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킹
- 감독
- 리차드 플라이저
- 제작년도
- 1958
- 출연
- 토니 커티스, 커크 더글라스, 어네스트 보그나인, 자네트 리, 제임스 도날드, 알렉산더 녹스, 맥신 오드리
압델라티프 케치체가 감독을 맡았던 < 가장 따뜻한 색 블루 >(2013)는 두 명의 레즈비언이 주인공이다. 한 명은 유명한 여배우 레아 세이두가 또 한 명은 무명의 여배우 아델 에그자르코풀로스가 연기했다. 2013년 그해 칸 영화제에서 이 영화를 처음 보았다. 영화는 황금종려상도 가져갔다. 하지만 나는 이 영화의 영화적 성과와 무관하게 단 하나에 시종일관 매혹되어 있었다. 아델의 입이었다. 아델의 저 육감적인 입이 무언가를 먹거나 상대방 파트너의 어딘가를 애무할 때가 그 영화에서 가장 흥미진진했다. 감독의 인터뷰를 읽고 나서 나의 감상이 완전히 그릇된 것이 아니었음을 알게 되었고 은근히 만족스러웠다. 감독은 오디션을 위해 만났던 아델이 레몬 타르트를 씹는 모습을 보고, 즉 그 입을 보고 캐스팅을 결정했다고 말하고 있었다. 이 영화에서 빛나는 것이 있다면 오로지 아델의 그 입뿐이라고 나는 지금도 믿어 의심치 않고 있다. < 개그맨 >은 한국영화사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긴 영화다. 이 영화는 이명세 의 연출 입문작이다. 마치 찰리 채플린을 연상케 하는 외양을 지닌 나이트클럽 삼류 개그맨 이종세( 안성기 )가 허름한 이발소의 무식하지만 착한 뚱보 문도석( 배창호 )과 야심에 가득 찬 미인 오선영( 황신혜 )과 함께 무장 강도짓을 하다 파멸한다는 내용이다. 결국 영화감독이 되고 싶어 하는 이종세가 이발소 의자에 앉아 꾸는 한낱 백일몽으로 밝혀진다. <개그맨>은 발상의 참신함과 인물들의 독창성으로 당대 가장 뛰어난 한국영화의 출현이라 인정받았고 지금도 그 빛은 바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나는 <개그맨>의 이 정통적인 혹은 통사적인 평가에 그다지 관심이 가지 않는다. 내가 <개그맨>을 기억하고 사랑하는 면모가 있다면 그건 단 하나, 배우로서의 배창호와 그의 연기가 이 영화에서 유달리 빛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의 연기 중에서도 특별한 연기를 하나 말해야 한다면, 우물거리는 입으로 먹어대는 그 연기다. 영화배우가 되고 싶은 이발사 문도석은 이종세의 꿈에서 함께 강도짓을 해나간다. 그는 그게 배우의 길이라고 착각한다. 당시 가장 뜨거운 인기 감독이었던 배창호 감독을 배우로 캐스팅했다는 점만으로도 흥미로운 일인데, 솔직히 말하자면, 그의 연기력은 함께 등장한 전문 배우들 안성기 나 황신혜 를 압도하고 있다. 문도석을 연기하는 배창호는 그가 등장하는 거의 매 장면을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 그리고 그때마다 그가 거의 빼놓지 않고 하는 행위는 무언가 먹는 것에 대해 거론하거나, 먹는 것이다. 영화의 첫 장면을 보자. 영화배우 지망생으로서 영화도 꽤나 많이 보아 왔다고 자부하는 그러니까 어머니 뱃속에서부터 영화를 보아왔다고 자부하는 문도석이 영화사의 명장면으로 꼽는 것은 리차드 플레이셔의 영화 < 바이킹 >(1958)에서 커크 더글라스가 잔치를 벌이며 통닭을 씹어 먹는 장면이다. 이내 문도석은 말한다. 역시 보신탕은 똥개가 최고라고. 이건 하나의 신호에 불과하다. 문도석의 거의 모든 연기는 먹는 것으로 통하고 이 영화의 정점도 먹는 것으로 통한다. 