 >은, 과거 김운기 , 연상호 , 장형윤 감독의 단편을 묶었던 < 인디애니박스: 셀마의 단백질 커피 >(2008)와 안재훈 , 한혜진 감독이 만들었던 <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 >(2014) 등과 마찬가지로 단편 애니메이션을 옴니버스 형태로 묶어서 개봉한 작품이다. <럭키미> < 사랑한다 말해 > < 코피루왁 > < 학교 가는 길 > 등 한지원 감독이 만들어온 4편의 단편 작품을 77분 분량으로 묶어 2015년 1월에 개봉했는데, 애니메이션 팬들과 비평계에서 호평을 받았다. 각기 다른 시기에 별도 주제로 만들었던 단편 작품들을 묶어 내놓다 보니, 작화나 그림 스타일에도 차이가 있고 내용면에서도 직접적인 공통점이 많지 않다는 것을 개봉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한지원 감독이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즉 어떤 내용상의 공통점보다는 ‘감독(연출자)’을 중심으로 묶어낸 작품이라고 보면 될 텐데, 애니메이션에 있어서도 소위 ‘작가주의’라고 칭할 만한 요소를 중시하는 국내 비평 신scene에서는 이 부분이 단점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미야자키 하야오나 타카하타 이사오, 오시이 마모루 그리고 < 아키라 >의 오토모 카츠히로나 <기동전사 건담>의 토미노 요시유키 등 개성 강한 ‘작가’로서의 애니메이션 작품에 대해 비평적 평가가 후하기도 하다. < 별의 목소리 > < 초속 5센티미터 >를 만든 신카이 마코토의 국내 선호도가 높은 이유도 그가 ‘사실상 혼자서’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다는 이유가 클 것이다. (<별의 목소리> 이후의 작품은 더 이상 혼자서는 만들지 않고 스튜디오 시스템을 통해 만들고 있긴 하지만...) 필자는 2001년 그의 데뷔작 <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 >를 우연히 본 후 호감을 갖게 되어 신카이 마코토와 인터뷰를 할 기회가 있었다. 아마 그로서도 최초의 인터뷰였을텐데, 그 후 <별의 목소리>가 개봉하면서 신카이 마코토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게 된다. 작가의 데뷔작부터 호감을 가진 상태에서 그가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경험. 한지원 감독의 < 코피루왁 >을 처음 봤을 때부터 2015년 < 생각보다 맑은 >이 개봉되었을 때까지, 필자는 어쩔 수 없이 어떤 기시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필자가 한지원 감독의 작품을 처음 접했던 것은, 그가 학생 시절이었던 2009년 내내 제작하여 2010년에 개인 DVD를 제작해 판매했던 < 코피루왁 >을 우연히 보았을 때였다. 아마도 2010년 이후였을 텐데, 서울애니메이션센터에서 열렸던 인디애니페스트 영화제 부스의 <코피루왁> DVD를 보고 그 인상적인 그림체에 이끌려 구입하게 되었다. 단편애니메이션 < 코피루왁 >이 수록된 DVD(필자 개인 소장품) 애니메이션 잡지 「애니메이툰」 88호(2010년)에는, 당시 < 코피루왁 >으로 인디애니페스트 영화제에서 대상 수상을 한 한지원 감독 인터뷰 기사가 실려 있다. 웬만한 단편애니메이션보다 긴 20분의 러닝타임을 1년 내내 완성해냈는데, 그것도 스토리보드 작업 없이, 동화(動畵)를 만들면서 도중에 바로 연출 작업을 하기도 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비주얼 적인 면에서 실험적인 시도를 하기보다 이야기를 최대한 무리 없이 매끄럽게 전달하려고 노력했다. 