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소연 애인
- 감독
- 스카치 조
- 제작년도
- 2007
- 출연
- 하소연, 윤세라, 조이, 강철, 김동민, 현희, 신영웅, 차린, 서민호, 양일남, 미라, 설지원, 은빛, 강성민
압델라티프 케치체가 감독을 맡았던 < 가장 따뜻한 색 블루 >(2013)는 두 명의 레즈비언이 주인공이다. 한 명은 유명한 여배우 레아 세이두가 또 한 명은 무명의 여배우 아델 에그자르코풀로스가 연기했다. 2013년 그해 칸 영화제에서 이 영화를 처음 보았다. 영화는 황금종려상도 가져갔다. 하지만 나는 이 영화의 영화적 성과와 무관하게 단 하나에 시종일관 매혹되어 있었다. 아델의 입이었다. 아델의 저 육감적인 입이 무언가를 먹거나 상대방 파트너의 어딘가를 애무할 때가 그 영화에서 가장 흥미진진했다. 감독의 인터뷰를 읽고 나서 나의 감상이 완전히 그릇된 것이 아니었음을 알게 되었고 은근히 만족스러웠다. 감독은 오디션을 위해 만났던 아델이 레몬 타르트를 씹는 모습을 보고, 즉 그 입을 보고 캐스팅을 결정했다고 말하고 있었다. 이 영화에서 빛나는 것이 있다면 오로지 아델의 그 입뿐이라고 나는 지금도 믿어 의심치 않고 있다. < 개그맨 >은 한국영화사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긴 영화다. 이 영화는 이명세 의 연출 입문작이다. 마치 찰리 채플린을 연상케 하는 외양을 지닌 나이트클럽 삼류 개그맨 이종세( 안성기 )가 허름한 이발소의 무식하지만 착한 뚱보 문도석( 배창호 )과 야심에 가득 찬 미인 오선영( 황신혜 )과 함께 무장 강도짓을 하다 파멸한다는 내용이다. 결국 영화감독이 되고 싶어 하는 이종세가 이발소 의자에 앉아 꾸는 한낱 백일몽으로 밝혀진다. <개그맨>은 발상의 참신함과 인물들의 독창성으로 당대 가장 뛰어난 한국영화의 출현이라 인정받았고 지금도 그 빛은 바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나는 <개그맨>의 이 정통적인 혹은 통사적인 평가에 그다지 관심이 가지 않는다. 내가 <개그맨>을 기억하고 사랑하는 면모가 있다면 그건 단 하나, 배우로서의 배창호와 그의 연기가 이 영화에서 유달리 빛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의 연기 중에서도 특별한 연기를 하나 말해야 한다면, 우물거리는 입으로 먹어대는 그 연기다. 영화배우가 되고 싶은 이발사 문도석은 이종세의 꿈에서 함께 강도짓을 해나간다. 그는 그게 배우의 길이라고 착각한다. 당시 가장 뜨거운 인기 감독이었던 배창호 감독을 배우로 캐스팅했다는 점만으로도 흥미로운 일인데, 솔직히 말하자면, 그의 연기력은 함께 등장한 전문 배우들 안성기 나 황신혜 를 압도하고 있다. 문도석을 연기하는 배창호는 그가 등장하는 거의 매 장면을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 그리고 그때마다 그가 거의 빼놓지 않고 하는 행위는 무언가 먹는 것에 대해 거론하거나, 먹는 것이다. 영화의 첫 장면을 보자. 영화배우 지망생으로서 영화도 꽤나 많이 보아 왔다고 자부하는 그러니까 어머니 뱃속에서부터 영화를 보아왔다고 자부하는 문도석이 영화사의 명장면으로 꼽는 것은 리차드 플레이셔의 영화 < 바이킹 >(1958)에서 커크 더글라스가 잔치를 벌이며 통닭을 씹어 먹는 장면이다. 이내 문도석은 말한다. 역시 보신탕은 똥개가 최고라고. 이건 하나의 신호에 불과하다. 문도석의 거의 모든 연기는 먹는 것으로 통하고 이 영화의 정점도 먹는 것으로 통한다. 