예컨대 문도석이 출현하는 두 번째 장면을 보자. 이종세는 만화방에 앉아서 만화책을 보고 있다. 그때 문도석이 절반쯤 녹은 아이스크림을 쪽쪽 빨면서 이종세의 옆에 앉아 말을 시킨다. 아이 같거나 혹은 어수룩하거나 하는 인물의 성격이 그 쪽쪽 빨아대는 입 모양만으로도 표현 가능하다는 사실을 우린 그때 알게 된다. 만약 무언가 먹지 않으면 무언가라도 입에 물고 씰룩거려야 한다는 사실은 문도석이 등장하는 세 번째 장면에서 알 수 있다. 그는 이종세 앞에서 오디션을 보듯이 샹하이 박의 흉내를 내는데, 이걸로는 무언가 모자라다는 듯이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나서 바닥에 떨어져 있는 담배를 얼른 주워 입가에 물고는 연기를 이어간다. 그때서야 그는 만족스럽다. 은행을 털기 위해 사전조사를 나간 자리에서 짝짝 껌을 씹어대는 그 입은 그의 천진난만할 정도의 우둔함을 표현하고, 의심스러운 문도석을 뒤따라 온 은행의 청원경찰 앞에서도 여전히 우둔하자 이종세는 문도석의 입에 만두를 쑤셔 넣는다. 화장실에서 통닭을 발라 먹고 해변에서 오선영에게 프러포즈하는 이종세에게 “감독님 인절미 좀 드세요”라고 엉뚱하게 말하는 장면에 대해서는 이제 그냥 그러려니 하고 지나쳐도 될 것이다. 배창호 가 연기하는 문도석의 먹는 행렬은 배창호의 그 연기에 힘입으며 점점 이 영화의 중요한 정점으로 우릴 이끌어 간다. 이 영화에는 유일한 사망자가 있다. 이종세, 문도석, 오선영 일행의 차가 고장 났을 때 그 차를 고치러 왔다가 문도석에게 총을 맞게 되는 자전거 수리공이다. 그 때문에 이종세, 문도석, 오선영도 꿈속에서 파국을 맞는다. 그런데 그 수리공을 문도석 혼자 방문했을 때 그의 대사는 여지없이 다음과 같다. 수리공은 라면을 먹고 있다. “야, 그 라면 참 맛있겠습니다. 계란을 안 넣어 드시는 걸 보니까 라면 맛을 아시는 분이구만. 괜히 맛 낸다고 계란이니 파니 집어넣으면 라면 맛만 버려요. 그저 라면은 민짜가 좋지요”문도석은 그렇게 말하더니 옆에 있는 반찬 하나를 냉큼 주워 먹는다. 계란, 그러니까 어쩌면 그것은 예고였는지도 모른다. < 개그맨 >에서 가장 빛나는 장면은 후반부 기차역 대합실 장면이다. 모든 것이 파국에 이르렀다. 문도석은 사람을 죽였다. 일행은 부산으로 도주하기 직전이고 여기는 새벽의 역 대합실이다. 그때 문도석은 흰 달걀을 먹고 있다. 하나를 먹고, 또 하나를 머리에 깨서 먹고, 그리고 또 하나를 먹고. 오선영의 대사에 따르면 벌써 스무 개도 더 먹었다. 그러니 이때 달걀은 먹는 음식이 아니라 파국의 운명이며 무너져 버린 꿈이며 다가올 불행이다. 옆에 앉은 오선영이 담배를 하나 달라고 해도 말을 못 알아듣고 문도석은 흰 달걀을 건네준다. 배우가 되겠다는 문도석의 꿈과 현실 사이의 괴리 그리고 그 괴리를 바탕으로 한 우화의 가장 정점에 바로 이 흰 달걀이 있으며 그 흰 달걀을 무아지경으로 먹는 문도석이 있고 그 문도석을 연기하는 신들린 배창호가 있다. <개그맨>이 뛰어나다면 바로 이 장면이 있기 때문이다. 유년에 이 영화를 처음 보았을 때도 성인이 되어서 다시 보았을 때도 내게는 배창호와 그의 입과 그의 입안으로 꾸역꾸역 들어가는 흰 달걀만 보였고 기억됐다. <개그맨>은 놀랍게도 문도석의 영화이며 배창호의 영화다. 이 장면으로써 이 영화는 내게 걸작이었고, 지금도 나는 그 점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압델라티프 케치체가 감독을 맡았던 <가장 따뜻한 색 블루>(2013)는 두 명의 레즈비언이 주인공이다. 