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꽃
- 감독
- 박석영
- 제작년도
- 2016
- 출연
- 정하담, 장해금, 정은경, 박명훈, 박현영, 김태희, 박선신, 김익환, 양기윤, 김욱, 손종기, 정승민
경기천년바탕체 R(저작권자: 경기도, 출처: 한국저작권위원회 ) (위 이미지 클릭 시 유튜브 영상으로 이동) 20년 역사의 예술영화 전용관 대전의 원도심이라고 불리는 대전 중앙로에 위치한 대전아트시네마는 예술영화 전용 상영관으로, 스스로를 ‘예술영화 지기’라고 칭하고 있는 강민구 대표가 2006년 4월에 개관하여 이후 계속 운영하고 있다. 대전아트시네마는 1990년대 말부터 전국적으로 본격화된 시네마테크 운동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강민구 대표는 ‘전국시네마테크연합’이라는 모임에서 활동을 하면서, ‘시네마테크 운동’의 관점에서 대전에도 예술영화 상영 공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처음에는 다른 극장을 대관하거나 문화회관 같은 공간을 대관하여 영화제를 열었으나, 안정된 상영 공간이 확보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본인이 살고 있던 지역에 예술영화관을 개관했다. 2002년 시네마테크 단체들이 연합해서 출범한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가 서울아트시네마를 개관하는 것을 본 것이 자극이 되었다. 또한 당시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진행한 예술영화관 운영 지원사업의 대상이 되어 영화관 개관에 큰 도움을 받았다. 강민구 대표는 처음 2006년에는 대전 선사유적지 근처에서 ‘시네마테크 대전’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일 년간 운영을 했는데, 그 장소가 요양병원으로 바뀌면서 2007년 현재의 자리로 이전했다. 현재의 대전아트시네마 공간은 이전 ‘동보극장’이었다. 영화관 시설이 어느 정도 갖춰져 있다는 점이 이전의 이유가 되었다. 원래는 바로 인근에 7개 관을 운영하고 있던 대전아카데미극장을 임대하고 싶었으나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게 돼서 동보극장을 임대하게 되었다고 한다. (대전아카데미극장은 2016년 7월 31일 영업을 종료했다) 현재도 동보극장의 기물들을 상당 부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원도심에는 원래 대형 영화관뿐 아니라 소극장 등도 있었으나 멀티플렉스가 생기면서 2, 3년 사이에 급격하게 다 사라져 버렸다. 대전아트시네마 강민구 대표 현재 대전아트시네마는 옛 충청남도청사 방향으로 목척교를 지나기 전 대로변 건물 3층에 위치하고 있다. 기차역 대전역에서 내려서 도보로 5분 거리이며 인근에 대전의 명소로 불리는 ‘성심당’ 본관은 물론 ‘중앙시장’과 ‘스카이로드’가 있어서 서울과 경기도 지역에서 오는 여행자들이 들러야 하는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현재 대전아트시네마 위치는 기차역과 지하철역에서 도보로 접근이 가능하고, 자동차를 가지고 온다고 해도 중앙시장 공영주차장이나 인근 건물의 복합주차빌딩을 이용할 수 있어서 접근성이 높다. 대전아트시네마가 위치한 지역은 주민들에게 구 시가지의 중심이라는 의미를 가진 ‘원도심’이라고도 불린다. 이전까지는 지리적으로 대전의 중앙에 있었던 지역이었으나 현재는 유성이나 대전 서구 쪽으로 계속 범위가 넓어지면서 둔산이 중앙이 되었다. 2000년대 중후반 지하철 대전역이 생기면서 이 지역이 다시 활성화되고 있다. 특히 시내버스가 대전역 앞으로 오게 되면서 대전의 20~30대들의 원도심 유입이 많아졌다. 또한 대전아트시네마가 영화제나 기획전을 열면 대전 이외의 지역, 특히 서울과 경기 쪽 영화 마니아들이 기차를 타고 참석하는 경우도 많다. 