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한국의 장편 애니메이션은 어디로 가나
2011년은 한국 장편 애니메이션에게 의미 있는 한해가 될 것 같다. 물론 나에게도 그렇다. 올해는 각자 성격이 다른 장편 애니메이션들이 개봉해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며 실사영화들이 점령하고 있던 극장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하지만 아직 과제는 많이 남아있다. 새해가 시작되는 시점에서 우리는 어떤 과제를 남기고 있는가에 대한 논의를 해야 할 때 인 것 같다. 우선 첫 번째로 논의되어야 할 부문은 장편 애니메이션의 기획과 투자에 있어서 실사영화 제작사와의 공동 작업이 우선시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다. 장편영화의 제작과 투자에 대한 노하우가 실사영화제작사가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앞으로 애니메이션 제작사도 이런 노하우들을 배워나가야 하는 것이 과제이지만 이 부분 때문에 장편 애니메이션의 제작이 실사영화사 주도의 방식이 되거나 혹은 애니메이션 제작사의 단독 기획안은 투자와 배급이 무시당한다면 이것은 애니메이션 산업에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리고 실사 제작사와의 공동 작업을 통해 투자를 받으려는 시도 보다는 극장용 내수시장의 분석을 통해 완성도 높은 기획안을 구성하려는 노력이 애니메이션 제작사 내부에서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저예산 애니메이션의 배급의 문제이다. 완성도 높은 이야기와 작품을 완성했음에도 메이져 배급사의 자금이 들어가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정상적인 배급 방식으로 배급되지 못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그렇다고 한다면 애니메이션을 위한 제작 지원 제도가 배급의 영역까지 어떻게 책임질 수 있고 이것이 실제 내수시장에서 실제적으로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가 같이 기획되어야 할 것이다. 그동안 애니메이션 제작 지원제도가 컨텐츠의 개발에만 집중되었다면 그렇게 완성된 컨텐츠가 어떤 방식으로 한국의 배급 제도권 안으로 안착될 수 있는가에 대한 연구가 계속 되지 않는다면 좋은 장편애니메이션이 관객들과 만날 기회도 갖지 못한 채 사라지게 되고 그것은 한국 장편 애니메이션에 큰 동력을 잃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다. 마지막 세 번째는 장편 애니메이션 시장의 다변화이다. 지금은 인터넷과 IPTV등 새로운 매체가 시장에서 안착되고 있는 시점이다. 그리고 이 매체들이 한국 극장용 장편 영화들의 무시할 수 없는 큰 시장이라는 점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극장용 보다 더 작은 규모의 작품들이 관객들과 만날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을 개발하는 것도 가능한 상황에서 미래의 장편 애니메이션들과 한국의 다양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독립애니메이션이 자생할 수 있는 시장을 개발해 내는 것도 큰 숙제가 될 것이다. 이런 에너지들은 한국의 장편 애니메이션을 다양화할 수 있게 하고 또 상업용 극장애니메이션의 시장을 개척하는 큰 밑거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2011년을 유의미하게 보낸 한국 장편애니메이션계는 이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애니메이션 작업자들의 희생으로 일군 값진 성과들을 이어나가기 위해선 이제부터가 문제이다. 이런 성과들이 특별한 한해의 반짝 성과로 머무르지 않기 위해 내밀하고 예민한 계획들이 필요한 지금 애니메이션업계에서 머리를 맞대고 앞으로의 미래를 위해 의논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야 한다. 모든 것이 첫술에 배부를 순 없다.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대신 부지런히 진지하게 진짜 언젠간 올 한국 애니메이션 부흥의 시기를 위해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할 때다.