한 명은 유명한 여배우 레아 세이두가 또 한 명은 무명의 여배우 아델 에그자르코풀로스가 연기했다. 2013년 그해 칸 영화제에서 이 영화를 처음 보았다. 영화는 황금종려상도 가져갔다. 하지만 나는 이 영화의 영화적 성과와 무관하게 단 하나에 시종일관 매혹되어 있었다. 아델의 입이었다. 아델의 저 육감적인 입이 무언가를 먹거나 상대방 파트너의 어딘가를 애무할 때가 그 영화에서 가장 흥미진진했다. 감독의 인터뷰를 읽고 나서 나의 감상이 완전히 그릇된 것이 아니었음을 알게 되었고 은근히 만족스러웠다. 감독은 오디션을 위해 만났던 아델이 레몬 타르트를 씹는 모습을 보고, 즉 그 입을 보고 캐스팅을 결정했다고 말하고 있었다. 이 영화에서 빛나는 것이 있다면 오로지 아델의 그 입뿐이라고 나는 지금도 믿어 의심치 않고 있다. <개그맨>은 한국영화사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긴 영화다. 이 영화는 이명세의 연출 입문작이다. 마치 찰리 채플린을 연상케 하는 외양을 지닌 나이트클럽 삼류 개그맨 이종세(안성기)가 허름한 이발소의 무식하지만 착한 뚱보 문도석(배창호)과 야심에 가득 찬 미인 오선영(황신혜)과 함께 무장 강도짓을 하다 파멸한다는 내용이다. 결국 영화감독이 되고 싶어 하는 이종세가 이발소 의자에 앉아 꾸는 한낱 백일몽으로 밝혀진다. <개그맨>은 발상의 참신함과 인물들의 독창성으로 당대 가장 뛰어난 한국영화의 출현이라 인정받았고 지금도 그 빛은 바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나는 <개그맨>의 이 정통적인 혹은 통사적인 평가에 그다지 관심이 가지 않는다. 내가 <개그맨>을 기억하고 사랑하는 면모가 있다면 그건 단 하나, 배우로서의 배창호와 그의 연기가 이 영화에서 유달리 빛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의 연기 중에서도 특별한 연기를 하나 말해야 한다면, 우물거리는 입으로 먹어대는 그 연기다. 영화배우가 되고 싶은 이발사 문도석은 이종세의 꿈에서 함께 강도짓을 해나간다. 그는 그게 배우의 길이라고 착각한다. 당시 가장 뜨거운 인기 감독이었던 배창호 감독을 배우로 캐스팅했다는 점만으로도 흥미로운 일인데, 솔직히 말하자면, 그의 연기력은 함께 등장한 전문 배우들 안성기나 황신혜를 압도하고 있다. 문도석을 연기하는 배창호는 그가 등장하는 거의 매 장면을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 그리고 그때마다 그가 거의 빼놓지 않고 하는 행위는 무언가 먹는 것에 대해 거론하거나, 먹는 것이다. 영화의 첫 장면을 보자. 영화배우 지망생으로서 영화도 꽤나 많이 보아 왔다고 자부하는 그러니까 어머니 뱃속에서부터 영화를 보아왔다고 자부하는 문도석이 영화사의 명장면으로 꼽는 것은 리차드 플레이셔의 영화 <바이킹>(1958)에서 커크 더글라스가 잔치를 벌이며 통닭을 씹어 먹는 장면이다. 이내 문도석은 말한다. 역시 보신탕은 똥개가 최고라고. 이건 하나의 신호에 불과하다. 문도석의 거의 모든 연기는 먹는 것으로 통하고 이 영화의 정점도 먹는 것으로 통한다. 예컨대 문도석이 출현하는 두 번째 장면을 보자. 이종세는 만화방에 앉아서 만화책을 보고 있다. 그때 문도석이 절반쯤 녹은 아이스크림을 쪽쪽 빨면서 이종세의 옆에 앉아 말을 시킨다. 아이 같거나 혹은 어수룩하거나 하는 인물의 성격이 그 쪽쪽 빨아대는 입 모양만으로도 표현 가능하다는 사실을 우린 그때 알게 된다. 만약 무언가 먹지 않으면 무언가라도 입에 물고 씰룩거려야 한다는 사실은 문도석이 등장하는 세 번째 장면에서 알 수 있다. 