대전아트시네마 로비 전경 138석의 상영관 건물 입구에서 계단을 따라 3층으로 올라와서 대전아트시네마로 들어오면 좌측에 ‘시네마테크관’이 있다. 시네마테크관은 28석인데 영화 상영이 가능한 강연 공간이다. 기획전이 열리기도 하지만 워크숍과 대관 등의 행사가 주로 진행된다. 우측에는 휴게 공간이자 로비가 있다. 이곳에서는 티켓 발권도 가능하고 음료도 주문이 가능하다. 로비에 영화 관련 서적과 DVD, 영화 포스터 등이 놓여 있고 영화 관람 전 티켓 발권을 하고 쉴 수 있는 카페처럼 꾸며져 있다. 로비에는 방대한 양의 영화 DVD가 있는데 대전아트시네마 회원으로 가입하면 무료로 빌려주고 있다. 회비는 월 만 원이며 영화를 볼 때마다 회원가입을 하면 삼천 원씩 할인해주고 있다. 시네마테크관 전경 로비에서 우측으로 들어가면 상영관이 있는데, 상영관은 1관이고 좌석은 총 138석이며 10분이 경과되면 입장을 할 수 없다. 면적은 전체적으로 보면 100평 정도 되고, 상영관이 50평, 휴게실이 30평, 시네마테크관이 20평 정도이며 옥상이 있다. 날씨가 좋을 때는 옥상에서 ‘옥상영화제’라는 이름으로 영화 상영과 음악 공연 등을 진행했다. 원래 좌석은 2층을 포함하여 193석이었는데 필름 영사기를 대체한 디지털 영사기의 공간을 2층에 마련하게 되어 2층에 관객을 출입시키지 않고 있다. 더 이상 쓰지 않는 필름 영사기의 부속들은 서울아트시네마에 기증했다. 그런데 현재는 10,000안시 빔 프로젝터로 상영을 하고 있다. 디지털 영사기가 있으나 보수비용이 너무 비싸서, 맥미니를 통해서 프로레스 파일로 받아 상영한다고 한다. 취재 시점 영화진흥위원회 지원사업에 선정되어서 상영시스템을 보수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상영관 1층 전경 대전 영화예술문화의 아지트 대전아트시네마는 예술영화 전용관답게 개관 이래 한결같이 예술영화와 독립영화를 대전 시민들에게 소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주기적으로 기획전과 영화제를 개최하고, 영화 비평 수업 및 제작 강좌 등을 열기도 하는 등 영화를 사랑하는 시민들에게 아지트 역할을 한다. 2019년부터 시작한 ‘대전철도영화제’는 지역민들로부터도 큰 호응을 받고 있다. ‘대전의 역사와 영화를 교차시킨다’라는 취지를 걸고 있는데 철도와 함께 성장한 도시라는 정체성을 지역 주민들에게 부각함과 동시에 만나기 힘들었던 고전 명작들과 한국 독립영화 신작들을 발굴하여 상영했다. 이러한 분위기는 영화인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겨서 《씨네21》이 2020년 독립예술영화관에 대한 기획 기사를 연재했을 때, < 윤희에게 >(2019)를 연출한 임대형 감독과 < 스틸 플라워 >(2016), < 재꽃 >(2016) 등에 출연한 정하담 배우가 본인들에게 인상 깊었던 독립예술영화관으로 대전아트시네마를 지목하기도 했다. 임대형 감독은 대전아트시네마가 2011년에 에릭 로메르 감독의 추모전을 하고 있을 때 방문한 기억을 술회했으며, 정하담 배우는 2017년 <재꽃>을 개봉했을 당시 대전아트시네마 옥상에서 열리는 GV 행사에 참여 한 뒤, 그때의 분위기는 물론 당시 대전아트시네마에서 일하는 청년 스태프의 열정에 대해서도 감탄했다고 한다. 이렇듯 이십 년의 시간을 거쳐 온 대전아트시네마는 이제 많은 영화예술인들에게 추억의 공간이자, 성장의 터전이 되어주고 있다. 공간 및 운영개요 1) 위치 : 대전시 동구 중앙로 192, 3층 2) 설립일 : 2006년 4월 3) 대표자 : 강민구 4) 규모 : 면적 212.37㎡(상영관 약 50평, 휴게실 약 50평) 5) 극장 구성 (관수, 관별 좌석 수, 훨체어석): 대전아트시네마 1관 136석, 시네마테크관 28석 6) 운영시간 및 정기휴무 : SNS 및 공식카페에 상영시간표 공개, 연중무휴 7) 입장료 및 할인 정책 : 일반 8,000원, 청소년/노약자/장애인 7,000원, 회원 5,000원 8) 조직도 및 조직 구성 : 대표, 대전철도영화제 스태프 9) 구성원 : 강민구 대표, 신진희 스태프 10) 주요 장비(영사 장비, 음향) : 빔 프로젝터, 맥미니(ProRes 파일 상영) 취재 일자: 2024년 8월 29일 글/인터뷰 진행: 김문경 사진: 허 성