편집에서 어긋나면 바로 오류가 보이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스토리보드가 없는 점은 편집할 때 다소 유연성있게, 장면을 넣고 빼고 할 수 있어 좋았지만 굉장히 힘들었다.” (「애니메이툰」 88호, 2010년) < 코피루왁 >을 통해 애니메이션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며 데뷔한 후 < 천년여우 여우비 >의 이성강 , < 사이비 >의 연상호 , < 우리별 일호와 얼룩소 >의 장형윤 감독 등이 응원과 칭찬을 하며 한지원 감독의 역량을 인정해주었는데, 예를 들어 이런 내용이었다. “정말 혜성 같은 신인이 등장했다. 이게 졸업작품도 아니고 실습작품이라니. 긴 러닝타임을 소화해 내는 저력, 세련된 스타일, 선명한 주제의식. 단연 올해 최고의 작품이다.” ( 장형윤 감독 발언, 네이버캐스트, 2015년) 그리고 5년 후. < 생각보다 맑은 >이 개봉했다. 이 작품의 내용에 대한 시시콜콜한 소개 보다는 필자가 알고 지내는 일본의 한국애니메이션 팬의 코멘트를 인용하며 글을 마무리 짓고자 한다. <생각보다 맑은>은 2015년 10월 31일~11월 3일까지 일본에서 개최되고 있는 ‘신치토세공항 국제애니메이션 영화제新千?空港國際アニメ-ション映畵祭’에서 2회에 걸쳐 상영되었는데, < Clearer Than You Think >라는 영문 제목을 내걸고 ‘한국발, 현대 젊은이들의 싱싱한 이야기’라고 소개되었다. “리듬감, 시선, 빛과 그림자. 말이 아니라 시각을 통해 가슴에 아픔을 느낄 만큼 인물의 심정을 전달해준다. 한지원 감독만큼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인물은 없다.” (닉네임 massando) 일본에는 외국 애니메이션의 팬이 ‘극단적으로’ 적다. 자국 애니메이션이 워낙 절대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보니 외국 애니메이션에 대한 논의가 거의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는다는 느낌이다. 그런 와중에 한국 애니메이션을 포함한 외국 애니메이션 마니아는 나름대로 존재하는데, 그 중에서도 최근 인디애니페스트 등에 소개되는 한국의 독립 애니메이션이나 여러 작가주의 작품에 대한 관심을 보이는 팬층도 소수이나마 조금씩 증가 추세이다. 위와 같은 감상을 전해준 인물도 그 중 하나다. 한지원 감독 작품을 DVD로는 이미 접했다고 하는데, 이번 신치토세공항 영화제를 통해 직접 스크린에서 볼 수 있게 되어 감개무량하다는 반응이었다. 이처럼 국내외의 한국 애니메이션 신에서 많은 주목을 받는다는 것은 그만큼 작가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의미이겠다. 한지원 감독은 현재 <피아노 마주보기>라는 웹툰 작품을 연재 중이다. 원래는 애니메이션 시나리오로 만들다가 웹툰으로 먼저 발표하게 되었다고 한다.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 인터뷰(2015년 1월 30일)에는 이 작품을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만들 계획이 있다는 발언이 실려 있다. 한지원 감독의 차기작이 빨리 나오기를 기대한다.
< 마당을 나온 암탉 >이란 작품 그 자체에 대해서는, 최근 개봉작인데다 또 다른 이들이 많이 논할 것이기 때문에 굳이 여기서 자세히 다룰 생각은 없다. 필자는 스스로를 ‘평론가’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는 않기 때문에, 내용에 대해 공적인 자리에서는 운운할 생각도 없다. 그런 글은 블로그나 트위터를 통해 간단하게 발표하는 정도로 하고, 이 글에서는 좀 더 다른 방향에서 <마당을 나온 암탉>에 관해 생각해보았다. ■ 개인적인 소회 < 마당을 나온 암탉 >의 시사회장에서 우연히 한 언론사 기자와 만났다. 벌써 10년 전에, 대한민국 만화대상의 심사위원으로 같이 반나절 내내 심사를 하면서 처음 만난 분인데 그 인연으로 간간히 취재를 당하기도(?) 하고 가끔은 내 쪽에서 인터뷰를 하기도 하는 사이다. 그 분은 <마당을 나온 암탉>을 보고 어땠냐고, 꽤 괜찮지 않냐고 물어왔다. 작품을 보면서 상당히 만족하고 있던 나는, 조금 과장해서 지난 10년간 본 국산 극장 애니메이션 중에서는 가장 만족스럽게 본 것 같다고 답했다. 작품을 본 직후였기에, 특별히 어떤 이유를 찾기 보다는 그냥 바로 떠오른 답이 그것이었다. 