그는 이종세 앞에서 오디션을 보듯이 샹하이 박의 흉내를 내는데, 이걸로는 무언가 모자라다는 듯이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나서 바닥에 떨어져 있는 담배를 얼른 주워 입가에 물고는 연기를 이어간다. 그때서야 그는 만족스럽다. 은행을 털기 위해 사전조사를 나간 자리에서 짝짝 껌을 씹어대는 그 입은 그의 천진난만할 정도의 우둔함을 표현하고, 의심스러운 문도석을 뒤따라 온 은행의 청원경찰 앞에서도 여전히 우둔하자 이종세는 문도석의 입에 만두를 쑤셔 넣는다. 화장실에서 통닭을 발라 먹고 해변에서 오선영에게 프러포즈하는 이종세에게 “감독님 인절미 좀 드세요”라고 엉뚱하게 말하는 장면에 대해서는 이제 그냥 그러려니 하고 지나쳐도 될 것이다. 배창호가 연기하는 문도석의 먹는 행렬은 배창호의 그 연기에 힘입으며 점점 이 영화의 중요한 정점으로 우릴 이끌어 간다. 이 영화에는 유일한 사망자가 있다. 이종세, 문도석, 오선영 일행의 차가 고장 났을 때 그 차를 고치러 왔다가 문도석에게 총을 맞게 되는 자전거 수리공이다. 그 때문에 이종세, 문도석, 오선영도 꿈속에서 파국을 맞는다. 그런데 그 수리공을 문도석 혼자 방문했을 때 그의 대사는 여지없이 다음과 같다. 수리공은 라면을 먹고 있다. “야, 그 라면 참 맛있겠습니다. 계란을 안 넣어 드시는 걸 보니까 라면 맛을 아시는 분이구만. 괜히 맛 낸다고 계란이니 파니 집어넣으면 라면 맛만 버려요. 그저 라면은 민짜가 좋지요”문도석은 그렇게 말하더니 옆에 있는 반찬 하나를 냉큼 주워 먹는다. 계란, 그러니까 어쩌면 그것은 예고였는지도 모른다. <개그맨>에서 가장 빛나는 장면은 후반부 기차역 대합실 장면이다. 모든 것이 파국에 이르렀다. 문도석은 사람을 죽였다. 일행은 부산으로 도주하기 직전이고 여기는 새벽의 역 대합실이다. 그때 문도석은 흰 달걀을 먹고 있다. 하나를 먹고, 또 하나를 머리에 깨서 먹고, 그리고 또 하나를 먹고. 오선영의 대사에 따르면 벌써 스무 개도 더 먹었다. 그러니 이때 달걀은 먹는 음식이 아니라 파국의 운명이며 무너져 버린 꿈이며 다가올 불행이다. 옆에 앉은 오선영이 담배를 하나 달라고 해도 말을 못 알아듣고 문도석은 흰 달걀을 건네준다. 배우가 되겠다는 문도석의 꿈과 현실 사이의 괴리 그리고 그 괴리를 바탕으로 한 우화의 가장 정점에 바로 이 흰 달걀이 있으며 그 흰 달걀을 무아지경으로 먹는 문도석이 있고 그 문도석을 연기하는 신들린 배창호가 있다. <개그맨>이 뛰어나다면 바로 이 장면이 있기 때문이다. 유년에 이 영화를 처음 보았을 때도 성인이 되어서 다시 보았을 때도 내게는 배창호와 그의 입과 그의 입안으로 꾸역꾸역 들어가는 흰 달걀만 보였고 기억됐다. <개그맨>은 놀랍게도 문도석의 영화이며 배창호의 영화다. 이 장면으로써 이 영화는 내게 걸작이었고, 지금도 나는 그 점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아일랜드의 신비한 전설을 아름답고 시적인 영상미로 담아내고 있는 < 바다의 노래 >는 여동생을 구하기 위해 어린 소년 벤이 섬의 고향 집으로 돌아가기까지의 모험 가득한 여정을 보여주고 있는 한 편의 동화 같은 작품이다. 