영화는 아직 어두운 새벽, 작은 소녀가 커다란 캐리어를 끌고 화면 안으로 들어오며 시작된다. 이제 곧 소녀가 도착할 작은 마을의 아침. 하담은 대문을 활짝 열고 누군가를 맞듯 환하게 웃는다. 열 한 살인 소녀 해별은 일주일 전 엄마에게 버려졌고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는 아빠일지도 모를 사람을 찾아 시골 버스정류장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해별을 가장 먼저 알아본 이는 하담. 하담은 해별의 캐리어를 대신 쥐고 마을로 안내한다. < 재꽃 >은 박석영 감독의 세 번째 장편으로 < 들꽃 > < 스틸 플라워 >에 이은 꽃 시리즈 삼부작의 마지막 편이다. < 들꽃 >은 저마다의 사연으로 거리를 배회할 수밖에 없던 아이들의 이야기였고 <스틸플라워>는 자립을 위해 일과 공간을 찾던 하담의 여정이었다. 이번 <재꽃>은 아빠를 찾는 해별과 그를 보듬는 하담의 이야기다. 세편은 각기 다른 플롯을 지니고 있으며 영화의 형식에도 차이가 있다. <들꽃>에서 카메라는 인물들의 불안함을 대변하듯 클로즈업으로 표정을 담아냈고 <스틸플라워>는 핸드헬드로 하담의 여정을 뒤따랐다면 이번 <재꽃>에서 카메라는 고정되어 먼발치에서 인물들을 응시한다. 고요한 시골 풍경, 그 풍경의 일원이던 인물들이 감정의 파장으로 동요하는 순간 그로 인해 고요하던 풍경이 이질적으로 변화하는 순간들을 담아낸다. 플롯과 형식의 차이를 보이는 꽃 시리즈를 관통하는 주제는 ‘집’이다. < 들꽃 >과 < 스틸 플라워 >의 아이들은 폭력의 공포로 쪽잠을 자야 하는 낡은 여관방과 칼바람이 새어드는 재개발지역의 빈집이 아닌 온전한 집을 얻기 위해 분투했고 < 재꽃 >의 해별 또한 몸과 마음의 안전을 위한 집을 찾기 위해 마을에 온다. 또 하나 세 편의 영화 속 아이들에게 부재한 것은 ‘어른’이다. 박석영 감독의 꽃 시리즈는 길에 내몰려진, 꺾여 버린, 버려진 많은 아이들에게 어른으로서 보내는 속죄이다. 물리적 시간으로 ‘어른’이 되었으나 여전히 두려운 것이 많은 못난 어른들. 미숙한 이 어른들이 자연 발생적으로 획득한 권력으로 어떻게 아이들을 외면하고 곤경에 처하게 하는지 그 폭력성과 예의 없음에 대한 반성이다. “우리도 사실 무서운 것이 많다고. 그를 인정하지 않고 너희에게 상냥하지 않고 못되게 굴어서 미안하다고. 하지만 이러한 반성도 아무런 변명이 되지 못한다고. 우리의 미숙함을 너희에게 전가해서 미안하다”는 고백과 진정어린 사과. 감독은 이들에게 어떻게 사과하는 것이 옳은가, 태도에 대해서 고민한다. 그들을 연민의 대상이나 수혜의 대상이 아닌 온전한 주체로 대하며 자신이 지닌 영화적 언어로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감독의 위와 같은 주제의식과 태도는 영화 속 ‘하담’이라는 인물로 구현된다. 영화에서 하담은 혜별보다 조금 클 뿐이고 아직 어른들의 세계에 속하지 않는다. ‘아이’도 ‘어른’도 아닌 하담이 두려움을 핑계로 아이를 외면해 버리는 어른들을 대신해 혜별을 보듬는다. 이러한 하담을 통해 영화를 보는 우리 또한 감독의 반성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엔딩의 해별과 하담의 뒷모습을 마주할 때 먹먹해지는 이유이다. < 재꽃 >을 마지막으로 감독과 아이들의 여정은 비로소 마침표를 찍는다. 꽃 시리즈를 통해 감독은 시대적, 개인적 고통은 위로받고 보듬어져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세상엔 함부로 잊혀서도 버려져서도 되는 건 없다고. < 들꽃 > < 스틸 플라워 > <재꽃>으로 이어진 장시간의 여정에 관객으로서 동참할 수 있어 고마움을 전한다. 어느새 우리 곁에 도착한 박석영 감독과 배우 정하담에게.