그런데 그 코멘트가 기사화되었다. “근 10년 동안 발표된 한국 극장 애니메이션 중에도 최고”라고 평했다는 내용이다. 여기에 약간 설명을 덧붙여야 할 것 같아, 이 기회를 빌어 글을 써본다. 1967년 < 홍길동 > 이후 한국의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는 벌써 44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미국이나 일본에 비하면 아직 작품수가 적겠지만, 사실은 한국만큼 오랜 기간 많은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을 만든 나라도 달리 많지 않다. 하지만 그런 반면에 1980년대까지의 고전적 작품들 이후 한동안 극장에서 애니메이션 개봉이 멈춘 적도 있었다. 1994년 < 슈퍼 차일드 >와 < 블루 시걸 >의 개봉으로 다시금 극장에서 애니메이션 개봉이 시작된 시점에는, <블루 시걸> < 붉은매 > < 헝그리 베스트 5 > < 아마게돈 > 등 기존의 ‘어린이용’이라기보다는 ‘청소년용’(<블루시걸>은 성인용이었지만)에 가까운 작품이 이어진 때도 있었다. 그러면서 2011년 현재까지 17년간 여러 작품이 개봉되었다. ■ 미션 임파서블 하지만 90년대 PC통신, 2000년대 블로그나 트위터 등 인터넷에서 모이는 ‘애니메이션 마니아’를 만족시킬 수 있는 작품은 많지 않았다. 오히려 TV애니메이션 중에서는, 대중성에서는 물론 매니아들에게도 평가가 나쁘지 않은 작품이 있었다. 당장 필자만 해도 작년에 이 자리에 썼던 < 달려라 하니 >(1988)와 같은 작품은 매우 재미있게 보았다. 최근에도 마니아들이 개별적으로 만족스럽게 생각하는 작품은 그래도 꽤 존재한다. 그에 반해 극장용 애니메이션에 대해서는 애니메이션 팬들의 평가가 전반적으로 높지 않았던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TV를 틀기만 하면 무료로 방영되는 TV애니메이션’과 달리, 자발적으로 시간을 내어 극장까지 달려가서 티켓을 구입하여 보아야 하는 극장용 애니메이션의 경우, 당연히 그에 따르는 ‘기대치’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게다가 애니메이션의 경우 최근에는 아무 극장에서나 다 개봉하는 것도 아니고, 소위 ‘퐁당퐁당 상영’으로 상영시간에 맞추기도 쉽지 않다.) 웬만큼 잘 만들었더라도, 연출이나 캐릭터, 혹은 성우 연기 등의 몇몇 부분에서 미숙한 점이 보이면 바로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조건인 것이 바로 극장용 애니메이션이라는 세계다. 그런 상황에서는 그림도 최신 외국 애니메이션 못지 않게 잘 그려야하고, 카메라워크나 액션 연출도 제대로 해야 하며, 매력적인 캐릭터를 개발하고 성우 연기에도 신경써야 하며 동시에 흥행성 있는 내용과 매니아들의 기대치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야 하는….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을 몇십 년간 수십 작품 꾸준히 개봉한 실적을 가진 감독이나 제작사가 존재하지 않는 한국적 현실에서는 매우 어려운 상황을 극복해야만이, 해외 작품을 통해 눈이 높아진 애니메이션 팬들을 만족시킬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른다. 그런 점들은 아무래도 꾸준히 수십 년간의 제작 실적과 경험을 가져야 극복할 수 있는 부분인데, 팬들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실패함으로써 다음 작품을 연이어 만들어내지 못하게 되는 이유로 실적과 경험을 쌓기 곤란해진다는 아이러니가 발생하게 된다. 일종의 ‘불가능 미션(Mission: Impossible)’이라 아니할 수 없겠다. ■ 취향의 세계 하지만 그래도, 일부 몇몇 작품에 대해서는 호평을 해주는 팬이 생긴 작품들도 있었다. 필자만 해도 < 아치와 씨팍 >(2006)에 대해서는 호의적인 평가를 해왔다. 물론 그런 호평을 받는 작품에도 약점은 존재한다. 