이 작품을 연출한 아일랜드 출신의 톰 무어 감독은 2010년 장편 애니메이션 데뷔작인 < 켈스의 비밀 >로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 부문 후보에 올라 전 세계가 주목하는 신예 감독으로 떠올랐다. <켈스의 비밀>은 아일랜드 역사가 남긴 최고의 보물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켈스의 서’를 모티브로 중세 시대 켈스 수도원과 주변 지역을 끊임없이 위협해 온 바이킹을 소재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아일랜드의 역사적 사실과 함께 켈트 양식과 중세 기독교 양식이 혼합된 독특하고 신비로운 문양과 디자인으로 예술성과 그 가능성을 인정받은 감독은 위기에 처한 스튜디오 ‘카툰 살롱’을 지켜내며 마침내 2014년 차기작 < 바다의 노래 >를 완성하게 된다. <바다의 노래>는 현란한 액션과 스펙터클한 영상미를 보여주는 할리우드식 3D 컴퓨터 애니메이션과는 다소 차별화된 전통적 2D 방식의 평면적인 테크닉 위에 수작업 스타일의 풍부한 색감과 질감을 입혀 색다른 매력을 추구하고 있다. 아일랜드 전설 속에 등장하는 바다표범과 사람 사이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신비한 존재 ‘셀키(인어와 유사한 신화적 생명체)’를 모티브로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비주얼과 내러티브를 꽤 잘 버무려 놓은 이 작품은 <켈스의 비밀>에 이어 아일랜드의 문화적 정서를 잘 꿰뚫고 건드리며 한 층 더 업그레이드 된 감각적인 스타일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러한 감독의 유별난 켈트 신화에 대한 애정 때문에 그는 종종 켈트 문화의 수호자(?)로 불려지기도 한다. 이야기의 시작은 다소 애잔하다. 밤마다 벤에게 아름다운 자장가를 들려주던 엄마가 여동생 시얼샤를 출산하고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게 되자, 벤과 가족들은 오랫동안 상실의 슬픔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어느 날, 도시에 사는 벤의 할머니가 섬을 방문하고, 그때 시얼샤가 파도에 휩쓸려 거의 익사할 뻔 한 위험천만한 상황을 겪게 되자, 할머니는 더 이상 아이들을 안전하지 못한 섬에 내버려 둘 수 없다며 도시로 데려온다. 이 때문에 남매는 아빠와 유일한 섬의 친구였던 개와 원치 않는 이별을 한다. 건조하고 답답한 도시의 삶은 남매에게 섬에 대한 향수를 더욱 불러일으키고, 집으로 돌아가기 위한 벤과 시얼샤의 모험이 시작된다. 집으로 돌아가는 여정 속에서 남매는 다양한 대자연의 존재들과 조우하면서 이를 통해 변화하고 성장해 나간다. 우여곡절 끝에 마침내 집으로 돌아오게 된 남매는 진정한 가족의 의미와 가치를 깨닫게 되고, 대자연과 공존하며 아름다운 섬에서 해피엔딩을 맞는다. < 바다의 노래 > 역시 2015년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 부문에 최종 후보작으로 선정되었다. 톰 무어 감독은 < 켈스의 비밀 >에 이어 다시 한 번 생애 첫 아카데미 수상에 도전하게 된 것이다. 비록 수상하지는 못 했지만(올해 수상작은 < 빅 히어로 >다) 수상 결과에 상관없이 자국의 문화적 정서와 자신의 신념을 담은 작품 세계를 뚝심 있게 펼쳐 나가고 있는, 작지만 강한 독립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카툰 살롱’의 선전에 큰 응원의 박수를 보내며, 앞으로도 일취월장하는 그의 작품 세계를 쭈~욱 만나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