예컨대 문도석이 출현하는 두 번째 장면을 보자. 이종세는 만화방에 앉아서 만화책을 보고 있다. 그때 문도석이 절반쯤 녹은 아이스크림을 쪽쪽 빨면서 이종세의 옆에 앉아 말을 시킨다. 아이 같거나 혹은 어수룩하거나 하는 인물의 성격이 그 쪽쪽 빨아대는 입 모양만으로도 표현 가능하다는 사실을 우린 그때 알게 된다. 만약 무언가 먹지 않으면 무언가라도 입에 물고 씰룩거려야 한다는 사실은 문도석이 등장하는 세 번째 장면에서 알 수 있다. 그는 이종세 앞에서 오디션을 보듯이 샹하이 박의 흉내를 내는데, 이걸로는 무언가 모자라다는 듯이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나서 바닥에 떨어져 있는 담배를 얼른 주워 입가에 물고는 연기를 이어간다. 그때서야 그는 만족스럽다. 은행을 털기 위해 사전조사를 나간 자리에서 짝짝 껌을 씹어대는 그 입은 그의 천진난만할 정도의 우둔함을 표현하고, 의심스러운 문도석을 뒤따라 온 은행의 청원경찰 앞에서도 여전히 우둔하자 이종세는 문도석의 입에 만두를 쑤셔 넣는다. 화장실에서 통닭을 발라 먹고 해변에서 오선영에게 프러포즈하는 이종세에게 “감독님 인절미 좀 드세요”라고 엉뚱하게 말하는 장면에 대해서는 이제 그냥 그러려니 하고 지나쳐도 될 것이다. 배창호 가 연기하는 문도석의 먹는 행렬은 배창호의 그 연기에 힘입으며 점점 이 영화의 중요한 정점으로 우릴 이끌어 간다. 이 영화에는 유일한 사망자가 있다. 이종세, 문도석, 오선영 일행의 차가 고장 났을 때 그 차를 고치러 왔다가 문도석에게 총을 맞게 되는 자전거 수리공이다. 그 때문에 이종세, 문도석, 오선영도 꿈속에서 파국을 맞는다. 그런데 그 수리공을 문도석 혼자 방문했을 때 그의 대사는 여지없이 다음과 같다. 수리공은 라면을 먹고 있다. “야, 그 라면 참 맛있겠습니다. 계란을 안 넣어 드시는 걸 보니까 라면 맛을 아시는 분이구만. 괜히 맛 낸다고 계란이니 파니 집어넣으면 라면 맛만 버려요. 그저 라면은 민짜가 좋지요”문도석은 그렇게 말하더니 옆에 있는 반찬 하나를 냉큼 주워 먹는다. 계란, 그러니까 어쩌면 그것은 예고였는지도 모른다. < 개그맨 >에서 가장 빛나는 장면은 후반부 기차역 대합실 장면이다. 모든 것이 파국에 이르렀다. 문도석은 사람을 죽였다. 일행은 부산으로 도주하기 직전이고 여기는 새벽의 역 대합실이다. 그때 문도석은 흰 달걀을 먹고 있다. 하나를 먹고, 또 하나를 머리에 깨서 먹고, 그리고 또 하나를 먹고. 오선영의 대사에 따르면 벌써 스무 개도 더 먹었다. 그러니 이때 달걀은 먹는 음식이 아니라 파국의 운명이며 무너져 버린 꿈이며 다가올 불행이다. 옆에 앉은 오선영이 담배를 하나 달라고 해도 말을 못 알아듣고 문도석은 흰 달걀을 건네준다. 배우가 되겠다는 문도석의 꿈과 현실 사이의 괴리 그리고 그 괴리를 바탕으로 한 우화의 가장 정점에 바로 이 흰 달걀이 있으며 그 흰 달걀을 무아지경으로 먹는 문도석이 있고 그 문도석을 연기하는 신들린 배창호가 있다. <개그맨>이 뛰어나다면 바로 이 장면이 있기 때문이다. 유년에 이 영화를 처음 보았을 때도 성인이 되어서 다시 보았을 때도 내게는 배창호와 그의 입과 그의 입안으로 꾸역꾸역 들어가는 흰 달걀만 보였고 기억됐다. <개그맨>은 놀랍게도 문도석의 영화이며 배창호의 영화다. 이 장면으로써 이 영화는 내게 걸작이었고, 지금도 나는 그 점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압델라티프 케치체가 감독을 맡았던 <가장 따뜻한 색 블루>(2013)는 두 명의 레즈비언이 주인공이다. 한 명은 유명한 여배우 레아 세이두가 또 한 명은 무명의 여배우 아델 에그자르코풀로스가 연기했다. 2013년 그해 칸 영화제에서 이 영화를 처음 보았다. 