몇 해 전 덩치 좋은 한 감독이 < 들꽃 >이란 영화를 들고 나타났다. 완성도는 상당히 거칠었지만 가출 소녀들의 이야기를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분명한 작품이었다. 거리의 소녀들은 작은 방을 얻어 함께 살 궁리를 하면서 잠시나마 행복한 꿈을 꾸지만, 세상은 그들이 행복할 수 있는 틈을 주지 않는다. 세상을 알기도 전에 생존의 악다구니에 내맡겨진 소녀들. 살기 위해 몸부림치지만 관심을 갖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녀들은 겉으로 보기에 비행청소년이며 잠재적 범죄자들이다. 동시에 상시적으로 범죄에 노출돼 있다. 이런 경우 대부분은 소녀들의 모습을 불쌍히 여기고 그들을 위로한다는 명분만으로 소녀들의 이미지를 착취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감독의 진정성과 무관하게 버려진 소녀들의 이미지를 전시하고, 살아남기 위해 몸을 내던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영화들이 흔히 범할 수 있는 지점이다. 하지만 <들꽃>은 그런 지점의 경계에 서 있는 영화였다. 그들의 이야기와 이미지에만 지탱하지 않고 위태로운 줄다리기 하며 삶의 고통을 드러내는 긴장이 보여졌다. 박석영 감독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 들꽃 >의 프리미어 상영을 마친 감독은 다시 한 번 소녀의 이야기를 영화화하기로 결심한다. <들꽃>의 막내였던 하담을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 부산에서 시나리오의 초안을 잡고 곧바로 헌팅을 해서 그해 겨울이 가기 전에 촬영을 마쳤다고 한다. 그렇게 완성된 영화가 < 스틸 플라워 >다. 전작 < 들꽃 >에 비한다면 드라마는 없거나 단순해지고, 이미지는 단단해졌으며 카메라는 소녀에게 조금 더 밀착해 있다. 카메라는 하담을 쫓기만 할 뿐 카메라 안에 옭아매지 않는다. 더욱 단출하게 하담의 일거수일투족을 볼 수 있게 만들어져 있다. 하지만 영화를 통해 소녀의 속마음을 온전히 전달받기 어렵다(혹은 어렵다고 느껴진다). 하담의 상황을 고통스럽게 지켜볼 수 있을 뿐이다. 그녀가 자신의 내면을 보여주는 단 한마디의 말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하고 싶어요.” “돈 줘!”. 정도를 제외하곤 그녀는 독백조차 하지 않는다. 혼자 생활해서 말을 잃어버린 소녀. 누군가에게도 속마음을 털어놓아 본 적이 없는 하담. 더불어 우리는 하담의 표정조차 제대로 볼 수 없다. 그런 면이 영화를 보는 사람에게 답답함을 불러일으키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만약 하담이 자신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캐릭터였다면 전혀 다른 영화가 되었을 것이다. <들꽃>에서 허황돼 보이지만 방을 얻어 살 계획을 세우던 소녀들의 모습과는 매우 다르다. 대신 하담은 탭댄스를 한다. 하담은 꼬깃꼬깃 돈을 모아 탭댄스 신발을 구해와 거리에서 행복하게 탭댄스를 춘다. 중요한 것은 하담이 신발을 훔치지 않고, 꼬깃꼬깃 모은 돈을 신발장에 놓고 신발을 가져온다는 점이다. 행복한 순간은 잠시. 세상은 한 번 더 그녀를 버린다. 거리에 내동댕이쳐진 하담의 모습. 그녀는 자신을 다잡기 위해 파도와 맞선다. 어쩌면 마지막 장면을 위해 영화가 존재하는 것처럼 우리는 끝에 가서야 하담의 표정을 정확하게 볼 수 있다. 그리고 그녀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다는 위안을 받는 것 같다. 그녀를 위한 위로가 아니라, 그녀를 통해 내가 위안을 받은 느낌이다. < 스틸 플라워 >는 2016년 4월 7일 전국 극장에 개봉했지만 관객으로부터 외면받았다. 아니 버림받았다는 표현이 맞는지도 모르겠다. 독립영화엔 너무 흔한 일이라서 끄집어 얘기하기도 그렇다. 영화제에서의 수상으로 화제가 되고, 정하담의 연기가 인구에 회자되었기에 작은 기대를 했지만, 여지없었다. 관객들은 흔들리는 카메라 속의 하담을 보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관객들의 선택을 비난할 생각은 없다. 다만 그럼에도 꿋꿋하게 영화를 만들고 있는 박석영 감독과 여러 독립영화 감독들에게 작은 응원을 보내고 싶다. 물론 잘 알고 있다. 어설픈 응원보다는 한 명의 유료 관객이 그들에겐 소중하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