그런 약점에도 불구하고 맘에 드느냐, 아니면 약점들 탓에 맘에 안든다고 말하게 되느냐는 결국 취향의 차이라고 할 수밖에 없을 듯 하다. 필자의 경우엔 <아치와 씨팍>이 취향에 맞았던 것이고, 또한 올해 초 이 자리에 소개했던 < 마법천자문 - 대마왕의 부활을 막아라 >의 경우에도, 몇몇 단점도 보였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는 호평을 내리고 싶은 작품이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겐 다른 몇몇 작품들이 취향에 맞았던 것이겠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 마당을 나온 암탉 >에 대한 필자의 호평도, 단순히 필자의 취향에 맞는 작품이었다고 해버리면 그 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 마법천자문 >과 < 소중한 날의 꿈 >을 볼 때에도 몇몇 아쉬운 점은 있었으나 그래도 전체적으로 한국의 극장 애니메이션이 점점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느꼈던 필자로서는 이번 <마당을 나온 암탉>이 하나의 ‘정점’을 찍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앞서와 같이 약간의 과장을 섞어, 오랜만에 만난 기자에게 감상을 말했던 것이다. 개봉 후 지금까지 『마당을 나온 암탉』에 대해서 나온 기사나 감상을 보면 여전히 몇몇 분들에겐 불만스러운 점이 존재하는 듯 하다. 하지만 그것은 일정 부분 그들의 ‘취향’에 맞지 않았기 때문에 나온 감상일 수도 있다. (필자도 한 명의 관객 입장에서 지금까지 그런 식의 비판을 해왔으니 그런 식의 감상을 반대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그렇다면 과연 이 작품이 얼마나 많은 이들의 ‘취향’을 만족시켰는가?”라는 지점이 아닐까 한다. ■ < 마당을 나온 암탉 >에 대한 초기 반응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011년 7월 27일, 개봉 첫 날에만 관객수가 이미 51207명에 이르렀다. 그리고 28일까지의 2일간 기록이 벌써 10만 6207명이다. 아직 개봉 첫 주말도 지나지 않았으니, 이번 주가 지나면 이보다 훨씬 높은 수치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된다. 올해 개봉된 장편 애니메이션 < 소중한 날의 꿈 >은 7월 27일 기준으로 44088명의 관객을 동원한 것으로 나온다. < 마당을 나온 암탉 >은 이미 하루 기록만으로 『소중한 날의 꿈』의 관객수를 돌파한 것이며, 2010년도에 개봉된 『 마법천자문 - 대마왕의 부활을 막아라 』의 관객수인 12만 2021명을 넘길 것도 확실시된다. 오리지널 첫 개봉 작품으로서는 국산 애니메이션 최고 흥행기록을 갖고 있는 < 천년여우 여우비 >(2007년)의 47만 1412명도 시야에 들어오고 있다. 그리고 재개봉작으로서 현재까지 한국에서 국산 애니메이션으로서는 최대의 관객동원수를 기록한 < 로보트 태권V 디지털복원판 >(2007년)의 66만 2344명 기록마저 넘을 수 있을지, 이어질 흥행의 추이에 계속해서 주목하고 싶다. (이 글이 「애니DB」 사이트에 업데이트될 시점에는 이미 그 결과가 나와 있을지도 모르겠다. 글이 올라오면 필자의 블로그에 그 결과를 써보려고 생각한다.) 아무튼 길게 적었지만, 필자가 하고 싶은 말을 단 한 가지로 압축하자면 다음과 같다. “일단 극장에 가서 각자 보고 판단하길 바란다.” 물론 각각의 개별적인 취향에는 안 맞는 작품일 수도 있겠으나, 한국 애니메이션이 90년대와 2000년대를 거쳐 2010년대에 다다른 지점을 확인하는 의미에서라도. 또한 < 마당을 나온 암탉 >은 기본적으로 가족용 작품(반드시 아동용 작품은 아니라고 느꼈다)이었으니, 오랜만에 가족을 데리고 함께 보아도 좋을 것 같다. /글:선정우 (출판기획사 코믹팝 대표, 만화&애니메이션 아카이브 사이트 [미르기닷컴] 운영) http://mirug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