영화는 황금종려상도 가져갔다. 하지만 나는 이 영화의 영화적 성과와 무관하게 단 하나에 시종일관 매혹되어 있었다. 아델의 입이었다. 아델의 저 육감적인 입이 무언가를 먹거나 상대방 파트너의 어딘가를 애무할 때가 그 영화에서 가장 흥미진진했다. 감독의 인터뷰를 읽고 나서 나의 감상이 완전히 그릇된 것이 아니었음을 알게 되었고 은근히 만족스러웠다. 감독은 오디션을 위해 만났던 아델이 레몬 타르트를 씹는 모습을 보고, 즉 그 입을 보고 캐스팅을 결정했다고 말하고 있었다. 이 영화에서 빛나는 것이 있다면 오로지 아델의 그 입뿐이라고 나는 지금도 믿어 의심치 않고 있다. <개그맨>은 한국영화사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긴 영화다. 이 영화는 이명세의 연출 입문작이다. 마치 찰리 채플린을 연상케 하는 외양을 지닌 나이트클럽 삼류 개그맨 이종세(안성기)가 허름한 이발소의 무식하지만 착한 뚱보 문도석(배창호)과 야심에 가득 찬 미인 오선영(황신혜)과 함께 무장 강도짓을 하다 파멸한다는 내용이다. 결국 영화감독이 되고 싶어 하는 이종세가 이발소 의자에 앉아 꾸는 한낱 백일몽으로 밝혀진다. <개그맨>은 발상의 참신함과 인물들의 독창성으로 당대 가장 뛰어난 한국영화의 출현이라 인정받았고 지금도 그 빛은 바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나는 <개그맨>의 이 정통적인 혹은 통사적인 평가에 그다지 관심이 가지 않는다. 내가 <개그맨>을 기억하고 사랑하는 면모가 있다면 그건 단 하나, 배우로서의 배창호와 그의 연기가 이 영화에서 유달리 빛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의 연기 중에서도 특별한 연기를 하나 말해야 한다면, 우물거리는 입으로 먹어대는 그 연기다. 영화배우가 되고 싶은 이발사 문도석은 이종세의 꿈에서 함께 강도짓을 해나간다. 그는 그게 배우의 길이라고 착각한다. 당시 가장 뜨거운 인기 감독이었던 배창호 감독을 배우로 캐스팅했다는 점만으로도 흥미로운 일인데, 솔직히 말하자면, 그의 연기력은 함께 등장한 전문 배우들 안성기나 황신혜를 압도하고 있다. 문도석을 연기하는 배창호는 그가 등장하는 거의 매 장면을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 그리고 그때마다 그가 거의 빼놓지 않고 하는 행위는 무언가 먹는 것에 대해 거론하거나, 먹는 것이다. 영화의 첫 장면을 보자. 영화배우 지망생으로서 영화도 꽤나 많이 보아 왔다고 자부하는 그러니까 어머니 뱃속에서부터 영화를 보아왔다고 자부하는 문도석이 영화사의 명장면으로 꼽는 것은 리차드 플레이셔의 영화 <바이킹>(1958)에서 커크 더글라스가 잔치를 벌이며 통닭을 씹어 먹는 장면이다. 이내 문도석은 말한다. 역시 보신탕은 똥개가 최고라고. 이건 하나의 신호에 불과하다. 문도석의 거의 모든 연기는 먹는 것으로 통하고 이 영화의 정점도 먹는 것으로 통한다. 예컨대 문도석이 출현하는 두 번째 장면을 보자. 이종세는 만화방에 앉아서 만화책을 보고 있다. 그때 문도석이 절반쯤 녹은 아이스크림을 쪽쪽 빨면서 이종세의 옆에 앉아 말을 시킨다. 아이 같거나 혹은 어수룩하거나 하는 인물의 성격이 그 쪽쪽 빨아대는 입 모양만으로도 표현 가능하다는 사실을 우린 그때 알게 된다. 만약 무언가 먹지 않으면 무언가라도 입에 물고 씰룩거려야 한다는 사실은 문도석이 등장하는 세 번째 장면에서 알 수 있다. 그는 이종세 앞에서 오디션을 보듯이 샹하이 박의 흉내를 내는데, 이걸로는 무언가 모자라다는 듯이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나서 바닥에 떨어져 있는 담배를 얼른 주워 입가에 물고는 연기를 이어간다. 그때서야 그는 만족스럽다. 은행을 털기 위해 사전조사를 나간 자리에서 짝짝 껌을 씹어대는 그 입은 그의 천진난만할 정도의 우둔함을 표현하고, 의심스러운 문도석을 뒤따라 온 은행의 청원경찰 앞에서도 여전히 우둔하자 이종세는 문도석의 입에 만두를 쑤셔 넣는다. 화장실에서 통닭을 발라 먹고 해변에서 오선영에게 프러포즈하는 이종세에게 “감독님 인절미 좀 드세요”라고 엉뚱하게 말하는 장면에 대해서는 이제 그냥 그러려니 하고 지나쳐도 될 것이다. 배창호가 연기하는 문도석의 먹는 행렬은 배창호의 그 연기에 힘입으며 점점 이 영화의 중요한 정점으로 우릴 이끌어 간다. 이 영화에는 유일한 사망자가 있다. 이종세, 문도석, 오선영 일행의 차가 고장 났을 때 그 차를 고치러 왔다가 문도석에게 총을 맞게 되는 자전거 수리공이다. 그 때문에 이종세, 문도석, 오선영도 꿈속에서 파국을 맞는다. 그런데 그 수리공을 문도석 혼자 방문했을 때 그의 대사는 여지없이 다음과 같다. 수리공은 라면을 먹고 있다. “야, 그 라면 참 맛있겠습니다. 계란을 안 넣어 드시는 걸 보니까 라면 맛을 아시는 분이구만. 괜히 맛 낸다고 계란이니 파니 집어넣으면 라면 맛만 버려요. 그저 라면은 민짜가 좋지요”문도석은 그렇게 말하더니 옆에 있는 반찬 하나를 냉큼 주워 먹는다. 계란, 그러니까 어쩌면 그것은 예고였는지도 모른다. <개그맨>에서 가장 빛나는 장면은 후반부 기차역 대합실 장면이다. 모든 것이 파국에 이르렀다. 문도석은 사람을 죽였다. 일행은 부산으로 도주하기 직전이고 여기는 새벽의 역 대합실이다. 그때 문도석은 흰 달걀을 먹고 있다. 하나를 먹고, 또 하나를 머리에 깨서 먹고, 그리고 또 하나를 먹고. 오선영의 대사에 따르면 벌써 스무 개도 더 먹었다. 그러니 이때 달걀은 먹는 음식이 아니라 파국의 운명이며 무너져 버린 꿈이며 다가올 불행이다. 옆에 앉은 오선영이 담배를 하나 달라고 해도 말을 못 알아듣고 문도석은 흰 달걀을 건네준다. 배우가 되겠다는 문도석의 꿈과 현실 사이의 괴리 그리고 그 괴리를 바탕으로 한 우화의 가장 정점에 바로 이 흰 달걀이 있으며 그 흰 달걀을 무아지경으로 먹는 문도석이 있고 그 문도석을 연기하는 신들린 배창호가 있다. <개그맨>이 뛰어나다면 바로 이 장면이 있기 때문이다. 유년에 이 영화를 처음 보았을 때도 성인이 되어서 다시 보았을 때도 내게는 배창호와 그의 입과 그의 입안으로 꾸역꾸역 들어가는 흰 달걀만 보였고 기억됐다. <개그맨>은 놀랍게도 문도석의 영화이며 배창호의 영화다. 이 장면으로써 이 영화는 내게 걸작이었고, 지금도 나는 그 점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아니, 세상에 이런 일이! 예수님과 부처님이 한집에서 살게 된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이 기발하고도 발칙한 상상력이 애니메이션 속에서 이루어졌다! 그 통쾌한 웃음보따리가 지금 풀어진다!! 우리 친구들 모두 함께 놀러 오세요, 여기 성(聖)인들의 집으로!!! 라는 홍보 글이 어울릴 것만 같은 느낌의 애니메이션, 그 이름 < 세인트 영맨 > 되시겠다. 일본 제목으로는 ‘세인트 오니상’ 즉 성스러운 형아들(또는 오빠들) 정도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기발하고 재미있게 그리고 신성모독이라는 금기의 선을 오가며 자극적으로 만들어질 법한 소재가 예측 가능하고 심심한 내용으로 완성되었다. 씨암탉을 잡아 닭은 버리고 뱃속의 알로 만든 달걀프라이를 접시에 고이 받은 기분이다. 청년의 나이인 예수와 부처가 잠시 천계의 일을 내려놓고 일본으로 휴가를 내려와 함께 좁은 집에서 동거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여러 에피소드를 엮어 놓은 내용의 구성은 서로 큰 연관 없이 흘러간다. 기본적으로 만담을 좋아하고 개그에 욕심이 많은 이 두 캐릭터들은 일본 개그의 특징인 콤비 플레이의 형태를 띠고 있다. 일본 개그 콤비의 특징은 보케(어리숙한) 캐릭터가 바보 같은 언행을 하고, 여기에 딴죽을 걸고 받아치는 츳코미(주의를 주는) 캐릭터가 서로 주고받으며 웃음을 유도하는 형식이다. 그런데 여기 애니메이션 속 두 캐릭터들은 그 역할이 확실히 정해져 있다기 보다는 이야기 속 소재의 설정에 맞춰 서로 보케와 츳코미를 멋대로 넘나든다. 그러다 보니 처음에는 재미있게 보이다가도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캐릭터의 개성과 개연성이 떨어져 전체 내용에 대한 흥미도를 마구 잘라먹는다. 잼을 빵에 발라먹든, 빵을 잼에 찍어 먹든 그 맛이 그 맛 아니겠는가. 그래서 이들을 기껏 ‘살려’놓았건만 숨 쉬는 캐릭터들로서 느껴지지 않고 성인의 역할을 맡은 연기자들 정도로 느껴진다. 태초에 신은 흙 인형에 숨을 불어넣음으로써 인간을 만들었다 한다. 그리고 인간이 만든 이 두 신들을 보는 우리도 한숨이 나온다. 어수룩한 이 둘을 보고 있자면 그들이 운영하는 지금의 혼란스런 세상도 이해가 갈 것만 같다. 아니, 이런 신성 없는 세상이기에 그 위대한 존재들을 이렇게, 재미없는 동네 시시한 형들로 만들어 버린 지도 모르겠다. 세계에서 가장 주류에 속해 있는 종교의 신들을 개그의 소재로 쓸 수 있다는 것은, 일만이 넘는 신들을 가진 일본이 아니라면 나오기 힘들 법한 설정이라 생각된다. 그래서 이 두 종교 역시 그 많은 신들의 사이에 끼워 넣는 유연한 사고방식이 있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를 만들고 소비되는 것이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 그렇다면 기왕 시작한 것 좀 더 아슬아슬하게 위험하게 웃겨 줬으면 좋겠는데 또 그렇지도 않다. 각 종교의 정수에 대한 이해도가 깊지 않고 형태적 설정만을 사용해 이야기를 꾸며 놓아서, 두 캐릭터와 관련된 특정 종교인들이 보게 될지라도 분노보다는 비소를 지을 듯하다. 이들 종교의 개성을 비틀며 시작되는 초반 에피소드는 실소나마 주지만 이야기들이 이어질수록 삼베 바지에 방귀가 새듯 내용에 힘은 빠져간다. 개그라는 장르에서 요하는 타이밍과 호흡도 늘어져서는 러닝타임을 늘려야 해서 이렇게 만들어졌나? 라는 의구심마저 들기도 한다. 에피소드가 지나며 어째선지 장르가 개그에서 드라마로 변해간다. 서정적인 느낌을 목표로 만든 듯 보이는 지루한 일본의 풍경들 앞에서 예수 캐릭터는 연신 ‘엑조틱 재팬!!’을 외치며 자신의 창조주들이 사는 나라를 찬양한다. 부처도 ‘역시 일본으로 휴가 오기를 잘했어’ 따위의 대사로 이에 호응한다. 그렇다. 이쯤에 와서는 이 성인들이 일본 사람의 손에 의해 제작 되어졌다는 것까지 느껴진다. 스바라시. 이 애니메이션의 원작은 만화이다. 만화는 나은 편이다. 불필요하게 늘어지는 호흡이 없어 빨리빨리 넘기면 지루하지는 않다. 혹시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고민 없이 만화방을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